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7화 — 보호를 부탁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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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착지에서 반나절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사람들이 찾아왔다.
사람 수가 많지 않았다.
벽도 없었다.
곡물은 괜찮았지만 무장한 집단이 몇 번 지나갔다고 했다.
“우리도 경비 보내줘.”
그들이 말했다.
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경비 책임자는 난색을 보였다.
“우리도 부족해.”
마을 사람은 말했다.
“곡물 낼게.”
아렘 눈이 반짝였다.
나는 그를 노려봤다.
테멘이 물었다.
“왜 우리가 지켜.”
“가까우니까.”
“그래서.”
마을 대표가 말했다.
“여기 시장 쓰고, 강길도 같이 쓰잖아.”
그 말은 맞았다.
하렌 쪽 공동 순찰도 이미 있었다.
문제는 경비를 보내는 순간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
우리가 그들을 보호하면,
그들은 우리 결정도 따라야 하는가?
공동 부담은?
분쟁이 생기면?
나는 이 질문들이 너무 빨리 보였다.
“사람 보내는 대신 신호 연결부터 하자.”
내가 제안했다.
위험하면 우리와 하렌 쪽에 알림.
시장 오는 길 공동 순찰.
그들 마을 안쪽 일은 그들이.
경비 책임자는 그 정도면 가능하다고 했다.
대표는 불만이었다.
“공격 오면 늦어.”
“우리도 항상 못 막아.”
“그래도 당신들 벽 있잖아.”
그들은 결국 일부 가족을 우리 쪽으로 보내고 싶어 했다.
나는 멈췄다.
이건 보호가 아니라 흡수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세나는 말했다.
“그 사람들이 원하면 오면 되지.”
테멘은 말했다.
“마을 없어지겠네.”
대표 얼굴이 굳었다.
자기 공동체를 지키고 싶어서 온 사람이,
도움을 받다가 공동체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우리는 다른 방식을 찾았다.
벽 대신 낮은 방책 만드는 법.
신호.
곡물 비상 저장.
경비 훈련.
우리 사람이 며칠 가르치고 돌아오는 방식.
나는 직접 갈 생각이었다.
세나가 말했다.
“또?”
“처음이잖아.”
“그 말 금지.”
나는 결국 경비 책임자와 테멘 쪽 젊은 사람 하나를 보냈다.
며칠 뒤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자기 손으로 방책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내가 안 가도 됐다.
이 사실에 이제는 예전만큼 서운하지 않았다.
작은 마을에 사람을 보내고 며칠 뒤 나는 직접 가보고 싶었다.
참았다.
대신 돌아온 경비에게 아주 많은 질문을 했다.
“방책 높이.”
“물은.”
“곡물 어디 둬.”
“신호 보이는 위치.”
경비가 지쳤다.
“그냥 가보시지.”
나는 웃었다.
“안 가려고.”
그가 이상하게 봤다.
다음 달 작은 마을에서 사람이 왔다.
방책 일부가 비 때문에 무너졌다고.
나는 또 가려 했다.
이번에는 테멘이 말했다.
“사람 보내.”
“누구.”
그 마을 공사를 가르쳤던 젊은이를 가리켰다.
그가 다시 갔다.
고쳤다.
나는 조금씩 내가 가지 않는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작은 마을 사람들은 이후 자기들끼리 경비 순번도 만들었다.
우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달랐다.
밤 순찰보다 낮 망보기를 더 중시했다.
지형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들었을 때 고치려 했다.
곧 멈췄다.
그들이 더 잘 알았다.
몇 달 뒤 무장한 낯선 무리가 그 마을 근처를 지났다.
신호가 왔다.
우리와 하렌 쪽이 준비했다.
결국 공격은 없었다.
그 마을은 혼자 대응했고,
필요하면 도움을 부를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대표가 말했다.
“이제 경비 보내달라는 말 안 할게.”
나는 안도했다.
“왜.”
“우리도 할 수 있더라.”
그 말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
보호를 요청한 마을을 영원히 보호받는 마을로 만드는 대신,
스스로 버틸 수 있게 한 것.
