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3화 — 세나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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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어느 겨울부터 추위를 더 많이 탔다.
예전에는 길 위에서도 잘 잤다.
바람.
얇은 천.
지금은 불 가까운 자리를 찾았다.
손이 차가워졌다.
나는 덮개를 더 가져왔다.
“너무 많아.”
“추워하잖아.”
“당신이 더 추워 보여.”
“난 괜찮아.”
“그 말 싫어.”
네라와 비슷한 말.
하지만 세나였다.
그 겨울 세나는 시장에도 거의 안 갔다.
눈—정확히는 시야—가 더 흐려진 날도 있었다.
기침은 없었다.
몸이 그냥 늙어가는 것.
나는 이게 더 견디기 어려웠다.
병이면 고치려 한다.
노화는 할 일이 없다.
그냥 같이 있다.
세나는 그걸 원했다.
“오늘 회의 있어?”
“응.”
“가.”
“안 가도.”
“가.”
“당신 혼자.”
“딸 올 거야.”
정말 딸이 왔다.
손주도 가끔.
집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나는 나가기 싫었다.
세나가 말했다.
“당신이 내 옆에 앉아 있다고 내가 덜 늙는 거 아니야.”
아픈 말.
“알아.”
“그러니까 할 일 해.”
회의장에 가서도 집중이 잘 안 됐다.
전쟁 뒤 재건.
다섯 번째 공동체 편입 방식.
공동부담.
사람들이 말했다.
나는 세나 손만 생각했다.
차가운 손.
중간에 딸이 들어왔다.
회의 참석이 아니라 나를 찾으러.
나는 바로 일어섰다.
“왜.”
“엄마 괜찮아.”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럼 왜 왔어.”
“아버지 얼굴이 회의 망친대.”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화냈다.
딸이 말했다.
“엄마가 보내랬어.”
세나답다.
나는 다시 앉았다.
회의를 끝냈다.
집에 돌아오니 세나는 불 옆에서 기록자 젊은이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뭐 해.”
“옛 기록 이야기.”
“쉬어.”
세나가 나를 봤다.
“또.”
나는 손을 들었다.
“알겠어.”
그 겨울 우리는 과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처음 시장에서 만난 날.
아렘과 싸운 일.
내 창고 기록을 엉망이라고 한 일.
첫 고백.
내 불로.
딸 태어난 날.
“당신 나 무서웠어?”
내가 물었다.
“응.”
“얼마나.”
“많이.”
“그런데 왜 남았어.”
세나는 오래 생각했다.
“궁금해서.”
나는 웃었다.
“그게 다야?”
“처음엔.”
“나중엔.”
“좋아해서.”
간단했다.
“후회해?”
“가끔.”
나는 놀랐다.
세나가 웃었다.
“왜. 사람은 사랑하면 후회 안 해?”
“뭔가.”
“당신 때문에 길 덜 갔어.”
가슴이 아팠다.
“미안.”
“또 미안.”
“그럼.”
“나도 선택했어.”
그녀는 내 손을 잡았다.
“당신이 나 잡아둔 것처럼 말하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도 상대의 선택을 빼앗는 이야기로 만들면 안 된다.
세나의 겨울에는 손주가 자주 우리 집에서 잤다.
딸이 시장 길 때문에 며칠 비울 때.
손주는 이제 어른에 가까웠지만,
할머니가 아프면 아이처럼 굴었다.
불에 장작을 너무 많이 넣었다.
세나가 화냈다.
“더워.”
“추워하잖아.”
“이건 태우는 거야.”
나는 웃었다.
세대가 또 같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어느 밤 세나가 잠든 뒤 손주가 물었다.
“할머니 죽어?”
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곧?”
“모르겠어.”
손주는 불을 봤다.
“할아버지는.”
“뭐.”
“죽어?”
“모르겠어.”
그는 나를 봤다.
어릴 때보다 질문이 무거워졌다.
“무섭지 않아?”
“뭐가.”
“계속 사는 거.”
나는 놀랐다.
대부분 사람은 내가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러움으로 먼저 본다.
손주는 가족 안에서 다른 면을 봤다.
“무서워.”
내가 말했다.
“왜.”
“사람들 다 가니까.”
손주는 세나를 봤다.
“그러면 왜 사람 좋아해.”
아픈 질문.
나는 웃었다.
“안 좋아하면 더 나아?”
그는 생각했다.
“아니.”
“나도.”
답은 그 정도였다.
사랑하면 잃는다.
