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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2화 — 나는 늙지 않는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92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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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의심하고 있었다.

정확히 무엇을 의심했는지는 그날 알았다.

내 어깨 상처를 다시 본 날이었다.

70화 전투에서 다친 자리.

큰 상처였고,

몇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흔적이 너무 옅었다.

세나가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렀다.

“여기였지.”

“응.”

“이 정도였어?”

그녀가 자기 손으로 길이를 보였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나는 내 얼굴을 봤다.

“지난번 옆구리도.”

“뭐.”

“빨리 나았지.”

“체질.”

“얼굴도?”

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무슨 뜻.”

세나는 내 옆에 앉았다.

“처음 봤을 때랑 똑같아.”

“몇 해밖에 안 됐어.”

“몇 해면 조금은 바뀌지.”

나는 웃었다.

“당신이 사람 얼굴 너무 봐.”

“당신이 할 말은 아닌데.”

네라와 사무와 이라에게 수도 없이 들은 말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웃지 못했다.

세나는 말했다.

“몇 살이야.”

“몰라.”

“그 대답 말고.”

“진짜 몰라.”

“대충.”

나는 침묵했다.

얼마를 말해야 할까.

고향을 떠난 뒤 지난 시간만 말해도 이상했다.

내 부모와 자식이 늙어 죽었다는 이야기까지 하면 더.

세나는 기다렸다.

재촉하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더 어려웠다.

나는 푸른 펜던트를 꺼냈다.

“이거.”

“네라가 줬다는 거.”

“응.”

“왜.”

“그때 이미 성인이었어.”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사무가 태어났고.”

“응.”

“사무가 늙었고.”

세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

“죽었어.”

“알아.”

“그 아이들도 아이를 낳았고.”

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라도 늙었고.”

나는 목이 마른 것처럼 느꼈다.

“부모도.”

“그래서 몇 해.”

“많이.”

“얼마나.”

“나도 정확히 몰라.”

이번에는 그녀가 내 말을 믿는 것 같았다.

그게 더 무서웠다.

세나는 아주 조용히 물었다.

“당신 안 늙어?”

나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대답했다.

“거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상했다.

수십 년 동안 피해온 문장.

“아예?”

“모르겠어.”

“죽어?”

“그것도 몰라.”

세나는 인상을 썼다.

“사람이 자기 죽는지도 몰라?”

“죽어본 적 없으니까.”

말하고 나서 둘 다 조용해졌다.

이 문장이 너무 이상했다.

세나는 웃지 않았다.

“큰 상처는.”

“많이 겪었어.”

“죽을 만큼.”

“아마.”

“그래도.”

“살았어.”

세나는 일어섰다.

나는 버리고 갈 거라고 생각했다.

무서워할 수도.

화낼 수도.

그녀는 몇 걸음 갔다가 돌아왔다.

“왜 이제 말해.”

그 질문은 예상 못 했다.

“무서워할까 봐.”

“당연히 무섭지.”

가슴이 내려앉았다.

세나는 계속했다.

“근데 거짓말한 것도 무서워.”

나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

“다 말한 거야?”

“아니.”

“왜.”

“기억도 안 나는 게 많아.”

그녀는 한참 나를 봤다.

“다음부터 모르면 모른다고 해.”

“하고 있잖아.”

“숨긴 건 숨겼다고 말하고.”

세나다운 요구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우리는 오래 이야기했다.

돌에 깔렸던 일.

열병.

상처.

고향 사람들의 소문.

사무와 이라가 나보다 먼저 늙은 일.

나는 내가 불멸이라고 확정하지 않았다.

세나도 그 말을 쓰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확인했다.

“배고파?”

“응.”

“잠.”

“자.”

“아파?”

“아파.”

“아이 가질 수 있어?”

나는 멈췄다.

“있었어.”

세나는 그때 처음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럼 완전히 다른 건 아니네.”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나는 물었다.

“안 가?”

세나가 대답했다.

