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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15화 — 남쪽 길이 끊겼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15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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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오래전 그려둔 물건의 길이 실제 전쟁 지도가 된 것은 이때였다.

남쪽 길이 끊겼다.

처음에는 상인이 늦었다.

그다음 두 무리.

금속 도구가 줄었다.

향료.

특정 돌.

딸이 말했다.

“길이 막혔어.”

며칠 뒤 확인됐다.

라쿰 쪽 중심지 내부에서 권력 다툼이 났다.

기존 대표가 죽었거나 밀려났고,

여러 세력이 길목을 잡고 있었다.

라쿰 자신도 안전한지 알 수 없었다.

정보가 엇갈렸다.

우리에게 직접 공격은 없었다.

그래도 시장이 흔들렸다.

금속값이 올랐다.

상인들은 재고를 숨겼다.

경비는 혹시 무장 난민이 올까 준비했다.

나는 라쿰 쪽과 맺은 약속 기록을 꺼냈다.

누구와 한 약속인가.

개인 라쿰?

그의 중심지?

새 대표도 이어받는가?

처음에는 이 문제를 깊게 정하지 않았다.

라쿰이 오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도 똑같은 함정.

사람과 자리를 섞었다.

세나는 말했다.

“지금 가야 해.”

“어디.”

“직접 확인.”

나는 반대하려 했다.

이번에는 정말 필요했다.

하렌도 동의했다.

작은 사절단을 꾸렸다.

딸도 가고 싶어 했다.

“안 돼.”

내가 바로 말했다.

딸이 얼굴을 굳혔다.

“왜.”

“위험해.”

“시장길 내가 제일 많이 봤어.”

“그래도.”

세나가 나를 봤다.

또 과보호.

나는 숨을 골랐다.

“가고 싶어?”

“응.”

“위험한 거 알아?”

“응.”

딸은 성인이었다.

나는 막을 권리가 없었다.

같이 갔다.

길에는 실제로 검문 비슷한 지점이 늘었다.

예전 라쿰 사람도,

처음 보는 사람도.

돈이나 물건을 요구했다.

우리는 매번 누구 소속인지 확인했다.

한곳에서는 옛 약속 표식을 보여줘도 통하지 않았다.

“그 사람 끝났어.”

경비 비슷한 남자가 말했다.

라쿰의 권력 변화가 약속을 지웠다.

나는 화가 났다.

“중심지는 그대로잖아.”

“사람이 바뀌었어.”

그 한마디.

우리와 반대.

우리는 직위가 사람보다 오래가게 하려 했다.

저쪽은 사람 교체가 약속 교체까지 끌고 왔다.

물론 저쪽 전체가 그런 건 아니었다.

혼란기라 더 심했다.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커졌다.

라쿰은 살아 있었다.

다만 더 이상 최고 대표가 아니었다.

우리를 보자 웃었다.

“왔네.”

나는 안도했다.

“당신 괜찮아.”

“보면.”

그는 늙어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나를 보고 잠깐 멈췄다.

“당신은.”

말 끝을 흐렸다.

“뭐.”

“아니다.”

그가 처음으로 내 얼굴을 농담 없이 오래 봤다.

라쿰은 새 지도부를 소개했다.

젊은 사람.

야심 있어 보였다.

그는 우리 약속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대신 조건 변경.

더 많은 물자.

나는 거절했다.

협상은 오래 갔다.

길은 필요했다.

우리는 그들 시장이 필요했다.

그들도 북쪽 안정된 교역이 필요했다.

결국 통행 부담 일부 상승.

정기 공물은 여전히 없음.

위험 정보 공유 복원.

딸이 협상 중 몇 번 중요한 말을 했다.

“이 길 끊기면 당신들도 북쪽 물건 못 받아요.”

새 대표가 딸을 봤다.

“누구.”

“시장 기록 담당.”

누구 딸인지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좋았다.

