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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12화 — 세나의 흰 머리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12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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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첫 흰 머리를 발견한 사람이 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모름]

내 기억에는 내가 먼저 봤다.

세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언제부터.”

내가 물었다.

“좀 됐어.”

“왜 말 안 했어.”

“뭘 말해.”

“이거.”

나는 머리카락을 가리켰다.

세나는 내 손을 쳤다.

“머리에서 손 떼.”

네라와 비슷한 장면.

그래서 더 아팠다.

나는 바로 비교를 멈추려고 했다.

세나는 나를 봤다.

“또 옛날 생각.”

“조금.”

“해도 돼.”

이전에는 나에게 하지 말라고 했던 말과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나도 네라를 질투하지 않게 된 것 같았다.

처음부터 크게 질투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네라는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내 삶 일부였다.

세나의 흰 머리는 몇 가닥뿐이었다.

나는 그걸 너무 오래 봤다.

“세지 마.”

그녀가 말했다.

“안 세.”

“거짓말.”

나는 웃었다.

문제는 흰 머리 자체가 아니었다.

내 머리에는 없었다.

세나는 내 비밀을 알았다.

그래서 농담이 덜 필요했다.

“나 늙어.”

그녀가 말했다.

“알아.”

“싫어?”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당신이 늙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내가 죽는 게 싫지.”

“응.”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답이 의외였다.

“뭐가.”

“죽는 거.”

네라는 죽음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기억이 강하다.

세나는 달랐다.

“나도 오래 살고 싶어.”

그녀가 말했다.

“길 더 가고 싶고.”

“바다도.”

“이미 봤어.”

“또.”

“그건 좋지.”

세나는 웃었다.

“손주도 볼 수도 있고.”

나는 멈췄다.

“벌써?”

“딸 성인이잖아.”

시간이 또 나만 빼고 갔다.

세나는 내 표정을 보고 말했다.

“그 얼굴 하지 마.”

“무슨.”

“세상 혼자 시간한테 배신당한 얼굴.”

나는 웃었다.

정확했다.

세나는 일을 조금 줄였다.

내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눈이 예전보다 쉽게 피곤해졌고,

오래 걷고 나면 다음 날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대신 기록 담당 젊은이들을 더 많이 가르쳤다.

그녀는 늘 말했다.

“내 방식 외우지 마.”

“왜.”

“왜 이렇게 했는지 봐.”

테멘의 마지막 물길과 같았다.

답보다 이유.

실패까지 넘기기.

한 젊은 기록자가 세나 표식을 그대로 베끼려 하자 그녀가 막았다.

“당신 손에 맞게 바꿔.”

“그러면 나중에 다르잖아요.”

“다르게 읽히지 않게만.”

나는 옆에서 들었다.

전통과 복제의 차이.

좋았다.

세나의 기록 방식은 이미 공동체 표준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름을 몰라도 표식을 알았다.

그녀는 살아 있는데도 개인을 넘어 제도가 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자랑스럽고 슬펐다.

세나가 눈과 다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자 나는 약을 찾고 싶어 했다.

이 지역 치료자.

외지 상인에게 들은 약초.

라쿰 쪽 도시의 치료 경험자.

뭐든.

세나는 일부는 받아들였다.

일부는 거절했다.

“늙는 약은 없어.”

“아픈 건 줄일 수 있잖아.”

“그건 해.”

이 구분이 중요했다.

늙음을 병으로 만들지 않는다.

통증과 실제 질환은 치료한다.

나는 자꾸 둘을 섞었다.

라쿰 쪽에서 눈을 잘 보는 사람이 온다는 말을 듣고 세나를 데려가고 싶었다.

세나는 직접 결정했다.

“가볼래.”

우리는 같이 갔다.

치료자는 세나 눈을 보고,

밝은 데서 확인하고,

몇 가지를 물었다.

지금 기준으로 정확한 진단은 알 수 없다.

[모름]

노화에 따른 시력 변화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제한적이었다.

밝은 곳에서 기록 볼 것.

너무 오래 보지 말 것.

특정 약초 찜질.

세나는 만족했다.

나는 아니었다.

“더 없어?”

치료자가 말했다.

“뭘 더.”

“낫는 거.”

“나쁜 병 아니야.”

세나가 옆에서 내 팔을 쳤다.

“들었지.”

돌아오는 길 나는 조용했다.

세나가 말했다.

“당신이 제일 힘들지.”

“뭐가.”

“고칠 수 없는 거.”

맞았다.

물길은 고칠 수 있었다.

창고도.

경비 규칙도.

정치 구조도 어느 정도.

노화는 아니다.

나는 문제를 보면 해결하려 했다.

그래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만나면 상대 삶까지 문제처럼 느낄 위험이 있었다.

“나 고치려고 하지 마.”

세나가 말했다.

“당신 아픈 건.”

“도와.”

“늙는 건.”

“그냥 있어.”

그 차이를 기억했다.

세나는 이후 기록 교육 방식을 바꿨다.

자기가 직접 작은 표식을 다 읽지 않아도 되게,

젊은 기록자들이 소리 내 읽었다.

세나는 듣고 질문했다.

처음에는 불편해했다.

“내가 직접 보는 게 빠른데.”

나는 웃었다.

“누구랑 비슷하네.”

세나가 욕했다.

역할이 바뀌었다.

손으로 기록하는 사람에서,

다른 사람 기록을 검토하고 기준을 가르치는 사람.

그녀는 자기가 약해진다고 느꼈다.

나는 반대로 더 강해졌다고 느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보다,

여러 사람이 잘하게 만드는 쪽.

테멘에게 배운 것과 같았다.

어느 날 젊은 기록자 세 명이 서로 다른 표식을 제안했다.

세나는 모두 시험해보게 했다.

사람들이 가장 덜 헷갈리는 걸 선택.

자기 방식이 아니었다.

“섭섭하지 않아?”

내가 물었다.

“왜.”

“당신 표식 없어지잖아.”

세나는 웃었다.

“쓰려고 만든 거지 나 기억하라고 만든 거 아니야.”

그 말은 강했다.

나는 지팡이를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직위가 잘 돌아가면 내 방식이 사라져도 기뻐할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세나는 내 표정을 보고 말했다.

“당신은 어렵겠네.”

“왜.”

“이름 남는 거 은근 좋아하잖아.”

나는 부정했다.

세나는 웃었다.

우리는 너무 오래 같이 살아 서로 거짓말을 빨리 알아봤다.

어느 밤 세나가 내 머리를 만졌다.

“하나도 없네.”

“뭐.”

“흰 거.”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세나는 손을 내렸다.

“이제 진짜 차이 보이네.”

“미안.”

말이 나왔다.

세나가 인상을 썼다.

“왜 당신이 미안해.”

“그냥.”

“그거 하지 마.”

“뭘.”

“내가 늙는 걸 당신 죄로 만들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도 오래 남았다.

누군가의 유한함은 내 불멸의 죄가 아니다.

하지만 지켜보는 고통은 남는다.

그 둘을 구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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