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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76화 — 불이 난 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76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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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격보다 작은 사고가 구조를 더 잘 시험할 때가 있다.

시장 가까운 집에서 불이 났다.

건조한 날.

바람이 있었다.

처음에는 한 지붕.

곧 옆집.

사람들이 소리쳤다.

경비가 신호를 냈다.

문제는 그 신호가 공격 신호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벽 쪽 경비들이 무기를 들고 뛰었다.

창고 사람들은 문을 잠갔다.

불 끄는 사람은 오히려 부족해졌다.

나는 현장에 도착해 화가 났다.

“불이야! 물!”

사람들이 그제야 움직였다.

테멘이 물길 일부를 열어 시장 쪽으로 더 보냈다.

아렘은 곡물 창고 주변 가연성 물건을 치웠다.

세나는 사람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물.

사람 대피.

지붕 걷어내기.

나는 불 붙은 집 쪽으로 가려 했다.

세나가 팔을 잡았다.

“당신은 어디.”

“저기.”

“왜.”

“사람 있을 수도.”

“이미 확인했어.”

나는 멈췄다.

누군가 이미 했다.

나는 또 모든 걸 직접 하려 했다.

불은 몇 집을 태우고 멈췄다.

사람은 죽지 않았다.

재산 손실은 컸다.

다음 날 회의를 열었다.

첫 문제.

신호.

공격과 화재를 구분해야 했다.

둘째.

집 사이 간격.

벽 안이 빽빽해지며 불이 번지기 쉬웠다.

셋째.

공용 물통 위치.

넷째.

누가 지붕을 철거할 권한이 있는가.

불이 옆집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사람들은 한 집 지붕을 뜯었다.

집주인은 화가 났다.

“내 집을 왜.”

“안 뜯었으면 다 탔어.”

“누가 결정했어.”

현장 사람이 했다.

결과는 맞았지만 권한은 애매했다.

또 문제.

나는 머리가 아팠다.

테멘은 말했다.

“왕 되고 싶으면 이런 거 다 해.”

“안 된다고.”

그가 웃었다.

화재 뒤 재건하면서 집 간격을 조금 넓히자는 의견이 나왔다.

문제는 땅이었다.

집 사이를 비우면 누군가는 자리를 옮겨야 했다.

“왜 우리 집.”

피해 안 본 사람이 말했다.

“불길 막으려고.”

“불 난 집 쪽이 옮겨.”

불 난 집은 이미 피해를 봤다.

또 부담시키는 게 공정한가.

회의가 길어졌다.

결국 특정 집만 옮기지 않고,

재건할 때마다 조금씩 통로를 넓히기로 했다.

즉시 완벽하게 고치는 대신,

시간을 두고 구조를 바꾼다.

나는 이런 방식이 답답했다.

“몇 년 걸리겠네.”

세나는 말했다.

“그래도 사람 집인데.”

테멘은 말했다.

“당신은 시간이 많잖아.”

그 말에 가슴이 순간 굳었다.

그는 농담으로 했다.

나는 웃는 척했다.

공사 중 한 집 벽을 허무는데 안쪽에서 오래된 물건이 나왔다.

작은 장식.

집 주인 할머니가 말했다.

“내 어머니 거.”

그녀는 그것을 들고 한참 앉아 있었다.

공사 담당자가 재촉하려다 내가 막았다.

몇 분 기다렸다.

이런 장면을 보면 나는 항상 푸른 펜던트를 떠올렸다.

도시는 계획선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사람 기억이 박힌 벽과 땅을 옮기는 일이었다.

그걸 무시하면 효율적일 수는 있어도 사람을 잃었다.

재건 끝에 시장 주변에는 조금 넓은 빈 길이 생겼다.

아이들이 뛰어다녔다.

불이 나면 불길을 끊는 공간이자,

평소에는 사람이 모이는 곳.

한 목적의 시설이 다른 생활을 만들었다.

아렘은 거기에 바로 작은 장터를 더 열려고 했다.

“빈 곳이잖아.”

나는 말했다.

“불길 막으려고 비운 건데.”

“항상 비워?”

또 싸움.

결국 특정 날 낮에만 임시 물건을 펼치고,

밤에는 치우게 했다.

사람은 빈 공간을 그냥 두지 않았다.

도시 비슷한 것이 만들어질수록 공간도 규칙을 먹었다.

화재 당시 나는 몇 가지 일을 회의 없이 바로 시켰다.

