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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36화 — 법보다 오래 사는 사람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36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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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규칙이 쌓이자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옛 물 합의.

새 시장 기준.

경비 규칙.

항소 절차.

전시권한.

모두 다른 시기에 만들었다.

어느 사건에서 두 규칙이 반대 결론을 냈다.

시장 상인이 물길 옆 공공 공간을 임시로 썼다.

시장 규칙상 가능.

물길 규칙상 막으면 안 됨.

누가 우선인가.

사람들이 나를 봤다.

나는 오래된 규칙을 둘 다 기억했다.

왜 만들었는지도.

그 기억 때문에 내가 바로 답할 수 있었다.

“물길 우선.”

사람들이 따랐다.

세나는 나중에 물었다.

“왜.”

설명했다.

“그걸 당신만 알잖아.”

기록에도 이유가 일부 있었다.

하지만 완전하지 않았다.

내 머리가 규칙 사이 연결을 보완하고 있었다.

위험했다.

내 기억이 법의 마지막 해석기관이 되고 있었다.

나는 바로 기록자들과 정리 작업을 시작했다.

충돌할 때 우선순위.

사람 안전.

물·식량 같은 생존 기반.

그다음 공동 약속.

지역 규칙.

상황별 예외.

완벽한 법전은 아니다.

그 시대에 그런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과장하고 싶지 않다.

다만 서로 다른 규칙을 한눈에 비교하는 표식과 원칙은 생겼다.

젊은 조정자들이 참여했다.

나는 일부러 오래된 이유를 설명했다.

“왜 이 규칙 만들었냐면.”

48화.

54화.

63화.

과거 사건.

사람들이 들었다.

한 기록자가 말했다.

“당신 없으면 이 이유 다 모를 뻔했네요.”

나는 웃지 못했다.

바로 그게 문제.

“그래서 적는 거야.”

며칠 동안 정리했다.

세나는 집에서 일부를 듣고 말했다.

“당신 머리를 밖으로 꺼내는 거네.”

“응.”

좋은 표현.

내가 오래 산다고 공동체가 내 기억에 의존하면 안 된다.

기억은 틀린다.

나도 죽거나 사라질 수 있다.

적어도 그렇게 가정해야 한다.

정리 작업 끝에 우리는 규칙을 바꾸는 방법도 남겼다.

옛 규칙이 무조건 위가 아니다.

현재 대표가 이유를 보고 수정 가능.

변경 기록 남김.

이 원칙이 중요했다.

법보다 오래 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원래는 이랬어”라고 말하는 순간 변화가 막힐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어느 날 젊은 대표가 내 기억과 다른 해석을 냈다.

나는 반박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그 사람이 맞았다.

내가 이유를 다른 사건과 섞었다.

회의가 조용했다.

나는 말했다.

“봐.”

사람들이 웃었다.

“뭘.”

“내 기억도 틀려.”

그 사건을 일부러 교육 기록에 넣었다.

약속지기 기억 오류 사례.

세나는 매우 만족했다.

“잘했네.”

“칭찬 좀 크게.”

“왜.”

“나 틀린 거 인정했잖아.”

세나가 웃었다.

규칙 충돌 정리를 하면서 젊은 기록자들이 처음으로 ‘옛 규칙 폐기’라는 생각을 꺼냈다.

나는 놀랐다.

“왜 없애.”

“안 쓰잖아요.”

오래된 시장 규칙 하나.

실제로 수십 년 동안 적용 안 됐다.

나는 그래도 남기고 싶었다.

“역사잖아.”

기록자는 말했다.

“기록에는 남기고, 현재 규칙에서는 빼자는 거예요.”

아.

폐기와 삭제는 다르다.

나는 순간 부끄러웠다.

오래 산 사람은 ‘없어진다’는 말을 너무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내게 사라짐은 죽음과 연결된다.

그래서 낡은 제도까지 붙잡을 위험.

우리는 현재 규칙 목록과 역사 기록을 분리했다.

현재는 간단하게.

옛 규칙은 보관소.

필요하면 참고.

이 변화만으로 회의가 빨라졌다.

아렘 후임이 말했다.

“왕도 낡으면 역사 보관소 가나요.”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말했다.

“그래야지.”

세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진짜?”

“응.”

“기록해.”

그래서 남겼다.

