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1화 — 세 번의 순환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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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첫 번째 세 순환이 끝났을 때, 나는 물러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물러나지 않았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사람들이 붙잡았다는 말만 하면 나는 편해진다.
책임이 밖으로 간다.
실제로는 나도 남기로 했다.
세 번째 큰 순환이 끝나기 몇 달 전부터 후임 이야기는 나왔다.
이번에는 준비도 있었다.
회의 진행을 할 사람.
기록을 볼 사람.
긴급 연락을 맡을 사람.
외부 사절을 상대해본 사람.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
90화보다 훨씬 나았다.
나 없이 열린 회의도 많았다.
전쟁도 없었다.
물길도 대체로 안정됐다.
나가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로 짐을 다시 정리했다.
세나와 바다 이야기도 했다.
“이번엔 진짜?”
그녀가 물었다.
“응.”
“당신의 진짜는 믿기 어렵네.”
나는 웃었다.
세나는 이미 내 몸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떠남은 단순 여행이 아니었다.
내 얼굴이 더 이상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 점에서 세나는 오히려 나보다 현실적이었다.
“지금 떠나면 좋아.”
“왜.”
“아렘도 있고, 하렌도 있고, 기록도 있고.”
“테멘은 없고.”
말하고 나서 둘 다 조용해졌다.
테멘이 죽은 지 몇 해가 지났다.
물길 담당자들은 잘하고 있었다.
가끔 그의 이름이 나왔다.
이제 회의는 멈추지 않았다.
그게 테멘이 남긴 가장 좋은 결과였다.
임기 마지막 공동회의 날,
나는 세 갈래 지팡이를 공동 보관소에서 꺼냈다.
매듭은 닳아 있었다.
내 손에 너무 익숙했다.
그 사실이 싫었다.
“다음 사람.”
내가 말했다.
사람들은 준비한 후보들을 봤다.
문제는 외부였다.
라쿰 쪽 큰 중심지에서 새 사절이 와 있었다.
그는 내 말을 듣더니 물었다.
“왜 바꿔.”
“기간 끝났으니까.”
“잘못했어?”
“아니.”
“늙었어?”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웃지 못했다.
“아니.”
사절이 말했다.
“그럼 왜.”
그 질문은 단순하고 강했다.
왜 잘하는 사람을 바꾸는가.
우리는 역할이 사람보다 커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절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이 있는데 왜 역할을 따로 생각해.”
그들의 구조에서는 강한 대표가 오래 맡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우리 내부 사람 중 일부도 비슷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굳이 지금 바꿔?”
아렘이 말했다.
“새 시장 협정 진행 중이고.”
하렌도 말했다.
“강 상류 문제 하나 남았어.”
작은 마을 대표는 더 직접적이었다.
“이번 순환만 더.”
나는 화가 났다.
“맨날 이번.”
세나가 내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당신도 남고 싶지.”
나는 그녀를 봤다.
부정하려 했다.
못 했다.
지난 몇 해 동안 나는 이 역할을 잘하게 됐다.
사람들도 알았다.
외부 사절도.
무슨 문제가 어디와 연결되는지,
누구를 불러야 하는지,
어느 말이 과장인지,
어느 기록을 봐야 하는지.
이걸 놓고 길로 돌아가는 것이 아까웠다.
그 마음이 있었다.
바다보다 이 자리가 더 중요해서가 아니다.
내가 여기서 쓸모 있다는 감각이 강해졌다.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한 번만 더.”
말하는 순간 스스로 웃고 싶었다.
테멘이 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닌데.
분명.
조건을 다시 붙였다.
중간 검토.
후임 훈련.
외부 협상도 다른 사람이 반드시 동행.
공동 기록은 나 혼자 보관하지 않음.
그리고 이번 기간이 끝나면 내가 아니라 구조를 먼저 평가한다.
사람들은 동의했다.
지팡이는 다시 내 손에 왔다.
툭.
바닥에 닿았다.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나는 그 침묵이 전보다 익숙했다.
그게 무서웠다.
