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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5화 — 큰 도시에서 온 사람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95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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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훨씬 큰 정착지에서 사절이 왔다.

도시라고 부르기엔 당시 기준이 다르지만,

사람 수와 창고와 건축 규모는 확실히 컸다.

강 아래쪽.

여러 작은 마을이 물건을 가져가는 중심지.

그들의 사절은 처음부터 태도가 달랐다.

옷.

장식.

뒤따르는 사람 수.

선물 규모.

누가 대표인지 멀리서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그 점이 불편했다.

사절은 나를 보더니 말했다.

“당신이 그 사람인가.”

“무슨 사람.”

“세 물길을 묶은 사람.”

또 그 표현.

“안 묶었어.”

사절은 웃었다.

“그럼 풀어봐.”

말이 능숙했다.

세나가 내 옆에서 아주 작게 웃었다.

나는 못 들은 척했다.

사절 이름은 라쿰이라고 적겠다.

[추정]

라쿰은 선물을 내놓았다.

좋은 천.

금속 도구.

말린 향료.

그리고 작은 장식.

나는 공동 선물인지 확인했다.

라쿰이 말했다.

“일부는 당신.”

“왜.”

“당신이 대표니까.”

나는 개인 몫을 거절했다.

그는 놀라지 않았다.

“소문대로네.”

“무슨 소문.”

“선물 싫어하는 젊은 늙은이.”

세나가 이번에는 실제로 웃었다.

나는 그녀를 노려봤다.

라쿰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길과 우리 길을 연결하고 싶다고 했다.

시장 교류.

강 운송.

금속과 돌.

듣기 좋은 이야기.

그다음 조건.

우리 쪽 공동체가 일정한 곡물과 물자를 정기적으로 제공.

대신 그들이 더 큰 외부 공격에서 보호.

회의가 조용해졌다.

경비 책임자는 관심을 보였다.

큰 세력의 보호.

아렘은 시장 확대.

하렌은 표정이 굳었다.

“왜 우리가 물자를 줘.”

라쿰은 아주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보호받으니까.”

“우리가 요청했어?”

“아직.”

말이 좋았다.

세나는 물었다.

“안 주면.”

라쿰은 웃었다.

“거래만 하면 되지.”

협박은 아니었다.

적어도 말로는.

하지만 구조가 보였다.

작은 공동체들이 큰 중심지에 물자를 내고,

대신 질서와 보호를 받는 방식.

그들에겐 당연한 것 같았다.

나는 물었다.

“당신들 아래 있는 다른 마을도 이렇게 해.”

“아래?”

라쿰이 표현을 고쳤다.

“우리와 약속한 곳들.”

그가 웃었다.

약속.

같은 단어가 다른 구조를 가리고 있었다.

우리의 약속은 서로 제한하는 쪽.

그들의 약속은 중심이 보호하고 주변이 몫을 내는 쪽에 가까웠다.

나는 흥미롭고 불편했다.

라쿰이 말했다.

“당신들은 작아.”

“알아.”

“공격 한 번 더 오면.”

“막을 수도.”

“못 막을 수도.”

맞았다.

“우리 쪽에 들어오면.”

나는 바로 말했다.

“안 들어가.”

하렌이 나를 봤다.

세나도.

내가 너무 빨리 대답했다는 걸 알았다.

라쿰은 웃었다.

“당신 혼자 정해?”

아픈 질문.

나는 숨을 골랐다.

“아니.”

“그럼 내일 다시 듣지.”

그는 일어났다.

회의는 끝났다.

사람들이 바로 나를 봤다.

나는 말했다.

“왜.”

아렘이 물었다.

“싫은 거지.”

“응.”

“그래도 들어보자.”

“알아.”

내가 대답했다.

테멘이 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마 ‘아닌데’부터 했을 것이다.

이제 그 말은 우리가 해야 했다.

라쿰의 무리는 며칠 머물렀다.

그들 생활 방식은 우리와 달랐다.

사절이 먹는 자리.

짐을 관리하는 사람.

무기를 드는 사람.

역할 구분이 더 선명했다.

