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8화 — 자리에 앉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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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문제를 논의하는 사람이 늘자 회의가 너무 커졌다.
모두가 오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물 문제는 밭 쓰는 사람만.
시장 문제는 상인.
경비는 각 구역.
그런 식으로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세 정착지가 같이 이야기하면 또 달랐다.
누가 참석할지부터 문제였다.
하렌은 자기 쪽에서 세 명을 데려왔다.
우리 쪽은 열 명이 넘었다.
작은 마을은 한 명.
균형이 이상했다.
세나는 말했다.
“수 맞춰.”
“사람 수가 다른데.”
“그럼 비율.”
테멘은 싫어했다.
“계산하다 해 지겠다.”
나는 고민했다.
결국 각 공동체가 자기가 보낼 사람을 스스로 정하게 했다.
수는 너무 많지 않게.
문제별로 다른 사람도 올 수 있게.
현대식 대표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고정된 임기도 없었다.
그냥 ‘이번에 가서 말할 사람’.
첫 모임은 엉망이었다.
누가 먼저 말할지 싸웠다.
하렌이 말했다.
“여기서 하니까 당신들이 주인 같잖아.”
그래서 다음에는 강 중간 가까운 중립 장소에서 만났다.
비가 왔다.
모두 욕했다.
세 번째는 하렌 쪽.
네 번째는 우리 쪽.
장소도 돌렸다.
이런 작은 절차가 중요했다.
어느 공동체도 항상 주인 자리에 앉지 않게.
대표자를 보내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누가 대표가 되는지도 문제가 됐다.
대부분 나이 든 남자가 먼저 나왔다.
그게 익숙했기 때문이다.
세나는 첫 모임 명단을 보고 물었다.
“시장 여자들은?”
“뭐.”
“거래하는 여자 많잖아.”
“상인 대표 있잖아.”
“남자잖아.”
“그래서.”
세나가 인상을 썼다.
“그 사람이 다 알아?”
나는 생각했다.
우리 시장에서는 여자도 많이 거래했다.
가죽.
곡물.
천.
음식.
그런데 대표 자리에 거의 없었다.
일부러 막은 규칙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됐다.
세나가 말했다.
“규칙 없어도 습관이 문이 되네.”
그 말이 좋지 않았다.
다음 시장 문제 회의에서 사람들에게 직접 누굴 보낼지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여자 둘도 나왔다.
한 사람은 처음부터 말이 아주 많았다.
아렘과 계속 싸웠다.
나는 웃었다.
아렘은 웃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는 피난민이었다.
그들은 이미 정착지에 살고 있었지만 오래된 가족 중심 회의에서는 목소리가 작았다.
피난민 대표 한 명을 정기적으로 넣었다.
기존 사람 일부가 불평했다.
“또 자리 늘어.”
맞았다.
사람이 늘면 회의도 커졌다.
그래서 모든 문제에 모든 대표가 오는 방식은 버렸다.
필요한 사람만.
대신 공동 방어·물·큰 부담 같은 문제에는 각 구역이 한 명 이상.
점점 복잡해졌다.
나는 이 구조를 한눈에 볼 표식을 만들었다.
세나는 좋다고 했다.
테멘은 보고 한숨을 쉬었다.
“마을 살다 이런 거까지 봐야 하냐.”
나는 말했다.
“마을이 커졌잖아.”
그가 나를 봤다.
“누가 키웠지.”
“사람들이 온 거지.”
“왜 왔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전.
시장.
물.
그중 일부에는 내가 관여했다.
성공은 사람을 불렀다.
사람은 구조를 요구했다.
구조는 다시 나를 중심으로 묶었다.
선순환인지 덫인지 아직 몰랐다.
대표자들이 모이는 날이면 시장도 더 붐볐다.
사람들이 회의만 하러 오는 게 아니었다.
물건을 가져왔다.
친척을 만났다.
혼인 이야기도 오갔다.
정치와 시장과 생활이 같은 날 섞였다.
나는 회의만 보다가 그 사실을 늦게 알았다.
세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회의 때문에만 오겠어?”
