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50화 — 왕이 늙지 않는다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사람들이 내 불로를 부정하기 어려워진 시점은 한 사건이 아니라 세대였다.
아무도 종을 울리며 선언하지 않았다.
“왕이 늙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
반론이 우스워졌다.
나를 처음 만난 세대는 거의 죽었다.
그들의 아이도 노인이 됐다.
손주 세대가 공동체 중심을 맡았다.
내 가족도 마찬가지.
딸은 머리가 희어지기 시작했다.
손주는 중년.
증손주는 뛰어다녔다.
나는.
거의 그대로.
사람들은 더 이상 ‘젊어 보인다’고 하지 않았다.
그 말로 설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
어느 공동 식사 날,
아주 늙은 사람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 아버지가 저 사람한테 물 문제로 혼났대.”
사람들이 웃었다.
누군가 말했다.
“당신도 혼났잖아.”
“그러니까.”
웃음.
나는 웃지 않았다.
그 노인의 아버지가 나에게 혼난 기억.
그 사람이 죽고,
아들이 늙었다.
이제도 나는 같은 얼굴.
어린아이 하나가 물었다.
“왕은 원래 안 늙어?”
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어른들이 농담으로 넘겼다.
이제는 침묵.
나는 말했다.
“아니.”
“그럼 왜 왕은.”
“모르겠어.”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이라서?”
나는 바로 말했다.
“아니.”
이번에는 웃음이 적었다.
의례 담당자가 나를 봤다.
젊은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태어났을 때는 물론,
약속지기 초기도 모른다.
그에게 나는 역사 속 사람과 현재 사람이 동시에 같은 존재.
“사람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어요?”
그가 물었다.
“보통은 아닌 것 같아.”
“그럼.”
“나도 몰라.”
나의 ‘모른다’는 답은 이제 겸손이 아니라 신비가 되기 시작했다.
나는 위험을 느꼈다.
사람들이 이유를 만들어줄 것이다.
강.
신.
하늘.
축복.
혈통.
왕권.
이미 작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가뭄 때 왕이 물을 나눴기 때문에 강이 왕에게 시간을 줬다.
전쟁에서 사람을 지켜서 죽음이 데려가지 못한다.
푸른 돌이 생명을 붙잡는다.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 나는 화가 났다.
“펜던트는 그냥 물건이야.”
사람들이 내 목을 봤다.
오히려 관심이 커졌다.
실수.
그날부터 펜던트를 공식 자리에서 옷 안에 더 깊이 넣었다.
숨기려는 행동도 이야기될 수 있었다.
세나가 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건드릴수록 커져.’
아마.
나는 의례 담당자들을 불렀다.
“내 장수로 제사 만들지 마.”
그들은 당황했다.
“안 만들었어요.”
“앞으로.”
“왜.”
“모르니까.”
한 사람이 말했다.
“모르는 게 신의 영역 아닌가요.”
나는 머리가 아팠다.
신을 부정하려다 신학 토론을 만들고 있었다.
결국 다른 방식으로 갔다.
내 인간적인 기록을 더 공개.
병.
상처.
실수.
화.
후회.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생활.
왕이 먹고,
자고,
가족과 싸우고,
회의에서 틀리는 것.
나는 일부러 일상 공개를 연출하지 않았다.
그것도 정치극이 된다.
그냥 숨기지 않았다.
효과는 세대마다 달랐다.
나를 오래 본 사람은 웃었다.
“신은 무슨.”
새 사람은 말했다.
“신도 사람처럼 살 수 있지.”
막을 수 없었다.
불로가 사회적으로 인정되면서 처음 바뀐 것은 인사 방식이었다.
일부 외지인이 나를 만나면 손을 만지려 했다.
어떤 사람은 오래 살게 해달라고.
아픈 아이를 데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왕이 만져주면.”
나는 화가 났다.
19화.
고향에서 아이를 만지고,
한 아이는 낫고,
다른 아이는 죽었던 기억.
똑같은 일이 다시.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치료 못 해.”
“그래도.”
“못 해.”
아이를 안아달라는 부탁은 인간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치유’ 의미로는 하지 않았다.
치료자에게 보냈다.
사람들은 실망했다.
어떤 사람은 몰래 내 집 앞에 물그릇을 두고 갔다.
축복해달라는 뜻.
나는 그냥 물을 공동 우물에 부었다.
소문은 또 생겼다.
“왕이 물을 돌려줬다.”
뭐든 이야기가 됐다.
의례 담당자들과 더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내 불로를 공식 종교 설명으로 만들지 않는다.
치유 능력 주장 금지.
왕의 물건에 효험 있다는 주장 공식 인정 안 함.
푸른 펜던트는 공개 의례 사용 안 함.
지팡이도 신성물 아님.
이 규칙을 남겼다.
사람들은 말했다.
“왜 이렇게까지.”
나는 이미 한 번 겪었다.
“사람 다치니까.”
믿음은 위로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치료를 미루게 하고,
왕 물건을 얻으려고 싸우게 하고,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
이 위험을 막고 싶었다.
그럼에도 믿음은 자랐다.
특히 내가 병든 사람과 같은 자리에서 살아남을 때.
“왕은 안 죽었대.”
당연.
대부분 병은 나았다.
사람들은 패턴을 만들었다.
내가 있는 곳.
생존.
