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7화 — 세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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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어느 날 자기 숙영지의 가벼운 벽을 뜯었다.
나는 처음에는 떠나는 줄 알았다.
“가?”
질문이 너무 빨리 나왔다.
세나가 나를 봤다.
“왜 그렇게 놀라.”
“안 놀랐어.”
“거짓말.”
그녀는 짐을 옮기고 있었다.
벽 안도,
기존 숙영지도 아닌 중간쯤.
시장과 강 사이.
“뭐 해.”
“집.”
나는 멈췄다.
“눌러앉는 건 싫다며.”
“집 있다고 못 가?”
그 말은 맞았다.
세나는 튼튼하지만 뜯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집을 만들었다.
길 생활 습관이 남아 있었다.
나는 도와주겠다고 했다.
“도와줄까.”
이라에게 배운 방식.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벽을 만들었다.
지붕.
저장공간.
기록을 둘 작은 선반.
나는 너무 튼튼하게 하려다 혼났다.
“떠날 수 있게.”
“집이면 오래 써야지.”
“둘 다.”
세나는 두 가지를 같이 원했다.
머물 수 있고,
떠날 수도 있는 집.
그게 그녀다웠다.
집이 거의 완성됐을 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물었다.
“둘이 같이 살 거야?”
나는 대답을 못 했다.
세나는 말했다.
“아직.”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날 밤 세나와 둘이 집 앞에 앉았다.
“같이 살래?”
이번에는 내가 물었다.
세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왜.”
“좋아하니까.”
“그것만?”
“또 뭐 필요해.”
세나가 웃었다.
“좋네.”
“그래서.”
“응.”
그 대답은 놀라울 만큼 단순했다.
우리는 거창한 의식을 하지 않았다.
당시 그 지역에서 결합을 인정하는 방식은 가족과 재산 약속,
공동체 증인,
생활 공유에 가까웠다.
세나 쪽 사람들과 우리 쪽 가까운 사람들이 같이 먹었다.
아렘은 술 비슷한 걸 너무 많이 마셨다.
하렌도 왔다.
테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세나는 내 손을 잡았다.
“여기 봐.”
나는 그녀를 봤다.
“오늘 죽은 사람 보지 마.”
정확했다.
나는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을 봤다.
세나는 푸른 펜던트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날도 내가 목에 걸고 있었다.
누군가 새 장식을 주려 했지만 나는 받지 않았다.
세나는 말했다.
“받아도 되는데.”
“필요 없어.”
“나 때문에?”
“아니.”
나는 펜던트를 만졌다.
“이건 그냥 계속 둘 거야.”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질투하지 않았다.
그 점이 고마웠다.
네라와 세나는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한 사람은 죽었고,
한 사람은 살아 있었다.
내 기억과 현재를 같은 저울에 올리는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세나와 같이 살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부딪힌 건 역시 생활이었다.
역사는 반복됐다.
나는 물건을 아무 데나 뒀다.
세나는 표시한 자리에 뒀다.
“여기 왜 있어.”
그녀가 내 칼집을 들었다.
“내 집이잖아.”
“우리 집.”
“그래서.”
“여기 자리 아니야.”
나는 웃었다.
“네라랑 똑같네.”
말하고 나서 멈췄다.
세나 표정도 잠깐 굳었다.
나는 바로 말했다.
“미안.”
세나는 칼집을 내려놨다.
“괜찮아.”
“비교하려던 건 아니야.”
“알아.”
잠시 조용했다.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나는 네라 아니야.”
“알아.”
그 말을 서로 한번 분명히 해둔 게 좋았다.
그 뒤에는 네라 이름을 숨기지 않았다.
가끔 이야기했다.
세나도 자기 과거 사람 이야기를 했다.
죽은 사람.
떠난 사람.
길에서 다시 못 만난 사람.
둘 다 과거가 있었다.
어느 날 세나가 펜던트를 자세히 보여달라고 했다.
처음으로.
나는 손에 올려줬다.
그녀는 뒤 흠집을 봤다.
“이거?”
“응.”
“네라가 만들다 냈다고.”
“그렇게 기억해.”
세나는 돌려줬다.
“예쁘네.”
질투도,
숭배도 없었다.
그냥 물건.
그래서 마음이 편했다.
우리 집에는 세나 기록 선반도 생겼다.
내 개인 기록과는 따로.
처음에는 나눴다.
나중에는 일부가 섞였다.
누가 어느 표식을 만들었는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
세나는 자기 글씨—표식 습관을 알아봤다.
“이건 내 거.”
“어떻게 알아.”
“내가 했으니까.”
나는 웃었다.
몇십 년 뒤에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관계가 깊어지자 아이 이야기도 나왔다.
세나가 먼저 물었다.
“또 갖고 싶어?”
나는 오래 대답하지 못했다.
사무와 이라.
아이를 키운 기쁨.
그리고 먼저 늙어 죽는 걸 본 기억.
“무서워.”
솔직하게 말했다.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갖고 싶어.”
심장이 크게 뛰었다.
“왜.”
“왜가 필요해?”
네라라면 비슷하게 말했을까.
아니.
또 비교하려 했다.
나는 멈췄다.
“생각해보자.”
세나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날부터 ‘다시 아버지가 되는 미래’가 처음으로 현실적인 가능성이 됐다.
왕이 되는 것보다 그쪽이 더 무서웠다.
세나와 한집에 살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내 일정을 묻기 시작했다.
“약속지기 어디 있어요?”
“몰라.”
세나는 일부러 그렇게 대답했다.
정말 알아도.
“집에 같이 사는데.”
“그래서 뭐.”
그녀는 내 비서가 되는 걸 싫어했다.
나는 처음에는 편해서 몇 번 부탁했다.
“누가 오면 오후에 오라고 해줘.”
세나는 한번 해줬다.
두 번째에는 말했다.
“직접 말해.”
“왜.”
“나는 당신 일정 관리자가 아니야.”
맞았다.
사람들은 배우자 관계를 공적 역할로 자동 연결했다.
세나가 시장 기록을 잘하니 더 그랬다.
어떤 사람은 그녀에게 나 대신 결정해달라고 했다.
세나는 바로 거절했다.
“내 일이 아니야.”
나는 그 태도를 지지했다.
공동체 앞에서도 분명히 말했다.
세나는 약속지기의 대리인이 아니다.
세나 의견은 세나 역할에서 나온다.
이 선언이 필요한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권력자와 가까운 사람은 공식 권한이 없어도 영향력이 생긴다.
우리는 그걸 숨기지 않고 경계를 만들려고 했다.
그래도 집에서는 당연히 서로 영향을 줬다.
나는 회의에서 화난 일을 세나에게 말했다.
세나는 의견을 줬다.
다음 날 내 판단이 바뀌기도 했다.
그게 부당한가.
답은 단순하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결정할 수 없다.
중요한 건 세나 의견을 ‘왕비 명령’처럼 만들지 않는 것.
아직 왕비라는 말 자체가 없었지만,
문제의 형태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의 첫 집에서 보낸 밤,
나는 오랜만에 누군가 숨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길 위 첫날 밤과 정반대.
그때는 조용해서 잠들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람이 있어서 오래 깨어 있었다.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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