세나는 말했다.
“당신 답지 않게 잘했네.”
“무슨 뜻.”
“보통 다 직접 하잖아.”
나는 인정했다.
“배우고 있어.”
“느리게.”
“당신보다 오래 살면 되지.”
말이 입에서 나왔다.
세나가 나를 봤다.
나는 바로 말을 돌렸다.
“농담.”
그녀는 한참 봤지만 추궁하지 않았다.
그 작은 실수가 마음에 남았다.
작은 마을과 관계가 깊어지자 그들 안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젊은 사람 몇은 아예 우리 쪽으로 옮기고 싶어 했다.
“시장이 크잖아.”
“경비도.”
노인들은 반대했다.
“그러다 마을 없어져.”
대표가 나에게 와 물었다.
“사람 못 가게 해줄 수 있어?”
나는 놀랐다.
“왜 내가.”
“당신들이 받아주니까 가잖아.”
나는 대답했다.
“오고 싶은 사람 막을 생각 없어.”
대표 얼굴이 굳었다.
“그럼 결국 다 데려가겠다는 거네.”
“아니.”
“결과는 같잖아.”
나는 처음으로 우리 정착지의 성공이 주변 작은 공동체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봤다.
안전.
시장.
물.
사람은 좋은 조건으로 이동한다.
우리가 공격하지 않아도 흡수할 수 있었다.
세나는 말했다.
“길 열려 있으면 원래 그래.”
“그럼 어떡해.”
“뭘 어떡해.”
“작은 마을 없어지잖아.”
세나는 나를 봤다.
“그걸 당신이 정해?”
또 그 질문.
작은 마을 사람도 자기 선택을 한다.
남는 사람.
떠나는 사람.
나는 공동체를 하나의 생명처럼 보호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 사람의 선택과 충돌할 수 있었다.
대표와 다시 이야기했다.
우리가 일부러 사람을 끌어오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주하는 사람에게 기존 마을 의무나 빚이 있으면 먼저 정리하도록.
그 이상은 막지 않았다.
대표는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도 받아들였다.
반대로 우리 쪽 사람 중 하나가 작은 마을로 옮겼다.
결혼 때문이었다.
대표가 그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우리도 하나 데려갔네.”
나도 웃었다.
공동체 경계는 생각보다 구멍이 많았다.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었다.
몇 달 뒤 작은 마을이 자체 방책을 완성했을 때 작은 잔치를 열었다.
나도 초대받았다.
이번에는 갔다.
왜냐고 세나가 물었다.
“이제 안 가는 기술 배웠다며.”
“초대했잖아.”
“그건 핑계.”
나는 웃었다.
마을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만든 방책을 보여줬다.
우리 것보다 낮았다.
대신 지형에 잘 맞았다.
나는 고칠 점이 몇 개 보였다.
말하지 않았다.
대표가 먼저 물었다.
“어때.”
“좋아.”
“진짜?”
“응.”
“고칠 거 없어?”
나는 오래 참다가 두 가지만 말했다.
사람들이 웃었다.
“역시.”
나는 그날 처음으로 다른 공동체의 성공을 내 작품처럼 느끼지 않고 축하하려고 했다.
완벽하게는 못 했다.
그래도 노력했다.
몇 주 뒤 그 마을 대표가 곡물과 말린 고기를 가져왔다.
“값.”
“무슨 값.”
“도와준 거.”
나는 받지 않으려 했다.
대표가 말했다.
“안 받으면 다음에 못 부탁해.”
그 말이 새로웠다.
일방적 보호는 빚이 된다.
서로 주고받으면 관계가 된다.
우리는 일부만 받았다.
공동 창고에 넣었다.
그날부터 그 작은 마을도 정기 모임에 가끔 사람을 보냈다.
누가 초대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우리 정착지,
하렌 쪽,
작은 마을.
세 곳이 같은 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직 연합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테멘은 이미 그렇게 불렀다.
“작은 연합.”
나는 부정했다.
그가 웃었다.
“이름만 싫지, 하는 건 다 하네.”
정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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