라쿰은 자기 물을 직접 뜨지 않았다.

누군가 가져왔다.

나는 그걸 유심히 봤다.

“왜.”

그가 물었다.

“직접 안 해?”

라쿰은 웃었다.

“내가 물 뜨는 동안 다른 일 누가 해.”

81화 아렘이 내 시간 비싸졌다고 했던 말과 비슷했다.

나는 반박하지 못했다.

그들의 조직은 더 계층적이었지만 효율적인 부분도 있었다.

사절 말 한마디가 아래로 빨리 내려갔다.

우리 쪽은 합의가 느렸다.

라쿰은 그걸 답답해했다.

“이걸 다 물어?”

“큰 일은.”

“그래서 공격 오면.”

“비상 규칙 있어.”

“결국 한 사람이 정하잖아.”

나는 말했다.

“끝나면 설명해.”

라쿰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 질문이 흥미로웠다.

그들에겐 대표가 결정하는 게 당연했다.

왜 설명해야 하는가.

나는 반대로 설명하지 않는 권한이 이상했다.

서로 다른 정치 감각.

라쿰은 내게 자기 중심지에 한번 오라고 했다.

“직접 봐.”

“뭘.”

“사람 많은 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는 가고 싶었다.

세나는 내 얼굴을 보고 알아챘다.

“갈 거지.”

“언젠가.”

“그 말.”

나는 웃었다.

라쿰은 우리 벽을 보고 말했다.

“낮네.”

경비 책임자가 기분 나빠했다.

그들의 중심지에는 더 큰 방어 구조가 있다고 했다.

창고도.

시장도.

의례 장소도.

나는 호기심이 커졌다.

동시에 경계했다.

큰 곳을 보고 돌아오면 우리 구조를 또 뜯어고치고 싶어질 것이 뻔했다.

세나는 말했다.

“봐도 따라 하지 마.”

“내가 언제.”

그녀와 경비 책임자, 아렘이 동시에 나를 봤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라쿰이 떠날 때 개인적으로 말했다.

“당신은 여기 사람들보다 큰 데 어울려.”

나는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좋았다.

그게 제일 싫었다.

“왜.”

내가 물었다.

“사람 많이 다루잖아.”

“다루는 거 아니야.”

그가 웃었다.

“그렇게 생각해.”

라쿰 쪽 사람들은 밤에도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경비 교대.

식사.

말 돌보기.

나는 그걸 보고 계속 질문했다.

“누가 정해.”

라쿰은 말했다.

“각자 맡은 사람이.”

“그 사람은 누가 정해.”

“위에서.”

“위가 누구.”

라쿰이 웃었다.

“당신 진짜 귀찮네.”

그들의 중심지에는 우리보다 더 명확한 위계가 있었다.

가문.

역할.

부.

무력.

여러 요소가 겹쳤다.

나는 그 구조를 보며 효율만큼 위험도 봤다.

사람 하나가 틀리면 아래가 빨리 움직인다.

좋은 명령도.

나쁜 명령도.

라쿰은 반대로 우리를 보며 위험하다고 했다.

“회의하다 시간 다 가.”

“그래도 여러 사람이 봐.”

“전쟁은 안 기다려.”

맞았다.

우리는 서로 장단점을 너무 쉽게 봤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네 최고 책임자 틀리면 누가 말려.”

라쿰은 잠시 생각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상황 따라.”

모호했다.

그는 내게 되물었다.

“당신은 누가 말려.”

나는 테멘을 말하려다 멈췄다.

죽었다.

세나.

하렌.

대표들.

규칙.

여러 답.

라쿰이 말했다.

“당신도 확실한 건 없네.”

맞았다.

좋은 정치 구조가 정답 하나인 것처럼 말할 수 없었다.

각 방식은 다른 실패를 만들었다.

나는 그날 라쿰 조직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대로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

그 결심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는 별개다.

라쿰은 떠났다.

그 뒤 며칠 동안 나는 그의 중심지 이야기를 계속 생각했다.

외부의 큰 구조를 보는 일은 내 상상 범위를 넓혔다.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큰 규모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지식 자체가 이미 위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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