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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17화 — 길 위의 피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17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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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길이 다시 열린 뒤 몇 계절은 평온했다.

그래서 방심했다.

우리 상인 무리 하나가 공격당했다.

공동 순찰 구역 바깥.

라쿰 쪽 영향도 약한 중간 지역.

생존자 둘이 돌아왔다.

사람 셋 사망.

물건 대부분 빼앗김.

그중 한 명은 우리 공동체 젊은 기록자였다.

세나에게 배운 사람.

딸 친구.

시장 전체 분위기가 바뀌었다.

“군대 보내.”

사람들이 말했다.

경비 책임자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위치 압니다.”

정확히는 추정.

공격자들이 머무는 곳.

나는 69화를 떠올렸다.

먼저 칠 것인가.

이번에는 정보가 더 있었다.

피해도 실제.

그래도 바로 공격하지 않았다.

생존자 증언.

다른 상인 소식.

라쿰 쪽.

하렌 쪽.

모았다.

세나는 말했다.

“이런 때 당신 느린 거 좋아.”

“칭찬이야?”

“응.”

딸은 달랐다.

“내 친구 죽었어.”

그녀는 공격하길 원했다.

처음으로 딸과 정치 문제로 크게 싸웠다.

“그래서 더 확인해야 해.”

“언제까지.”

“틀린 사람 죽이기 전까지.”

“저 사람들이 죽였잖아.”

“그 사람들이 정확히 누구인지.”

딸은 울었다.

나는 마음이 흔들렸다.

친구를 잃은 사람에게 절차를 말하는 건 잔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바로 그때 절차가 필요했다.

며칠 뒤 공격 집단이 특정됐다.

고정된 마을이 아니라,

여러 곳을 이동하며 통행 무리 약탈.

최근 라쿰 내부 혼란에서 밀려난 무장인 일부도 섞였다.

문제는 그들이 다른 작은 정착지에 물건을 팔고 있었다는 것.

우리가 공격하면 그 마을까지 싸움에 휘말릴 수 있었다.

나는 먼저 요구를 보냈다.

약탈품 반환.

살인자 인도.

길 공격 중단.

답은 조롱에 가까웠다.

그때 공동 대표들이 모였다.

하렌이 말했다.

“이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선제 공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공격받았다.

그래도 목적을 명확히 했다.

모두 죽이는 게 아니다.

길 공격 능력 제거.

약탈품 가능하면 회수.

살인 책임자 확보.

주변 마을 공격 금지.

경비 책임자는 말했다.

“싸움 중 구분 어려워요.”

“알아.”

“그럼.”

“그래도 기준 있어야 해.”

전투는 70화보다 규모가 조금 컸다.

나는 이번에도 전면에서 싸우고 싶었다.

세나가 막지 않았다.

딸이 막았다.

“당신이 왜.”

“내가 잘하니까.”

말하는 순간 스스로 멈췄다.

가장 오래된 결함.

내가 더 잘하니까 내가 한다.

경비 책임자가 말했다.

“지휘하세요.”

“뒤에서?”

“네.”

나는 싫었다.

하지만 했다.

내 칼 실력보다 전체 상황 보는 역할이 더 중요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싸움의 중심에서 칼을 거의 쓰지 않고 전투를 지휘했다.

더 어려웠다.

다른 사람이 다치는 걸 보면서,

내 몸으로 대신 막을 수 있는데도 자리를 지켜야 했다.

붙잡은 약탈자 중 핵심 인물 하나는 젊었다.

딸 친구를 죽인 사람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 무리에 있었고,

공격을 지휘한 사람 중 하나.

딸은 그를 보고 얼굴이 굳었다.

“죽여.”

처음으로 내 딸 입에서 그 말을 들었다.

나는 가슴이 아팠다.

“누가 친구 죽였는지 알아?”

“저들이.”

“저 사람 손인지.”

“상관없어.”

그녀는 화가 났다.

당연했다.

나는 63화의 피값 사건을 이야기했다.

잘못 붙잡힌 남자.

거의 죽일 뻔한 일.

딸은 말했다.

“이번엔 무리 자체가 범인이잖아.”

그 주장도 틀리지 않았다.

집단 공격 책임.

나는 공동 판단 자리를 열었다.

생존자 증언.

붙잡힌 사람들.

약탈품.

주변 마을 사람.

일부는 직접 살인.

일부는 물건 운반.

일부는 협박받아 합류.

모두 같은 처분을 할 수 없었다.

딸은 처음엔 싫어했다.

“왜 저 사람 사정까지 들어.”

세나가 말했다.

“네 친구 사정 안 들었으면 어땠을 것 같아.”

딸은 입을 다물었다.

판단은 오래 걸렸다.

살인을 직접 했다고 확인된 사람.

여러 공격을 지휘한 사람.

이들은 가장 무거운 처분.

당시 사회에서 죽음까지 가능했다.

나는 마지막까지 망설였다.

결국 한 명은 사형에 가까운 처분을 받았다.

이 장면을 미화하고 싶지 않다.

[기억]

나는 그 결정에 참여했다.

내가 죽인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몇 명은 장기 노동과 보상.

