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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39화 — 아무도 시작을 기억하지 못한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39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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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공동회의에서 아주 단순한 질문이 나왔다.

“약속지기 제도 처음 만들 때 누가 있었죠?”

사람들이 나를 봤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직접 있었던 사람.

거의 없었다.

세나는 집에 있었다.

딸은 태어나기 전.

손주는 당연히.

하렌 후임.

아렘 후임.

테멘 후계자도 당시 어린 사람이었거나 아직 역할 밖.

나만 있었다.

갑자기 방 안이 넓게 느껴졌다.

“나.”

내가 말했다.

사람들이 웃었다.

질문자는 당연한 답을 들은 얼굴.

“그러면 알려주세요.”

나는 설명하기 시작했다.

80화.

한 해짜리 약속지기.

세 갈래 매듭.

단독 전쟁권 없음.

다음 사람에게 넘기려고 만든 직위.

사람들이 기록했다.

그런데 말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제도의 창시자이자 유일한 살아 있는 증인이었다.

내 설명이 곧 기원이 된다.

내가 잘못 기억하면?

의도적으로 좋게 말하면?

누가 반박할까.

나는 중간에 멈췄다.

“옛 기록 가져와.”

사람들이 가져왔다.

세나 초기 기록.

아렘.

하렌.

테멘 표식.

내 기억과 비교했다.

몇 군데 달랐다.

나는 한 해 임기를 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기억했다.

기록상 세나와 다른 대표 의견이 더 먼저였을 가능성.

[모름]

회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 말만 적지 마.”

기록을 같이 보라고.

한 젊은 대표가 물었다.

“그래도 당신이 있었잖아요.”

“있었다고 정확한 건 아니야.”

“그럼 누구 믿어요.”

좋은 질문.

“여러 개.”

내가 말했다.

“기억도. 기록도. 다른 사람 말도.”

“다 다르면.”

“모른다고 적어.”

세나가 가르친 답.

회의가 끝나고 집에 갔다.

세나에게 말했다.

“이제 나밖에 없어.”

“뭐가.”

“처음 기억하는 사람.”

세나는 오래 조용했다.

“나 있잖아.”

맞았다.

세나는 첫 약속지기 시절을 기억했다.

다만 회의에 덜 나갈 뿐.

나는 안도했다.

동시에 알았다.

세나도 언젠가 없다.

그 뒤에는 정말 나 혼자.

사람들이 왕을 신으로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생기는 것은,

그 사람의 시작을 증명할 사람이 사라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당신 죽으면.”

내가 말했다.

세나는 한숨을 쉬었다.

“또.”

“진짜.”

“그래.”

“내가 시작 이야기 마음대로 말할 수도 있어.”

“그러지 마.”

너무 단순했다.

“그게 다야?”

“기록 남겼잖아.”

“내가 없앨 수도.”

세나가 나를 노려봤다.

“그러면 내가 죽어서도 욕할 거야.”

나는 웃었다.

좋았다.

“어떻게.”

“알아서 느껴.”

‘나만 시작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자각한 뒤 나는 세나에게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물었다.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어땠어.”

세나가 웃었다.

“재수 없었어.”

“진지하게.”

“진지하게 재수 없었어.”

나는 화냈다.

세나는 기침하듯 웃었다.

“자기가 다 아는 얼굴.”

“내가?”

“응.”

“말도 잘 들었는데.”

“누구 말.”

“테멘.”

“맨날 싸웠잖아.”

맞았다.

나는 내 젊은 시절을 이미 조금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세나는 이어갔다.

“사람들이 당신 찾는 거 좋아했어.”

“아니.”

“좋아했어.”

“부담스러워했지.”

“둘 다.”

이 단어.

둘 다.

나는 기록을 다시 봤다.

60화.

사람들이 내 말 기다리는 게 싫으면서 좋았다고 썼다.

세나 말이 맞았다.

기록이 없었으면 나는 지금 ‘마지못해 권력을 떠맡은 사람’으로만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인간 마음이다.

과거의 자기 동기를 정리하고 싶어 한다.

복잡함을 지운다.

나는 세나에게 말했다.

“당신 살아 있어야겠네.”

“왜.”

“나 거짓말 못 하게.”

“그래서 내가 안 죽으려고 노력 중이야.”

우리는 웃었다.

그 웃음 뒤에 침묵이 왔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세나는 영원히 남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요청했다.

“내 얘기 남겨줘.”

세나가 놀랐다.

“뭘.”

“당신 기억.”

“회고록?”

“아니. 그냥.”

나와 다르게 기억하는 부분.