“그럼.”
“사람 보러 오지.”
맞았다.
그래서 회의 장소를 너무 멀리 중립지로 옮기면 참여가 줄었다.
시장이나 물이 가까운 곳이 편했다.
중립성과 편의가 또 충돌했다.
결국 장소를 돌리되,
각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자리를 배치하기로 했다.
주인 공동체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높은 자리’라고 해봐야 돌과 깔개 차이였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도 봤다.
어느 날 하렌 쪽에서 회의했을 때 그쪽 노인이 내 자리에 더 좋은 깔개를 놨다.
나는 치웠다.
“왜.”
“다 똑같이.”
노인이 기분 나빠했다.
선의를 거절한 셈.
하렌이 나중에 말했다.
“받아도 됐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잖아.”
“당신만 이상하게 봐.”
나는 너무 의식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특별 대우를 거부하는 행동 자체가 또 특별함이 될 수 있었다.
세나는 말했다.
“자연스럽게 살아.”
네라가 했던 말과 닮았다.
그게 제일 어려웠다.
대표자 선정도 계속 바뀌었다.
어느 구역은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을 보냈다.
어느 구역은 말을 잘하는 사람.
상인은 계산 잘하는 사람.
피난민은 자기들 신뢰 받는 사람.
나는 통일하고 싶었다.
세나가 막았다.
“결과만 보면 되지.”
“누가 정당한지.”
“그 사람들이 정했잖아.”
나는 기준 없는 상태가 불안했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이 실제로 굴러갔다.
한 번은 대표가 너무 오래 자기 자리를 지키려 해 내부에서 반발이 생겼다.
그 구역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보냈다.
나는 개입하지 않았다.
교체가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큰 문제 없이 끝났다.
그 장면을 보고 내 ‘한 해’ 제한에 대한 확신이 조금 커졌다.
자리에는 끝이 있어야 한다.
당시의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그날 가운데 돌에 앉은 뒤 나는 사람들 배치를 봤다.
하렌 쪽.
작은 마을.
벽 안.
벽 밖.
시장.
피난민.
테멘.
세나.
아렘.
모두 다른 이유로 여기 있었다.
내가 왕이 아니어도 이미 작은 정치가 생겨 있었다.
정치는 왕이 생겨서 시작되는 게 아니었다.
사람이 같이 살아야 하는 순간 이미 있었다.
회의 중 가장 이상한 문제는 나였다.
나는 어느 쪽 사람인가.
우리 정착지 대표?
중재자?
물길 사람?
하렌이 말했다.
“당신은 저쪽으로 앉아.”
우리 쪽.
세나는 말했다.
“그러면 중간에서 말 못 하잖아.”
테멘은 웃었다.
“바닥 가운데 앉혀.”
나는 화가 났다.
결국 처음에는 우리 쪽에 앉았다.
회의가 진행되며 여러 문제를 조정하자 모두가 내 쪽을 봤다.
자리와 역할이 또 달랐다.
작은 마을 대표가 말했다.
“그냥 가운데 앉으세요.”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싫다고 했다.
다음 회의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가운데 자리를 하나 비워놨다.
“누구 거야.”
“당신.”
“싫어.”
아무도 다른 사람이 앉지 않았다.
나는 한참 서 있다가 결국 앉았다.
테멘이 웃었다.
그 자리는 의자도 왕좌도 아니었다.
그냥 돌 하나.
그런데 이상하게 무거웠다.
모두가 말할 때 나를 한번씩 봤다.
내가 말을 안 해도.
회의가 끝난 뒤 나는 그 돌을 발로 찼다.
움직이지 않았다.
세나가 말했다.
“돌 잘못은 아니야.”
“알아.”
“그럼 왜.”
“기분 나빠.”
“좋기도 하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또 맞았다.
가운데 앉는 것은 불편했다.
그리고 특별했다.
나는 그 두 감정을 같이 느꼈다.
그날 기록에 중앙 자리에 대한 말은 남기지 않았다.
이상하게 쓰기 싫었다.
기록하지 않은 감정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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