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41화 — 왕에게도 장부가 필요하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41 / 37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기억]

왕이라는 말을 받아들인 다음 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재산을 나누는 것이었다.

전쟁도 아니고,

즉위식도 아니고,

새 궁전도 아니었다.

장부였다.

세나는 결과를 듣고 웃었다.

“당신답네.”

“뭐가.”

“왕 돼서 제일 먼저 숫자 세는 거.”

“당신한테 배웠잖아.”

“잘 배웠네.”

문제는 단순했다.

내 것이 무엇이고,

공동체 것이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구분했다.

내 집.

옷.

칼.

푸른 펜던트.

개인적으로 받은 작은 물건.

반대로 약속의 집,

공동 창고,

길,

경비 장비,

공동 수로,

지팡이.

그건 공동체 것.

그런데 왕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사람들이 다시 섞기 시작했다.

“왕 창고.”

“왕의 길.”

“왕의 병사.”

“왕궁.”

말이 먼저 소유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기록 담당자들을 불렀다.

딸도 왔다.

시장 대표.

공동부담 담당.

세나는 몸 때문에 집에 있었지만 나중에 기록을 보기로 했다.

“두 장부로 나눠.”

내가 말했다.

“왕 개인.”

“공동체.”

기록자가 물었다.

“왕 개인에 뭐가 있어요?”

질문이 너무 직접적이었다.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하나씩 말했다.

집의 개인 물건.

가족 몫의 저장식량.

내 칼.

여행 장비.

개인 선물.

“지팡이는.”

“공동.”

“높은 의자.”

“공동.”

“약속의 집.”

“공동.”

“외부 선물.”

“어떤 선물인지부터.”

벌써 복잡해졌다.

왕에게 준 선물이라도 공적 협상과 관련된 것이면 공동 기록.

정말 개인적인 작은 선물은 개인.

너무 큰 선물은 공개.

사람들이 물었다.

“왕이 죽으면 개인 재산은.”

잠깐 조용해졌다.

나는 말했다.

“가족.”

“왕 자리는.”

“별개.”

딸이 바로 덧붙였다.

“그게 제일 중요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산 상속과 직위 승계를 분리한다.

왕 개인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왕이 되는 게 아니다.

반대로 다음 왕이 내 집과 펜던트까지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후대 왕조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국가가 커지면서 생겼다.

왕이 외교를 위해 쓰는 음식.

사절 접대.

여행.

경비.

그 비용은 개인인가 공동인가.

내 개인 음식은 내 몫.

공식 접대는 공동.

그 경계에서 사람들이 싸웠다.

어느 날 내가 사절과 식사한 뒤 남은 좋은 고기를 집으로 가져왔다.

딸이 말했다.

“그거 공동 거 아닌가.”

나는 멈췄다.

맞았다.

“남았잖아.”

내가 말했다.

“그래도 공동비로 산 거잖아.”

세나는 옆에서 웃었다.

“왕 첫 횡령.”

“횡령 아니야.”

“가져왔잖아.”

나는 고기를 다시 공동 식당 쪽으로 보냈다.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그 이야기는 오래 퍼졌다.

‘왕이 고기 한 덩이 가져갔다 딸한테 걸렸다.’

나는 처음에는 창피했다.

나중에는 일부러 기록에 남겼다.

큰 부패는 작은 구분이 흐려지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공적 돈으로 산 물건이 어느 순간 ‘왕이 쓰는 거니까 왕 것’이 된다.

한 번.

두 번.

그게 쌓이면 왕실과 나라가 같은 주머니가 된다.

나는 그걸 막고 싶었다.

왕 개인에게도 일정한 몫을 정했다.

왕이 모든 걸 공동에서 마음대로 쓰지 않게.

내 생활.

가족.

개인 여행.

그건 개인 몫.

공적 회의와 사절.

공동 몫.

딸이 물었다.

“아버지 돈 많아?”

당시 돈 개념은 지금과 달랐지만 뜻은 같았다.

나는 생각했다.

“적당히.”

딸이 웃었다.

“왕인데?”

“왕이 왜 부자여야 해.”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잖아.”

실제로 외부 사절은 내가 공동 창고를 다 소유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매우 부유한 사람.