내가 싫어할 이야기.

내 실수.

세나는 생각했다.

“왜.”

“나 혼자 남으면 내가 나를 고칠 사람이 없어.”

테멘이 했던 말.

아닌데 하는 놈.

세나는 사람으로는 오래 못 남는다.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그녀는 동의했다.

다만 조건.

“내 기록은 내가 쓸 거야.”

“당연하지.”

“당신 수정 금지.”

“응.”

“딸이 보관 여부 결정.”

“응.”

세나의 개인 기록이 생기자 딸도 자기 기억을 남기겠다고 했다.

“왜.”

내가 물었다.

“엄마만 아버지 욕하면 불공평하잖아.”

나는 항의했다.

딸은 웃었다.

“내 것도 안 보여줄 거야.”

가족이 모두 나에 대한 비공개 기록을 갖는 상황.

조금 무서웠다.

좋기도 했다.

한 사람의 자기서술을 가족이 견제한다.

왕이 자기 역사를 독점하지 못하게.

딸은 특히 어린 시절 내 과보호를 많이 적었을 것 같다.

[추정]

후대에 일부를 읽었을 때 실제로 그랬다.

그녀는 내가 회의에서는 권한 분산을 말하면서 집에서는 자꾸 자기 결정을 대신하려 했다고 적었다.

아픈 정확성.

손주도 나중에 자기 기록을 남긴다.

세대마다 다른 나.

네라가 본 나.

사무.

이라.

테멘.

세나.

딸.

손주.

모두 다르다.

어느 것이 진짜인가.

전부.

사람은 관계마다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단일 전기만으로 사람을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수천 년 산 사람은 더.

세나 기록을 만들면서 한 가지 규칙을 정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도 기록을 삭제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명백한 사실 오류가 있으면 반론 기록을 추가.

원본은 유지.

나는 처음엔 기분 나빴다.

“내 거짓말 적으면.”

“반론 써.”

“명예훼손.”

세나가 웃었다.

당시 그런 현대적 단어는 아니지만 의미는 그랬다.

“왕이 겁 많네.”

“왕 아니야.”

또.

이 가족 기록 원칙은 나중에 왕실 기록과 공공 기록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통치자 반론은 남길 수 있다.

원 기록을 없애지는 않는다.

적어도 초기에.

권력이 더 커지면 이 원칙을 지키는 일이 훨씬 어려워진다.

139화의 나는 아직 기록을 나에게서 보호하려 했다.

그 사실이 나중의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세나의 회고 표식 첫 묶음이 완성된 날 그녀는 딸에게 직접 넘겼다.

나는 옆에서 봤다.

“진짜 나 못 봐?”

“응.”

“한 줄도.”

“응.”

딸이 웃었다.

“아버지 궁금해서 죽겠네.”

“안 죽어.”

세나가 말했다.

셋이 잠깐 조용해졌다.

그 농담은 아직 가볍게 할 수 있는 단계였다.

나는 일부러 웃었다.

“그럼 더 오래 궁금하겠네.”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모든 기록을 볼 수 없는 상태.

일부러 만든 불편함.

그게 필요했다.

왕이 모든 기록의 주인이 되는 순간,

기록은 왕을 비판하기 어려워진다.

당시 우리는 아직 그 선을 지키고 있었다.

세나는 몇 달에 걸쳐 개인 회고 표식을 만들었다.

완전한 문장 기록은 아니었다.

사건.

사람.

짧은 주석.

내 기록과 다른 부분.

훗날 일부는 사라진다.

일부는 남는다.

이 자료가 현대 A-17 보관군의 중요한 축 중 하나가 된다.

당시 우리는 그런 미래를 몰랐다.

그냥 한 사람이 다른 사람 기억을 견제하기 위해 남긴 기록.

아주 개인적인 이유.

그게 수천 년 뒤 역사 자료가 된다.

세나는 첫 표식 묶음을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

“궁금해.”

“안 돼.”

“나 죽고.”

“당신이 왜 먼저 죽어.”

나는 웃었다.

“그러네.”

불멸자가 그런 말 하는 것도 이상했다.

세나는 말했다.

“언젠가 보게 되겠지.”

그 ‘언젠가’는 정말 오래 뒤에 왔다.

그날 밤 세나 초기 기록 몇 개를 다시 복제했다.

여러 장소.

우리 손에만 있지 않게.

내가 마음 바꿔도 모두 없애기 어렵게.

미래의 나를 견제하는 구조.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나는 나 자신을 너무 오래 볼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사람은 변한다.

나도.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완전히 신뢰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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