집 비우기.

지붕 걷기.

물길 열기.

공동 창고 일부를 대피 장소로 쓰기.

사람들은 따랐다.

불이 꺼진 뒤 누군가 물었다.

“그때는 왜 혼자 정해도 돼.”

나는 대답했다.

“급했으니까.”

“급한지 누가 정해.”

또 그 질문.

나는 머리를 짚었다.

세나는 말했다.

“비상 때 쓸 권한 따로 정해.”

테멘은 싫어했다.

“권한 이름 붙이는 거 좋아하네.”

그래도 필요했다.

우리는 아주 제한적인 원칙을 만들었다.

불.

큰물.

실제 공격.

사람 목숨이 바로 위험할 때는 현장 책임자가 평소 합의 없이도 사람과 공동 물자를 움직일 수 있다.

대신 끝나면 왜 했는지 설명.

손실이 크면 같이 검토.

나는 이 규칙이 마음에 들었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나중에 확인도 한다.

경비 책임자도 좋아했다.

문제는 첫 적용에서 생겼다.

며칠 뒤 작은 불이 났다.

경비 책임자가 ‘비상’이라고 판단해 주변 집 두 곳을 강제로 비우게 했다.

불은 금방 꺼졌다.

집주인들이 화났다.

“이 정도로?”

책임자는 규칙대로 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편을 들려다 멈췄다.

결과를 알고 나면 과했다고 보기 쉽다.

그 순간에는 불이 커질지 몰랐다.

결국 처벌하지 않았다.

다만 비상 판단을 했다고 기록했다.

사람들 앞에서 설명하게 했다.

집주인은 여전히 기분 나빠했다.

그래도 왜 그랬는지는 들었다.

그 정도로 끝났다.

나는 그 경험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비상권한은 결과가 좋았다고 무조건 정당한 것도,

결과가 작았다고 무조건 남용도 아니었다.

당시 정보로 봐야 했다.

어려운 원칙.

나중에 전쟁이 많아질수록 더 어려워진다.

불탄 집 재건 중 나는 일부러 현장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내 역할은 공동 재료 배분과 분쟁 조정만.

어느 날 공사장에 갔더니 사람들이 내게 계속 물었다.

“이 벽 높이.”

“저 사람한테.”

“배수는.”

“담당자.”

“문 위치.”

“집 주인.”

몇 번 반복하니 정말 나를 안 물었다.

조금 섭섭했다.

나는 스스로 웃었다.

세나가 봤다.

“또 필요 없어져서 서운해?”

“아니.”

“거짓말.”

이제 너무 많이 들은 말이라 화도 안 났다.

나는 말했다.

“조금.”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인정하면 덜 위험해.”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권력을 좋아하지 않는 척하는 사람보다,

좋아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 조금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다.

그날 저녁 새 넓은 길 한쪽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나눠 먹었다.

불 난 집 가족도.

나는 멀리서 봤다.

재난이 남긴 빈틈이 새로운 광장이 되는 장면.

그게 마음에 들었다.

화재 뒤 나는 신호 체계를 다시 나눴다.

불.

공격.

홍수.

너무 많으면 헷갈렸다.

세나는 단순한 조합을 만들었다.

짧은 소리 횟수.

낮에는 연기 위치.

사람들은 연습했다.

아이들이 제일 빨리 외웠다.

며칠 뒤 아이들이 놀이로 신호를 따라 했다.

경비가 뛰어나왔다.

모두 화냈다.

아이들은 울었다.

나는 웃음이 나왔지만 참았다.

그날 이후 비상 신호 장난은 크게 혼냈다.

사소한 규칙 하나 더.

불이 난 집 가족에게는 공동 재료를 조금 지원했다.

75화의 부담 체계가 처음으로 큰 사고 복구에 쓰였다.

사람들이 자기 곡물과 노동이 어디로 가는지 눈으로 봤다.

불평이 줄었다.

공동 부담의 정당성은 설명보다 실제 쓰임에서 나왔다.

그날 저녁 태운 집터에서 아이 하나가 검게 탄 돌을 주웠다.

“이거 가져도 돼?”

집주인이 말했다.

“가져.”

아이는 좋아했다.

나는 어릴 때 큰물 뒤 진흙 장난감을 다시 만들던 일을 떠올렸다.

재난 뒤에도 아이는 물건을 줍는다.

삶은 너무 빨리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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