며칠 뒤 돌아오는 길에 딸이 말했다.

“아버지.”

“왜.”

“나 안 데려오려고 했지.”

“응.”

“틀렸지.”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응.”

딸이 웃었다.

세나는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듣고 아주 좋아했다.

나는 두 사람에게 공격당했다.

라쿰 중심지로 가는 길에서 가장 위험했던 건 검문보다 누가 진짜 권한자인지 모르는 것이었다.

길목마다 사람이 달랐다.

어제는 통과시킨 표식이 오늘은 안 통했다.

한 무리는 옛 대표 이름을 들먹였다.

다른 무리는 새 대표.

또 다른 곳은 자기들이 독립했다고 했다.

정치적 혼란이 길 위에서는 곧 비용이었다.

딸은 매번 물건을 세었다.

“여기서 더 주면 돌아올 때 부족해.”

나는 협상했다.

어느 검문에서는 통행 몫을 거절했다.

상대가 무기를 잡았다.

경비도 긴장.

나는 싸우지 않았다.

“뒤로 돌아가자.”

딸이 놀랐다.

“시간 더 걸리는데.”

“싸우는 것보다.”

44화의 길 위 도둑이 떠올랐다.

싸움에서 이기는 것과 손해를 적게 보는 건 다르다.

수십 년 지나도 같은 원칙.

우회로는 하루 더 걸렸다.

딸은 처음엔 불평했다.

밤에 말했다.

“아버지 싸우면 이겼을 것 같아.”

“모르지.”

“잘하잖아.”

“상대 더 올 수도.”

“그래도.”

나는 말했다.

“길에서는 목적지가 이기는 거야.”

딸이 웃었다.

“그 말 시장에도 쓰겠다.”

실제로 나중에 그녀가 자주 썼다.

라쿰을 다시 만났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의 늙음을 크게 느꼈다.

등.

목소리.

눈.

그도 나를 봤다.

“당신 진짜 뭐야.”

이번에는 농담이 아니었다.

둘만 있을 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라쿰이 말했다.

“처음 왔을 때도 이 얼굴이었어.”

“조금 달랐겠지.”

“아니.”

침묵.

“당신 아들이야?”

외부 기록과 같은 설명.

나는 순간 그 거짓말을 쓸 수도 있었다.

‘맞다.’

쉬웠다.

그러지 않았다.

“아니.”

라쿰이 내 눈을 봤다.

“그럼.”

“말해도 안 믿어.”

“해봐.”

나는 한참 생각했다.

“잘 늙지 않아.”

그 정도.

라쿰은 웃지 않았다.

“세나는 알아?”

“응.”

“사람들은.”

“일부.”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우리 쪽이면 신 만들겠다.”

“그러지 마.”

“농담.”

농담 아니었다.

그 중심지의 의례와 권력 구조를 봤다.

내 몸이 거기 있었다면 정말 정치 도구가 됐을 수도 있다.

라쿰은 말했다.

“그래서 여기서 계속 해?”

“뭘.”

“사람들 믿으니까.”

“내 몸 때문에가 아니야.”

“아직.”

그 말이 섬뜩했다.

나는 돌아온 뒤 세나에게 전부 말했다.

세나는 말했다.

“이제 밖에서도 알아보네.”

“응.”

“시간 진짜 줄었어.”

정치적 임기보다 생물학적 시계.

아이러니.

나는 늙지 않는데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었다.

남쪽 길은 다시 열렸지만,

나는 돌아오는 내내 떠날 계획보다 떠나기 어려운 이유를 더 많이 생각했다.

그게 문제였다.

남쪽 길은 다시 열렸다.

하지만 라쿰의 권력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약속은 사람과 맺되, 사람이 바뀌어도 무엇이 남는지 정해야 한다.

우리 직위 체계도 다시 봤다.

내가 사라지면 외부 약속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

그게 너무 당연한데,

내가 너무 오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준비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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