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2화 — 높은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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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왕좌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왕좌도 아니었다.
약속의 집에 새 의자가 하나 들어왔다.
등이 높은 의자.
나이 든 대표가 오래 앉기 편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걸 내 자리에 놓았다는 것.
회의에 들어가자 바로 보였다.
다른 자리보다 높았다.
“이거 뭐야.”
내가 물었다.
관리자가 말했다.
“새 의자.”
“왜 여기.”
“당신 자리.”
“치워.”
사람들이 웃었다.
관리자는 당황했다.
“편해요.”
“다른 사람도 쓰면 되지.”
“약속지기 자리라.”
나는 의자를 옆으로 옮기게 했다.
그날은 하렌 후임의 늙은 대표가 썼다.
외부 사절이 들어오더니 그 사람에게 인사했다.
사람들이 또 웃었다.
나는 기분이 조금 좋았다.
다음 회의.
의자는 다시 내 자리에 있었다.
“왜.”
“사절 헷갈려서.”
실용.
항상 실용.
나는 세나에게 말했더니 그녀가 웃었다.
“그냥 앉아.”
“왕좌 같잖아.”
“늙은 사람용 의자라며.”
“사람들이 나한테 줬잖아.”
세나는 말했다.
“그러면 이름 붙이지 마.”
나는 결국 조건을 걸었다.
높은 의자는 필요한 사람이 쓴다.
고정 자리 없음.
회의마다 이동 가능.
실제로 그렇게 했다.
몇 번은 나도 앉았다.
등이 편했다.
문제는 그림과 기록이었다.
외부 사람이 약속의 집을 묘사하며 높은 의자에 앉은 나를 그렸다.
후대에 남으면?
또 왕좌.
나는 머리를 짚었다.
딸이 말했다.
“아버지 너무 미래 신경 써.”
“기록 남잖아.”
“그럼 옆에 다른 사람 앉은 것도 그려.”
농담.
좋은 생각이었다.
우리는 기록을 조작하지 않았다.
다만 의자 사용을 실제로 여러 사람이 했다.
그 결과 외부 기록에도 가끔 다른 사람이 높은 의자에 앉은 모습이 남았다.
후대 학자는 헷갈릴 것이다.
그게 현실이니까.
높은 의자는 단지 편한 의자.
그리고 동시에 상징이 될 수 있는 물건.
두 사실이 같이 있었다.
나는 물건 자체보다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를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세나는 말했다.
“그러다 숟가락도 정치 되겠다.”
정확했다.
이미 우리 집 그릇과 공동 식기까지 외부 사절이 다르게 보려는 경우가 있었다.
“약속지기가 쓰는 그릇.”
그냥 그릇.
나는 일부러 시장에서 같은 걸 샀다.
사람들이 또 의미를 붙였다.
“검소한 지도자.”
나는 포기했다.
무언가를 상징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도 상징이 된다.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실제 권한 구조를 지키는 것.
높은 의자에 앉아도,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낮은 자리에 앉아도,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면 권력은 있다.
형식보다 실제.
나는 그 원칙으로 돌아왔다.
높은 의자가 생기자 사람들은 또 하나의 문제를 만들었다.
누가 먼저 앉는가.
늙은 대표 둘이 동시에 왔다.
둘 다 허리가 안 좋았다.
관리자가 나를 봤다.
“어떻게.”
나는 웃었다.
“의자 하나 더 만들어.”
사람들이 너무 쉽게 생각한 답이라고 했다.
정말 그랬다.
권위 문제처럼 보이던 게 가구 부족일 수도 있었다.
며칠 뒤 높은 의자가 두 개가 됐다.
외부 사절은 더 혼란스러워했다.
“왕 둘?”
나는 크게 웃었다.
“허리 둘.”
그 이야기가 시장에 퍼졌다.
사람들은 한동안 높은 의자를 ‘허리 의자’라고 불렀다.
왕좌가 되기 어려운 이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상징은 모양만으로도 남는다.
어느 장인이 높은 등받이에 장식을 넣고 싶어 했다.
“공동 표식.”
세 갈래 물길.
나는 반대했다.
“평범하게.”
장인이 섭섭해했다.
“예쁘게 하면 안 돼?”
“예뻐도 되는데 직위 표시하지 마.”
세나는 들으면 또 과민하다고 할 것 같았다.
