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14화 —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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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록에서 가장 먼저 생긴 오해는 내 이름이 아니라 직위 이름이었다.
라쿰 쪽 기록에 같은 표현이 반복됐다.
세 물길의 약속지기.
몇 순환.
또 몇 순환.
그들의 기록 담당자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몇 대째야.”
“뭐가.”
“약속지기.”
나는 말했다.
“한 명.”
그는 웃었다.
“아니, 지금 사람 말고.”
“나.”
표정이 바뀌었다.
“처음부터?”
“거의.”
그는 내가 농담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이름도 같은 거 쓰는 거네.”
나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해석을 골랐다.
직위명 또는 세습명.
이 방식이 내 정체를 숨기는 데 편했다.
그래서 위험했다.
다음 사절부터는 내 개인 이름보다 직위명만 쓰는 경우가 늘었다.
나는 처음에는 좋아했다.
사람보다 자리.
원하던 방향.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반대 현상이 생겼다.
직위명이 곧 나를 뜻했다.
누가 “약속지기”라고 하면 다른 사람을 상상하지 않았다.
자리 이름이 개인의 이름이 됐다.
세나가 말했다.
“다음 사람이 진짜 힘들겠네.”
“왜.”
“사람들이 당신 얼굴 찾을 테니까.”
맞았다.
그래서 후임 후보 중 한 명에게 실제로 지팡이를 들고 외부 회의에 나가게 했다.
나는 동행하지 않았다.
라쿰 쪽 사람 반응은 나빴다.
“진짜 약속지기 어디 있어.”
그 사람이 말했다.
“제가 대신 왔습니다.”
“대신?”
이미 ‘본체’와 ‘대리’가 생겼다.
내가 원한 게 아니었다.
나는 보고를 받고 화가 났다.
다음 회의에는 둘이 같이 갔다.
내가 앞에 서지 않고,
후임 후보가 주로 말했다.
외부 사람은 계속 나를 봤다.
몇 번 반복하니 조금 나아졌다.
문제는 내부였다.
젊은 세대도 비슷했다.
그들에게 약속지기는 직위가 아니라 거의 나였다.
교육 모임에서 직위 구조를 가르칠 때 일부러 말했다.
“다음 사람은 나랑 다를 수 있어.”
한 아이가 물었다.
“얼굴도?”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말했다.
“당연하지.”
“그럼 이상하겠다.”
웃음이 더 커졌다.
그 농담이 마음에 걸렸다.
후임이 나와 다르면 이상한 것.
그건 이미 개인 숭배의 아주 작은 씨앗이었다.
세나는 말했다.
“다음 사람 빨리 보여줘야 해.”
“지금 바로?”
“아니.”
“그럼.”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게.”
우리는 약속지기 일을 더 공개적으로 나눴다.
누가 회의를 열고,
누가 외교하고,
누가 기록하고,
누가 비상 지휘하는지.
사람들이 여러 얼굴을 보게.
직위의 얼굴을 복수로 만드는 것.
이 방식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 위기에서는 여전히 나를 찾았다.
그게 다음 문제였다.
◆직위명과 내 개인 이름이 섞이는 문제는 내부 기록에서도 생겼다.
새 기록자 한 명이 옛 문서를 정리하면서,
내가 길 위에서 쓰던 옛 이름과 현재 약속지기 표기를 서로 다른 사람으로 나눴다.
“왜.”
내가 물었다.
“소리가 다르잖아요.”
“같은 사람이야.”
그는 놀랐다.
“둘 다?”
“응.”
“그럼 이건.”
더 오래된 표식.
발음이 또 달랐다.
“그것도 나일 수도.”
기록자 얼굴이 이상해졌다.
“몇 개나 있어요?”
나는 웃었다.
“많아.”
그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세나는 나중에 말했다.
“그냥 두지.”
“틀렸잖아.”
“후대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걸.”
“그래도 지금은 고칠 수 있잖아.”
나는 사실 기록 정확성을 포기하지 못했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 계보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주석 비슷한 표시를 붙였다.
동일인일 가능성 높음.
확정이 아니라.
왜냐하면 일부 오래된 표식은 나 자신도 확실하지 않았다.
[기록]
[추정]
이 구분이 도움 됐다.
외부 기록은 더 복잡했다.
라쿰 쪽은 약속지기 이름을 마치 왕명처럼 기록하기 시작했다.
내 개인 이름이 아니라,
그들이 편한 소리 하나로.
내가 방문할 때마다 동일.
세대가 지나도 동일.
어느 기록자는 자연스럽게 숫자 비슷한 표시를 붙였다.
첫 번째.
두 번째.
나는 그걸 보고 웃었다.
“왜 둘이야.”
그가 말했다.
“이전 사람과 지금 사람.”
“같은데.”
“네.”
그는 내가 장난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
이 순간이 중요했다.
동일인인데 여러 세대로 분리되는 첫 기록.
내 몸을 숨기는 데 너무 편했다.
나는 적극적으로 거짓말하지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만든 합리적 오해를 고치지 않았다.
세나는 물었다.
“그건 거짓말 아니야?”
“내가 뭐라고 해야 해.”
“진짜라고.”
“믿을까.”
“모르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믿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세나는 이해했다.
“그럼 기록은.”
“우리 쪽은 최대한 사실대로.”
“밖은?”
“내가 통제 안 해.”
이 원칙으로 갔다.
훗날 역사학자는 자료 충돌을 본다.
내부 일부 기록에는 하나의 긴 경력.
외부에는 여러 명의 같은 칭호.
후대 편집 과정에서 대부분 외부식 해석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게 오히려 내 정체를 보호한다.
그날 저녁 딸이 말했다.
“그러면 백 년 뒤 사람들은 아버지가 여러 명인 줄 알겠네.”
“백 년?”
나는 웃었다.
딸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버지는 있을 수도 있잖아.”
세나와 나는 동시에 조용해졌다.
딸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가 정확히 언제 설명했는지는 기억이 흐리다.
아마 이 무렵.
그녀는 내 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 못 한다.
다만 자기 아버지가 정상적인 속도로 늙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았다.
“무서워?”
내가 물었다.
딸은 생각했다.
“조금.”
“왜.”
“나보다 오래 살잖아.”
그 말이 또 아팠다.
나는 손을 잡으려 했다.
딸이 먼저 잡았다.
“그래도 지금은 있잖아.”
세나를 닮은 말.
나는 웃었다.
가족은 세대를 건너 같은 답을 새 방식으로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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