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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02화 — 아이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02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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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가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기뻤다.

무서웠다.

둘이 동시에.

세나는 내 얼굴을 보더니 말했다.

“둘 중 하나만 해.”

“뭘.”

“웃든지 겁먹든지.”

“둘 다인데.”

“그럼 이상한 얼굴 하지 마.”

나는 웃었다.

그녀도.

아이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었다.

세나는 원했다.

나는 두려웠다.

결국 선택했다.

그 선택이 실제 몸으로 오자 두려움의 모양이 달라졌다.

사무.

이라.

첫 손자.

먼 옛날의 작은 몸들.

내 팔에 안겼던 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늙어간 얼굴.

세나는 말했다.

“또 미래로 갔지.”

“응.”

“돌아와.”

이 말은 여러 사람에게서 다른 방식으로 들었다.

이번에는 세나의 말이었다.

나는 현재로 돌아왔다.

임신 사실이 퍼지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장 사람부터 알았다.

아렘이 축하했다.

하렌도.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아들이면 다음 약속지기?”

누군가 농담처럼 말했다.

나는 바로 얼굴이 굳었다.

사람들은 웃음을 멈췄다.

“아니.”

내가 말했다.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어.”

“농담인데.”

“농담하지 마.”

말이 너무 세게 나갔다.

세나는 나중에 화냈다.

“사람 앞에서 그렇게 굳을 필요 있었어?”

“시작부터 막아야 해.”

“나도 싫어.”

“그럼.”

“그래도 애 태어나기도 전에 정치 만들지 마.”

맞았다.

내 공포가 아이보다 빨리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기록에 한 줄을 남기기로 했다.

약속지기 직위는 혈연과 무관.

배우자와 자녀에게 자동 권한 없음.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적었다.

세나는 말했다.

“당신이 너무 오래 있으면 사람들이 가족도 같이 볼 수 있어.”

그녀는 나보다 멀리 봤다.

정확히는 내가 보기 싫은 미래를 봤다.

아이를 가지기로 한 결정은 우리 둘의 일이었지만,

태어나는 순간 공동체가 끼어들려고 했다.

좋은 뜻으로.

출산할 사람이 음식을 가져왔다.

아렘은 좋은 곡물을 보냈다.

하렌 쪽에서도 작은 가죽 담요가 왔다.

외부 사절은 더 비싼 물건을 보냈다.

나는 선물 목록을 보고 불편해졌다.

“이건 왜 이렇게 많아.”

세나가 말했다.

“아이 태어나잖아.”

“다른 집 아이도 이렇게 줘?”

세나가 나를 봤다.

대답은 이미 있었다.

아니었다.

우리는 비싼 선물 몇 개를 돌려보냈다.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게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한테 너무 커.”

한 사절은 말했다.

“당신 후계니까.”

나는 바로 물건을 돌려줬다.

그는 이해 못 했다.

“좋은 뜻인데.”

“알아.”

“그런데.”

“후계 아니야.”

말은 끝났다.

공동체 안에서도 아이에게 특별한 의례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약속지기 집 아이니까.

세나는 물었다.

“다른 아이 태어날 때 하는 만큼만.”

그렇게 했다.

오히려 나는 그게 좋았다.

특별함을 줄이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아이러니했지만.

출산 뒤 세나는 오래 쉬어야 했다.

나는 일을 줄였다.

약속지기 문제는 다른 사람이 더 맡았다.

그 몇 주가 또 하나의 시험이 됐다.

사람들은 내가 집에 있는 동안도 구조를 굴렸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있었지만,

예전보다 적었다.

어느 날 딸을 안고 있는데 시장 문제가 들어왔다.

“급해요.”

사람이 말했다.

나는 습관적으로 일어나려 했다.

세나가 내 옷자락을 잡았다.

“급한 거 맞아?”

상대가 설명했다.

상인 둘이 자리 싸움.

나는 다시 앉았다.

“담당자한테.”

그가 돌아갔다.