안 사랑하면 잃을 것도 적다.
그렇다고 후자를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세나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깨어 있었다.
“둘이 내 장례 얘기 그만.”
우리는 놀랐다.
“안 잤어?”
“시끄러워.”
세나는 손주에게 말했다.
“나 아직 살아 있어.”
손주가 바로 세나 옆으로 갔다.
“알아.”
“그러면 내일 먹을 거 가져와.”
“뭐.”
“그 향 넣은 빵.”
“싫다며.”
“오늘은 먹고 싶어.”
세나는 살아 있는 사람답게 요구했다.
나는 그 장면을 좋아했다.
죽음을 준비하는 세나보다,
내일 먹을 걸 정하는 세나.
다음 날 손주가 정말 가져왔다.
맛은 예전보다 별로였다.
세나는 다 먹었다.
“맛있어?”
내가 물었다.
“아니.”
“왜 다 먹어.”
“먹고 싶었으니까.”
그 말이 네라 같으면서도 달랐다.
사람은 현재를 사는 방식도 각자 다르다.
겨울 동안 세나는 자신의 장례보다 봄 계획을 더 많이 말했다.
집 지붕 수리.
딸 시장길.
손주 물길.
내가 외부 사절한테 너무 길게 말하는 버릇.
“그건 왜.”
“죽기 전에 고치고 싶어서.”
나는 웃었다.
“그건 못 고쳐.”
“알아.”
세나는 살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싸웠다.
그게 좋았다.
봄이 온 뒤 세나는 조금 회복된 것처럼 보였다.
강까지 한 번 갔고,
시장에도 짧게.
사람들이 반가워했다.
그 반가움 자체가 세나를 지치게 했다.
모두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오랜만이에요.”
“기록 하나만.”
세나는 처음에는 웃었다.
나중에는 나를 봤다.
“집 가자.”
나는 바로 데려갔다.
“괜찮아?”
“사람이 너무 많아.”
예전 세나라면 사람 많을수록 좋아했을 시장.
몸이 바뀌면 좋아하는 장소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날부터 시장 사람들은 세나가 나오면 너무 붙잡지 말자는 암묵적 약속을 만들었다.
누가 공식으로 정한 건 아니다.
사람들이 알아서.
이런 사회 규칙도 있었다.
기록되지 않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배려.
세나는 집에 돌아와 말했다.
“사람들이 나 늙은 사람 취급해.”
“싫어?”
“조금.”
“편하기도?”
“조금.”
둘 다.
또.
사람 마음은 늘 둘 이상이었다.
그해 세나는 손주에게 자기 젊은 시절 길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사막 비슷한 마른 길.
강 건너 시장.
물주머니 묶는 법.
상단에서 사람 한 명 잃을 뻔한 사건.
나는 처음 듣는 것도 있었다.
“왜 나한텐 안 말했어.”
세나가 말했다.
“당신만 내 삶 다 알아야 해?”
맞았다.
세나는 나와 함께 산 시간이 길었지만,
나를 만나기 전 삶도 있었다.
그걸 손주가 듣는 게 좋았다.
할머니가 단순히 왕 배우자나 기록자 이전에 자기 길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
손주는 물었다.
“할머니 다시 길 가고 싶어?”
세나는 바로 말했다.
“응.”
“왜 안 가.”
잠깐 침묵.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손주는 슬픈 얼굴.
세나가 웃었다.
“그래서 이야기로 가잖아.”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사람은 몸으로 못 가는 곳을 기억으로 다시 간다.
나에게는 반대일 때가 많았다.
몸은 갈 수 있는데,
같이 갔던 사람이 없다.
그 차이가 아팠다.
봄이 지나 여름이 오자 세나는 다시 강가까지 두 번 갔다.
세 번째에는 안 갔다.
“왜.”
내가 물었다.
“오늘은 귀찮아.”
나는 순간 걱정했다.
세나가 웃었다.
“몸 때문 아니야. 그냥 귀찮아.”
그 말에 안도했다.
노인의 모든 선택을 노화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도 사람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어떤 날은 그냥 가기 싫은 것.
세나는 여전히 그런 사람이었다.
그날 우리는 집 앞에 앉아 강 대신 지나가는 사람들을 봤다.
세나가 말했다.
“여기도 볼 거 많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은 멀리 가야만 넓은 게 아니었다.
그 겨울은 길었다.
세나는 죽지 않았다.
봄이 왔다.
밖에 나갔다.
햇빛을 오래 봤다.
“좋네.”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 한마디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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