실제로 그랬다.
“장식이 죄야?”
“사람들이 의미 붙여.”
“이미 붙여.”
맞았다.
결국 아주 단순한 선 장식은 허용했다.
상징 통제를 너무 강하게 하면 미학 자체를 죽일 수 있었다.
공동체 사람들도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고 싶어 한다.
왕권 두려움 때문에 모든 걸 거칠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이 문제는 건축에서도 반복됐다.
약속의 집 벽에 색을 넣자는 의견.
나는 처음 반대.
세나는 말했다.
“당신 집 아니잖아.”
정확한 공격.
공동체가 자기 공공건물을 꾸미고 싶다면 내 미니멀 취향으로 막을 권리는 없다.
사람들은 강 색.
곡물 색.
붉은 흙.
푸른 계열 안료 조금.
벽 일부를 장식했다.
나는 예상보다 좋아했다.
특히 물을 뜻하는 녹청색 선.
훗날 왕궁 벽화의 시초라고 해석되는 장식.
실제로는 공동 회의소 미화.
역사는 자꾸 왕에게 모든 걸 붙인다.
그럴수록 나는 당시 사람들 이름을 더 많이 쓰려고 한다.
장인.
벽 칠한 아이들.
색 고른 사람.
나는 색을 정하지 않았다.
다만 완성된 뒤 오래 봤다.
세나가 말했다.
“좋으면서 왜 그 표정.”
“후대가 내 취향이라고 할까 봐.”
“그럼 회고록에 아니라고 써.”
그래서 지금 쓴다.
그 벽 색은 내 선택이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처음엔 반대했다.
이런 문장이 역사상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다.
나한테는 중요하다.
높은 의자 사건 뒤 실제로 허리가 아픈 사람을 위해 등받이 각도와 높이를 몇 번 바꿨다.
장인은 처음에는 짜증냈다.
“자꾸 바꾸면 언제 끝나.”
늙은 대표가 말했다.
“내 허리 끝나기 전에.”
사람들이 웃었다.
결국 의자 두 개가 서로 조금 달라졌다.
한 사람에게 편한 게 다른 사람에게 불편했다.
나는 그걸 보며 생각했다.
권력 상징으로 보던 의자가 사실은 신체 차이 문제였다.
이런 식으로 사람은 물건의 의미를 자기 눈으로 먼저 정한다.
후대는 왕좌라고 볼 것이다.
당시 장인은 허리 통증을 고치려 했다.
둘 다 사실일 수 있다.
어느 날 세나도 높은 의자에 앉았다.
오래 회의에 참석한 날.
사람들이 조금 놀랐다.
“왕비 자리?”
세나가 바로 말했다.
“허리 자리.”
사람들이 웃었다.
그 말이 퍼졌다.
나는 만족했다.
몇 해 동안은 정말 그렇게 불렸다.
허리 의자.
후대 궁정 기록에 ‘높은 왕좌’로 번역될 물건이 당시에는 노인용 가구 별명으로 불렸다는 것.
역사의 농담 같다.
나는 이런 장면 때문에 후대 자료를 볼 때 함부로 단정하지 않게 된다.
상징은 나중에 생길 수도 있다.
처음부터였다고 생각하면 과거를 잘못 읽는다.
높은 의자는 나중에도 남았다.
내가 왕이라는 명칭을 받아들인 뒤에도.
그때는 의미가 조금 바뀐다.
사람이 바뀌지 않아도 물건 의미는 바뀔 수 있다.
이것도 기억해야 한다.
며칠 뒤 높은 의자 하나가 부러졌다.
등받이에 기대던 사람이 너무 세게 몸을 실었다.
사람들이 놀랐다.
나는 웃었다.
왕좌라면 불길한 징조였을지도 모른다.
허리 의자였으니 그냥 수리했다.
장인은 더 두꺼운 지지대를 넣었다.
세나는 말했다.
“봐. 상징도 나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의미를 붙이기 전에는 물건.
의미를 붙인 뒤에도 결국 부러질 수 있는 물건.
그 사실을 잊지 않는 게 좋았다.
그날 회의에서 나는 높은 의자에 앉았다.
허리가 편했다.
세나에게 말했다.
“좋긴 하네.”
그녀가 웃었다.
“왕좌?”
“의자.”
“확실해?”
나는 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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