“왜.”

“무섭다며.”

“무서우면 다 떠나?”

그녀는 펜던트를 봤다.

“네라가 당신 알고도 있었어?”

“처음엔 몰랐지.”

“나중엔.”

“응.”

“아이들도.”

“응.”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도 생각해볼게.”

“뭘.”

“당신.”

나는 웃었다.

“지금까지는 생각 안 했어?”

“생각은 했지.”

“그럼.”

“더.”

세나에게 진실을 일부 말한 뒤 며칠 동안 관계가 오히려 어색해졌다.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예전처럼 내 몸을 아무렇지 않게 보지는 않았다.

내가 무거운 걸 들면 잠깐 봤다.

칼 연습을 하면.

상처가 나면.

나는 그 시선이 싫었다.

“왜 봐.”

어느 날 물었다.

“이상해서.”

솔직했다.

“그만 봐.”

“당신도 사람 얼굴 보잖아.”

또 돌아왔다.

나는 웃지 못했다.

세나는 말했다.

“익숙해질 시간 좀 줘.”

그 말은 공평했다.

나는 수십 년 동안 내 몸과 살아도 익숙하지 않았다.

세나에게 며칠 만에 아무렇지 않으라고 요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질문을 적어왔다.

정말.

작은 표식 몇 개.

“뭐야.”

“물어볼 거.”

“조사해?”

“모르니까.”

첫째.

상처.

둘째.

병.

셋째.

나이.

넷째.

아이.

다섯째.

“이건 뭐.”

나는 마지막 표식을 가리켰다.

“혹시 당신 같은 사람 또 있어?”

나는 오래 생각했다.

“모르겠어.”

“찾아본 적.”

“없어.”

“왜.”

질문이 의외였다.

나는 내 몸의 원인을 찾으려 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을 찾아 길을 떠난 적은 없었다.

“어디서 찾는데.”

“소문.”

세나는 말했다.

“당신 얘기도 퍼지잖아.”

맞았다.

세상 어딘가에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소문도 있을 수 있다.

나는 순간 이상한 기대를 느꼈다.

그리고 바로 꺼뜨렸다.

수천 년 뒤까지도 이 질문의 답은 확정되지 않는다.

당시에는 더더욱.

“만나고 싶어?”

세나가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무서워.”

“왜.”

“나보다 오래 산 사람이면.”

그 말 자체가 이상했다.

세나는 웃지 않았다.

“그래도 궁금하지.”

“응.”

그 뒤 우리는 길에서 들리는 이상한 장수 이야기,

늙지 않는 사람 이야기,

치유가 빠른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전설.

과장.

다른 사람.

확인할 수 없는 소문.

나는 한동안 기대했다가 실망했다.

세나는 말했다.

“하나도 없다는 증거는 아니지.”

“있는 증거도 아니고.”

“좋네.”

“뭐가.”

“이제 말 제대로 하네.”

그녀는 내 방식에 적응하고 있었다.

나도 그녀가 보는 시선에 조금 적응했다.

어느 날 작은 상처가 났다.

세나가 봤다.

나는 말했다.

“세지 마.”

그녀가 웃었다.

“왜.”

“며칠 만에 낫나.”

“이미 세고 있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네라가 살아 있었다면 두 사람이 잘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그 생각도 이상해서 웃었다.

세나는 물었다.

“왜.”

“아무것도.”

그녀는 이제 그 대답을 그냥 두지 않았다.

“나중에 말해.”

“응.”

조금씩 진실이 늘었다.

한 번에 전부가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

세나가 견딜 수 있는 만큼.

그날 밤 세나는 자기 숙영지로 돌아갔다.

나는 잠들지 못했다.

다음 아침 시장에 갔다.

세나가 있었다.

평소처럼 아렘과 싸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안도했다.

세나는 나를 보고 말했다.

“왜 그렇게 봐.”

“그냥.”

“또.”

나는 웃었다.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

아직.

그걸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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