두 번째로 지팡이를 받던 날 나는 첫 번째와 다른 점을 일부러 만들었다.
첫 번째에는 사람들이 내게 건넸다.
이번에는 공동 보관소에서 기록 담당자가 꺼냈다.
누구 개인 손을 거치지 않게.
작은 차이였다.
내게는 중요했다.
“왜 이렇게까지 해.”
아렘이 물었다.
“내 물건처럼 보이기 싫어서.”
그는 웃었다.
“당신 말고 저걸 쓸 사람을 내가 본 적 없는데.”
그 말이 싫었다.
맞았다.
다음 사람을 상상하며 만든 지팡이를 실제로 다른 사람이 오래 쓴 적이 없었다.
직위는 계승 가능했지만,
현실은 아직 계승되지 않았다.
나는 임기 첫 회의에서 후임 훈련을 의무처럼 넣었다.
매 순환마다 공동회의 하나는 내가 진행하지 않는다.
외부 협상 하나도.
긴급훈련도.
사람들은 이미 해봤던 방식이라고 했다.
“계속 해야 해.”
내가 말했다.
세나는 내 얼굴을 보며 웃었다.
“다음 사람 때문?”
“응.”
“정말?”
나는 잠깐 멈췄다.
“나 때문이기도.”
내가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 말을 듣고 세나는 웃지 않았다.
“그럼 좋네.”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보다 편했다.
편한 만큼 위험했다.
사람들이 절차를 알았다.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어떤 표식을 봐야 하는지.
언제 공동회의를 여는지.
내가 매번 새로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회의에서 한마디 하면 그 뒤 절차가 알아서 움직였다.
처음에는 그걸 성공이라고 봤다.
실제로 성공이었다.
그런데 성공한 구조는 권력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
명령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번처럼.”
이 말이면 충분했다.
사람들이 알아서 했다.
어느 날 내가 시장 통로를 보며 말했다.
“여기 조금 좁아졌네.”
그냥 관찰이었다.
다음 날 통로가 넓어져 있었다.
나는 놀랐다.
“누가 했어.”
시장 담당자가 말했다.
“말씀하셨잖아요.”
“바꾸라고 안 했어.”
“좁다고.”
“그냥 본 거야.”
담당자는 당황했다.
나는 더 당황했다.
내 말이 지시가 아니어도 지시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이건 규칙으로 막기 어려웠다.
다음 회의에서 말했다.
“내가 혼잣말하면 일하지 마.”
사람들이 웃었다.
“어떻게 구분해.”
아렘이 물었다.
나는 대답 못 했다.
세나는 제안했다.
실제 지시는 기록 담당이나 관련 담당자에게 분명하게 전달된 것만.
그 밖은 의견.
“굳이 이걸 정해야 해?”
누군가 물었다.
“그래.”
내가 말했다.
내 입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다.
다음 날 물길을 보며 무심코 말했다.
“저 돌은 옮기면 좋을 것 같은데.”
젊은 담당자가 물었다.
“의견이에요, 지시예요?”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얼굴을 감쌌다.
“의견.”
“그럼 안 옮길 수도 있고?”
“응.”
“안 옮길게요.”
“왜.”
“여기가 더 좋아요.”
본능적으로 반박하려다 참았다.
저녁에 가보니 정말 그의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날 기록에 남겼다.
자리가 오래되면 명령보다 눈치가 먼저 생긴다.
그리고 그 아래.
눈치는 기록하기 어렵다.
이게 두 번째 임기의 첫 번째 문제였다.
회의가 끝난 뒤 세나가 말했다.
“바다 또 멀어졌네.”
“미안.”
“나한테 왜.”
“같이 가자고 했잖아.”
세나는 지팡이를 봤다.
“당신이 정했지.”
책망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
그날 밤 나는 펜던트와 지팡이를 나란히 놓지 않았다.
지팡이는 공동 보관소.
펜던트는 집.
그 구분을 아직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다른 구분 하나를 흐리고 있었다.
임시와 장기.
나는 그 경계를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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