강제로 끌려왔다는 증거가 강한 사람은 일정 감시 뒤 풀어줬다.

사람들은 결정이 너무 복잡하다고 했다.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다르잖아.”

사형 집행 날 딸은 보지 않았다.

나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갔다.

내 결정 일부였으니까.

끝난 뒤 토했다.

오래 살았다고 익숙해지지 않는 것도 있다.

세나는 옆에 있었다.

“괜찮아?”

“아니.”

“그게 나아.”

“뭐가.”

“괜찮아지지 않는 거.”

나는 그 말을 기억했다.

권력을 오래 갖다 보면 사람 죽이는 결정을 행정 숫자처럼 볼 위험이 있다.

그날의 구토를 잊지 않으려고 기록했다.

아름다운 문장보다 이런 게 필요하다.

딸은 며칠 뒤 나에게 말했다.

“미안.”

“왜.”

“바로 죽이라고 해서.”

“미안할 건 없어.”

“그래도.”

“친구였잖아.”

딸은 울었다.

나는 안았다.

우리가 절차를 지킨다고 슬픔이 깨끗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슬픔 때문에 다른 무고한 사람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절차가 필요했다.

그 차이를 딸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다시 배웠다.

공격은 성공했다.

약탈 집단은 흩어졌다.

책임자 몇을 붙잡았다.

우리 쪽도 부상.

사망 한 명.

나는 승리감보다 죄책감이 컸다.

“내가 갔으면.”

세나가 말했다.

“그만.”

“막을 수 있었을지도.”

“전체는 누가 봤는데.”

맞았다.

권력이 커질수록 직접 영웅이 되는 게 오히려 무책임할 때가 있었다.

그 교훈은 매우 쓰렸다.

전투 뒤 돌아오는 길은 조용했다.

사람들은 약탈품 일부를 회수했다.

잃은 물건을 찾은 사람은 기뻐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딸 친구의 작은 기록 도구가 발견됐다.

딸이 손에 들고 오래 봤다.

“이거 내가 준 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가 쓰던 흔적.

긁힌 부분.

끈.

딸은 집에 가져가고 싶어 했다.

기록 공동체 쪽에서는 업무 물건일 수 있다고 했다.

71화의 창 문제와 같았다.

이번에는 딸이 먼저 말했다.

“공동 거면 가져가.”

놀랐다.

“괜찮아?”

“기억은 이거 없어도 돼.”

성숙한 말.

그런데 며칠 뒤 딸이 몰래 울었다.

물건을 놓는 것과 슬픔을 놓는 것은 다르다.

나는 그걸 알고 있었다.

전투 보고서를 만들 때 세나는 내게 물었다.

“누가 명령했어.”

“내가.”

“어디까지.”

나는 순서를 설명했다.

정찰.

요구.

거부.

공격 결정.

공동 대표 동의.

지휘.

사상자.

세나는 모두 남겼다.

“왜 이렇게 자세히.”

경비 책임자가 물었다.

“나중에 또 하게 되니까.”

다음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볼 자료.

나는 추가했다.

“그리고 우리가 틀렸으면 알 수 있게.”

전투 승리는 기록에서 쉽게 정당화된다.

이겼으니까 맞았다고.

그걸 막고 싶었다.

요구가 정말 전달됐는지.

상대 답이 무엇인지.

우리가 먼저 공격한 시점.

민간 정착지 피해.

우리 사망자.

상대 사망자는 정확히 모름.

[모름]

모르는 숫자는 비워뒀다.

사람들이 더 큰 숫자를 말하고 싶어 했다.

“적 스무 명 죽였대.”

증거 없음.

쓰지 않았다.

영웅담은 숫자를 키운다.

공식 기록은 줄였다.

며칠 뒤 아이들이 이미 전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약속지기가 백 명을 이겼대.”

나는 머리를 짚었다.

“누가 그래.”

“경비 아저씨.”

경비를 불렀다.

그는 웃었다.

“애들한테 재미있게.”

“하지 마.”

“왜.”

“거짓말이잖아.”

그는 별거 아니라는 얼굴.

나는 강하게 말했다.

“내가 혼자 싸웠다고 하지 마.”

실제로 내가 뒤에서 지휘했다는 사실은 영웅담에 재미없었다.

아이들은 칼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는 일부러 다른 이야기를 했다.

정찰이 정보를 가져온 것.

세나가 사람 수를 센 것.

하렌 쪽이 길을 막은 것.

경비가 신호를 맞춘 것.

재미없어했다.

그래도 말했다.

기억은 재미있는 쪽으로 왜곡된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바로잡고 싶었다.

아이 하나가 물었다.

“그래도 약속지기가 제일 센 거 맞죠?”

나는 웃었다.

“아니.”

“누가 더 세요?”

“여럿이.”

아이는 이해 못 했다.

언젠가 이해할지도.

그날 저녁 딸은 친구의 가족을 찾아갔다.

나도 갈까 물었다.

“아니.”

딸이 혼자 갔다.

나는 따라가지 않았다.

슬픔에도 사적인 공간이 필요했다.

전쟁은 공동체 사건이지만,

죽음은 가족에게는 개인 사건이었다.

그 경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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