ORIGINAL FICTION
제151화 — 왕은 병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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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사람들이 나를 늙지 않는 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직후,
나는 아주 심하게 앓았다.
시기가 절묘했다.
누군가는 나중에 이 병을 신의 시험이라고 불렀다.
누군가는 내가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했다.
당시의 나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아팠다.
정말 많이.
처음에는 배가 불편했다.
시장 식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열.
그다음 구토.
물을 마시면 다시 토했다.
몸에 힘이 빠졌다.
나는 회의에 가려고 했다.
딸이 문을 막았다.
“안 돼.”
“오늘 북쪽.”
“다른 사람이 해.”
“내가 알아야.”
딸이 화냈다.
“아버지 죽을 것처럼 생겼어.”
그 말이 집 안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나는 웃으려 했다.
“안 죽을 것처럼 생긴 적도 있어?”
아무도 웃지 않았다.
거울은 없었지만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손이 떨렸다.
눈앞이 흔들렸다.
관절이 아팠다.
열이 오르면 이불을 밀어냈고,
조금 뒤에는 추워서 다시 찾았다.
치료자들이 왔다.
한 명이 아니었다.
지역마다 경험이 달랐다.
물.
음식.
약초.
몸을 식히는 방법.
오히려 따뜻하게 하는 방법.
의견이 갈렸다.
나는 평소 같으면 질문을 쏟았을 것이다.
그날은 말하기도 힘들었다.
“왕에게 좋은 것만.”
누군가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다른 사람한테도.”
목소리가 거의 안 나왔다.
딸이 알아들었다.
병이 나만 온 게 아니었다.
비슷한 증상으로 앓는 사람이 여러 집에 있었다.
작은 유행병.
오염된 물이나 음식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추정]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중요한 건 왕만 아픈 게 아니었다는 것.
공동 치료 재료도 나만 쓸 수 없었다.
치료 담당자가 말했다.
“왕은 상태가 심합니다.”
나는 웃을 힘도 없었지만 말했다.
“다른 사람도 심하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가족이 이미 만든 원칙이 있었다.
왕 가족이라고 먼저 받지 않는다.
이번에는 왕 본인.
원칙이 실제로 시험받았다.
어느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물을 못 마셨다.
의식이 흐려졌다.
딸이 손을 잡았다.
손주도.
증손주는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전염 우려.
나는 세나를 찾았다.
입 밖으로 실제 이름을 불렀는지는 모른다.
[모름]
기억에는 그녀가 있었다.
불 옆에 앉아 장부를 보던 모습.
“왕도 사람인데.”
누군가 밖에서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는지,
나중 기록에서 읽었는지 확신하지 않는다.
다음 날 공동회의는 왕 없이 열렸다.
그 전에도 내가 빠진 적은 많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사람들은 내가 어디 멀리 간 게 아니라
죽을 수도 있는 상태로 누워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회의 첫 안건은 내 병이 아니었다.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길 차단.
시장 음식 처리.
환자 분리.
공동 물통 끓이기 비슷한 조치.
당시 정확한 질병 원리는 몰랐지만,
경험으로 할 수 있는 건 있었다.
물길 담당자.
치료자.
기록자.
시장 대표.
각자 움직였다.
왕명은 없었다.
필요도 없었다.
나는 며칠 뒤 그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는 열 속에서 벽만 봤다.
나는 죽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생각이 위로가 되지 않았다.
몸은 죽는 사람처럼 아팠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포가 왔다.
내가 죽지 않더라도,
계속 이렇게 아프면?
돌 밑에 깔렸던 날과 같은 종류의 공포.
불멸은 건강을 약속하지 않는다.
고통 없이 살 것도.
나는 처음으로 속으로 빌었다.
죽게 해달라고가 아니라,
끝나게 해달라고.
통증이든,
병이든,
무엇이든.
병이 퍼졌다는 걸 처음 확인한 사람은 시장 기록자였다.
같은 날 비슷한 증상으로 일 못 나온 사람이 너무 많았다.
세나가 살아 있었다면 제일 먼저 숫자를 셌을 것이다.
딸이 그 방식대로 했다.
“어느 구역.”
치료자에게 물었다.
사람 이름을 적는 대신 집 위치와 먹은 것,
물을 어디서 길었는지를 표시했다.
몇 집이 같은 물통을 썼다.
또 몇 집은 시장 한쪽 음식을 먹었다.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몰랐다.
그래도 위험한 물통을 비우고,
시장 음식 일부를 버렸다.
사람들이 화냈다.
“멀쩡한 걸 왜.”
기록자가 말했다.
“모르니까.”
세나의 빈칸 원칙과 같은 대답.
확실하지 않지만 위험한 가능성을 줄인다.
왕의 병이 공동체 대응을 더 빠르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평범한 사람 몇 명만 아팠다면 이 정도로 즉시 움직였을까.
나는 나중에 이 질문을 했다.
기록자는 솔직하게 말했다.
“아마 조금 늦었을 겁니다.”
왕의 몸이 경보가 된 셈.
나는 그 점이 싫었다.
사람 생명의 가치가 직위에 따라 다른 것처럼 보여서.
그래서 유행병 뒤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같은 증상이 일정 수 이상 나오면,
왕이 아프든 안 아프든 물·시장·치료 담당이 공동 확인한다.
내 몸이 아니라 패턴이 경보가 되게.
이 제도는 나중 여러 번 도움이 됐다.
병상에서는 그런 걸 몰랐다.
나는 물 한 모금에도 실패하고 있었다.
딸이 입술을 적셔줬다.
“조금만.”
마시면 토했다.
또.
몸을 옆으로 돌리는 것도 남의 도움.
왕.
불로왕.
사람들이 밖에서 그렇게 부르는데,
나는 혼자 앉지도 못했다.
이 경험이 중요했다.
권력은 몸을 대신하지 못한다.
왕관이 있어도 열은 내려가지 않는다.
지팡이가 있어도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결국 몸이다.
어느 밤 정신이 조금 맑을 때 딸에게 말했다.
“나 죽으면.”
딸이 바로 화냈다.
“그 말 하지 마.”
익숙한 문장.
내가 세나에게.
네라에게.
이제 딸이 나에게.
나는 숨을 골랐다.
“그래도.”
“구조 있어.”
딸이 먼저 말했다.
149화의 후계 체계.
“알아.”
“그러니까 자.”
나는 웃을 힘이 없었다.
“다 컸네.”
딸은 대답하지 않았다.
손을 더 세게 잡았다.
그 순간 처음으로 내 죽음 가능성이 가족보다 국가에 덜 무서웠다.
나라는 준비돼 있었다.
가족은 아니었다.
그 차이가 이상하게 위로됐다.
적어도 내가 만든 구조가 사람들을 바로 무너뜨리진 않을 것 같았다.
다음 날부터 나는 의식을 자주 잃었다.
나중 기록을 보면 그때 딸은 병상 옆에 계속 있지 않았다.
교대로.
자기 시장 일도 일부 했다.
내가 깨어 있었다면 붙잡았을지도 모른다.
세나가 잘 가르쳤다.
사람 하나 아프다고 다른 사람 삶 전체가 멈출 필요는 없다.
왕도 마찬가지.
그날 밤 이후 기억은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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