딸은 내 손가락을 잡았다.

아주 작은 손.

이 장면이 생각보다 강했다.

공동체 일이 전부 중요해 보여도,

이 순간보다 중요한가.

항상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날은 아니었다.

나는 딸 얼굴을 오래 봤다.

어디가 나를 닮았는지 찾았다.

세나가 말했다.

“또 분석.”

“부모는 원래 그래.”

“당신은 좀 더 심해.”

며칠 뒤 아이가 가볍게 열이 났다.

나는 밤새 옆에 있었다.

세나는 처음에는 말리지 않았다.

새벽쯤 말했다.

“죽을 것처럼 보지 마.”

“열 있잖아.”

“조금.”

“사무도.”

말이 멈췄다.

세나는 이해했다.

“이 아이는 사무 아니야.”

“알아.”

“이라도.”

“알아.”

“나도 네라 아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경험은 도움이 됐다.

동시에 현재 사람을 과거 사람으로 볼 위험도 만들었다.

다음 날 열은 내렸다.

아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먹었다.

나는 지쳤다.

세나는 웃었다.

“늙지 않아도 부모는 똑같네.”

“뭐가.”

“쓸데없이 걱정.”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정치도,

불멸도 없는 평범한 비난.

나는 아이를 안고 시장을 걸었다.

사람들이 인사했다.

몇 명은 아이에게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

나는 바로 말했다.

“그러지 마.”

아이에게.

사람에게.

무엇을 말한 건지 나도 애매했다.

딸은 아무것도 모르고 내 목의 푸른 펜던트를 잡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풀었다.

“이건 안 돼.”

세나가 웃었다.

“후계는 아니라며.”

“이건 내 거야.”

개인의 것.

공적인 것.

나는 그 구분을 계속 반복해야 했다.

임신 중 세나는 일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

나는 자꾸 쉬라고 했다.

그녀는 화냈다.

“또.”

“뭐.”

“사람 일 빼앗는 거.”

네라.

사무.

이라.

테멘.

모두에게 들었던 말.

나는 웃었다.

“알겠어.”

“안 알았어.”

“필요하면 말해.”

“그건 알았네.”

그녀는 시장 기록 일을 줄이기는 했다.

걷는 거리도.

하지만 결정은 스스로 했다.

아이가 태어나는 날 나는 처음보다 더 무서웠다.

이미 많은 죽음을 봤기 때문이다.

출산은 위험했다.

치료 경험자들이 들어갔다.

나는 밖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세나가 미리 말해뒀다.

“부르기 전에는 들어오지 마.”

나는 정말 안 들어갔다.

이것도 배운 결과였다.

시간이 너무 길었다.

안에서 소리.

사람 움직임.

물.

천.

나는 문 앞을 몇 번이나 걸었다.

아렘이 와서 앉았다.

“왜 당신이 여기.”

“궁금해서.”

“가.”

“싫어.”

하렌도 왔다.

나는 짜증났다.

“왜 다 와.”

“약속지기 애잖아.”

그 말에 다시 화가 났다.

“내 애야.”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직위 애 아니고.”

나는 분명히 말했다.

그날 밤 아이가 태어났다.

딸이었다.

세나는 지쳐 있었다.

그래도 살아 있었다.

아이도.

나는 처음 아이를 안았던 순간을 오래 기억한다.

아주 작았다.

사무 때와 똑같은 생각.

목을 어떻게 받지.

수십 년 전에 이미 해본 일인데 손이 떨렸다.

세나가 웃었다.

“많이 해봤다며.”

“오래됐어.”

“얼마나.”

우리는 둘 다 웃었다.

아이 이름은 세나가 먼저 제안했다.

나는 지금 그 이름을 정확히 적지 않겠다.

[추정]

초기 기록에 비슷한 소리가 몇 개 남아 있지만 확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그 아이가 ‘후계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

적어도 우리 둘은 그렇게 생각했다.

사람들이 언제부터 다르게 보기 시작했는지는,

조금 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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