실제로는 아니었다.

이 차이가 후대 자료를 읽을 때 문제를 만든다.

왕국의 곡물과 왕 개인 곡물을 같은 것으로 세면,

왕실재산이 터무니없이 커진다.

우리 내부 기록에는 따로 있었다.

적어도 초기에는.

세나는 장부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왕보다 장부가 위네.”

나는 웃었다.

“그래야지.”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 기록해.”

그래서 남겼다.

장부를 나눈 뒤 첫 번째 감사 비슷한 것도 했다.

‘감사’라는 현대적 이름을 붙이기엔 단순했다.

그냥 왕 개인 장부와 공동 장부를 서로 다른 사람이 확인하는 것.

문제는 누가 왕 장부를 볼 수 있느냐였다.

“왕 개인이면 안 보여줘도 되는 거 아니야?”

누군가 물었다.

맞았다.

내 옷 몇 벌인지,

집에 곡물 얼마인지,

가족 개인 물건까지 공동체가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외부 선물이나 공적 비용과 섞일 수 있는 부분은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왕 개인 장부도 둘로 갈랐다.

완전히 사적인 것.

공적 역할과 접촉하는 것.

세나는 이걸 듣고 말했다.

“장부가 새끼 낳네.”

나는 웃었다.

정말 그랬다.

구분 하나 만들면 두 구분이 더 생겼다.

첫 확인에서 작은 문제가 나왔다.

외부 사절이 준 좋은 칼집.

내가 개인 선물로 기록해뒀다.

그런데 선물 당시 상대는 분명 시장길 협상을 하고 있었다.

딸이 물었다.

“개인 맞아?”

“칼집인데.”

“그래도 협상 중 받았잖아.”

나는 또 걸렸다.

결국 공개 선물로 분류를 바꿨다.

소유는 내가 하되,

받은 사실과 상대를 기록.

대가성 없음도.

사람들이 웃었다.

“왕 선물 하나 받기도 어렵네.”

나는 말했다.

“그래야지.”

그 말은 진심이었다.

나중에는 더 큰 선물,

땅,

가축,

사람의 노동까지 문제가 된다.

초기에 선을 그어두지 않으면 늦는다.

왕 가족도 공동재산을 마음대로 쓸 수 없게 했다.

딸이 시장 업무 때문에 공용 가축을 쓰려면 다른 담당자처럼 기록.

손주가 물길 때문에 공동 도구를 가져가면 반납 기록.

사람들은 말했다.

“가족인데 너무한 거 아니야.”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가족이라서 더 명확해야 한다.

첫 번째 예외는 가장 쉽게 전례가 된다.

어느 날 손주가 공용 가축을 쓰고 늦게 돌려줬다.

이유는 물길 사고.

정당했다.

그런데 기록을 안 남겼다.

담당자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손주를 불렀다.

“왜 기록 안 했어.”

“급해서.”

“끝나고.”

“잊었어.”

“다음부터.”

손주는 짜증냈다.

“왕 손주라고 더 잡네.”

나는 멈췄다.

맞을 수도 있었다.

공정하려고 오히려 가족을 더 엄격하게 대하는 것.

그것도 불공정.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해?”

담당자에게 물었다.

“경고 한 번.”

“그럼 얘도.”

손주는 놀랐다.

“끝?”

“응.”

“벌 안 줘?”

“다른 사람 안 주잖아.”

그가 웃었다.

“이제 좀 낫네.”

가족 특혜도 안 되고,

가족 역차별도 안 된다.

말은 쉬웠다.

실제로는 계속 흔들렸다.

왕 개인 장부와 공동 장부를 나누는 일은 결국 돈 문제가 아니었다.

왕도 공동체 안의 한 사람이라는 걸 기록으로 확인하는 일이었다.

나는 이 원칙이 마음에 들었다.

왕이 나라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왕도 나라 안에서 자기 몫을 가진다.

아주 큰 차이였다.

왕의 것과 나라의 것은 같지 않다.

당시 ‘나라’라는 말도 지금과 정확히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의미는 분명했다.

이 문장은 오래 남는다.

얼마나 지켜졌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