직위도 필요 없으면 폐기할 수 있다.

당시 왕이라는 공식명도 아직 확정 전.

그래도 최고조정자 직위 자체를 영구불변으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

후대에 얼마나 지켜졌는지는 별개다.

또 하나는 내 판례 문제였다.

내가 예전에 비슷한 사건을 어떻게 정했는지 사람들이 자꾸 가져왔다.

“그때 왕이 이렇게 했잖아.”

나는 아직 왕 아니라고 고치려다 포기했다.

내용을 봤다.

상황이 다르면 다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관성을 원했다.

일관성은 공정함의 일부.

유연성도 필요.

우리는 이전 판단을 참고하되 자동 적용하지 않는 방식을 만들었다.

차이가 있으면 이유 남김.

이 원칙 덕분에 내 과거 결정도 신성한 법이 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시기에는.

어느 사건에서 젊은 조정자가 내 예전 결론과 반대로 정했다.

근거가 좋았다.

나는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사람들은 놀랐다.

“왕—”

말하던 사람이 멈췄다.

“약속지기 예전 결정인데.”

“내가 틀렸거나 상황이 달라졌겠지.”

그날부터 몇몇 사람은 내 과거 판단을 더 자유롭게 비판했다.

기분이 조금 나빴다.

좋은 신호였다.

세나는 말했다.

“또 둘 다.”

“응.”

“익숙해져.”

나는 평생 그걸 연습하게 된다.

‘법보다 오래 사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처음 쓴 것은 세나였다.

내가 옛 규칙을 또 기억으로 설명하자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법보다 오래 살면 문제 많겠네.”

“왜.”

“사람들이 문서보다 당신 물어보잖아.”

이미 그랬다.

“편하잖아.”

내가 말했다.

세나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바로 후회했다.

편리함.

또.

사람들이 기록 찾는 것보다 나한테 묻는다.

“예전 어떻게 했어.”

내가 답한다.

몇 분이면 끝.

문서 찾으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내 답은 틀릴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해석을 독점한다.

그래서 약속의 집에 기록 해석 모임을 따로 만들었다.

나 없이도 옛 기록 읽는 사람.

세나 세대 표식.

아렘 창고 기호.

테멘 물길 흔적.

각 분야.

이 사람들은 내 기억과 대조했다.

처음에는 내가 선생처럼 말했다.

“이건 이런 뜻.”

곧 젊은 기록자가 말했다.

“근거는.”

나는 기분이 나빴다.

좋은 질문.

“내가 썼으니까.”

“확실해요?”

멈췄다.

어떤 건 내가 썼다.

어떤 건 아렘.

어떤 건 누가 썼는지 모름.

내 기억이 소유권까지 확장되고 있었다.

우리는 작성자 확실성도 표시했다.

이 방식 덕분에 나중에 내가 어떤 기호를 ‘내 것’이라고 잘못 기억한 사례가 잡혔다.

세나가 크게 웃었다.

“법보다 오래 살더니 남의 글도 뺏네.”

“실수.”

“도둑 왕.”

“왕 아니야.”

그때는 아직 140화 전.

사람들이 웃었다.

이런 농담이 좋았다.

내 권위를 깎아내리는 농담.

왕권이 공식화된 뒤에도 유지되길 바랐다.

얼마 동안은 유지됐다.

법과 기록을 정리하는 동안 손주가 한 번 물었다.

“할아버지가 제일 오래됐는데 왜 할아버지 말이 법 아니야.”

나는 웃었다.

“내가 틀리니까.”

“그래도 제일 많이 봤잖아.”

“많이 보는 거랑 항상 맞는 거 다르지.”

손주는 생각했다.

“그러면 오래 사는 거 별로네.”

“왜.”

“다 알아도 못 정하잖아.”

나는 크게 웃었다.

오래 살아서 얻는 건 정답이 아니라 비교할 사례가 늘어나는 것에 가까웠다.

그 사례가 오히려 확신을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슷해 보여도 다르게 끝난 일을 많이 봤으니까.

나는 손주에게 말했다.

“그래서 기록 보라는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내 기억보다 기록을 먼저 가져왔다.

조금 뿌듯했다.

내가 장기 통치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방어장치 중 하나는,

내가 가장 오래 기억한다는 이유로 가장 정확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증명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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