연결.
나는 통계라는 말을 몰랐지만 오류 구조는 알았다.
내가 있어도 죽은 사람을 계속 기록하게 했다.
전쟁.
병.
출산.
“왕이 있었는데도 죽었다.”
이 기록도 숨기지 않았다.
신화와 싸우는 데 가장 강한 것은 반례였다.
하지만 신화는 반례도 흡수한다.
“왕 뜻이 아니었다.”
“신이 데려갔다.”
“시험이었다.”
사람은 설명을 만들어낸다.
나는 점점 이해했다.
신격화는 논리로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중요한 건 국가가 그 믿음을 공식 권력 근거로 쓰지 않는 것.
적어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왕의 장수가 왕권 근거가 아니다.
왕의 몸은 나라 소유가 아니다.
왕은 치유자가 아니다.
왕의 물건은 신성하지 않다.
이 네 문장을 반복했다.
어느 젊은 대표가 말했다.
“그럼 왕이 특별한 건 뭐예요.”
나는 웃었다.
“직위.”
“몸 말고?”
“응.”
“사람들은 몸을 더 궁금해하는데.”
“알아.”
바로 그게 문제였다.
정치적 왕과 불로한 인간이 한 몸에 있었다.
분리하고 싶어도 사람 눈에는 하나.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둘은 점점 합쳐진다.
150화는 그 시작점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이 내 장수를 왕권의 정당성으로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 대표가 말했다.
“왕이 오래 있으니 약속도 오래가.”
그는 칭찬했다.
나는 불편했다.
실제로 장점도 있었다.
외부 협정 연속성.
기억.
장기 계획.
물길.
시장.
수십 년짜리 사업.
왕이 바뀌지 않으니 안정.
사람들이 체감했다.
“왜 굳이 바꿔.”
149화의 후계 규칙이 종이—표식— 위에서는 존재했다.
현실에서는 내 장수가 연임 근거가 되고 있었다.
나는 회의에서 말했다.
“내가 안 늙는 게 좋은 왕이라는 뜻은 아니야.”
젊은 대표가 말했다.
“그래도 경험 많잖아요.”
“경험 많으면 틀릴 방법도 많이 알아.”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진지했다.
“늙지 않는 몸이 나라 소유도 아니야.”
이 말도 중요했다.
누군가 내 장수를 공공자산처럼 생각할 수 있다.
왕이 영원히 있어야 나라가 안정.
그러면 나는 떠날 자유를 잃는다.
왕국이 나를 소유하게 된다.
나는 말했다.
“언젠가 내려올 수 있어.”
사람들이 불편해했다.
“왜.”
또.
이제 떠남은 개인 선택이 아니라 국가 위기처럼 들렸다.
그게 덫이었다.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세나 없는 집.
딸이 와 있었다.
그녀는 늙었다.
내 얼굴을 봤다.
“이제 다 알지.”
“응.”
“어떡할 거야.”
“모르겠어.”
딸이 웃었다.
“아버지답네.”
나는 딸 흰 머리를 봤다.
말하지 않았다.
“떠나고 싶어?”
딸이 물었다.
나는 오래 생각했다.
“가끔.”
“남고 싶어?”
“응.”
둘 다.
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직 있어.”
세나가 했을 법한 말.
하지만 딸의 말.
나는 그날 왕위를 내려놓지 않았다.
대신 기록을 하나 더 남겼다.
[기록]
왕의 장수는 왕권의 근거가 아니다.
그리고.
왕의 몸은 나라의 소유가 아니다.
이 두 문장은 훗날 매우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시간이 더 지나면,
사람들은 나를 단순히 늙지 않는 왕이 아니라
죽지 않는 왕
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정치와 종교의 경계가 훨씬 위험하게 흐려진다.
150화의 나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문은 열렸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왕은 왜 안 늙지?
대신 말하기 시작했다.
왕은 늙지 않는다.
질문이 문장으로 바뀌는 순간,
전설이 시작된다.
◆줄리언은 150번째 기록을 읽고 노트북 화면에서 손을 뗐다.
이번에는 메모할 필요가 없었다.
경계가 선명했다.
‘비정상적으로 젊어 보이는 통치자’에서 ‘사회적으로 불로가 인정된 통치자’로 전환.
그는 스위스 보관소에서 확인할 자료 목록을 다시 열었다.
A-17.
왕호 채택 전후.
지팡이 표식.
공동 재산 장부.
세나 기록.
그리고 150화 이후.
후대 자료에 왕의 나이가 어떻게 기록되는지.
연구자가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초기 왕명 자료를 볼 수 있다면, 동일한 필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료층과 연대 차이입니다. 서로 다른 수십 년의 물질층에서 같은 작성 습관이 반복된다면 흥미롭겠지만, 그래도 서기관 전통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정확했다.
줄리언은 답했다.
동의합니다. 불멸을 가정하지 않는 설명을 우선해 주세요.
보내고 나서 잠깐 웃었다.
아버지가 읽었다면 좋아했을 문장.
가장 이상한 설명은 마지막까지 미뤄라.
여행은 며칠 뒤였다.
줄리언은 151번째 기록을 열지 않았다.
제목만 봤다.
왕은 병들었다
그 한 줄이 이상하게 마음을 놓이게 했다.
불로해도 아픈 사람.
아직 신은 아니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