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5화 — 모두의 곡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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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늘고 경비와 벽과 공동 창고가 커지자 부담도 커졌다.
누군가는 밤을 지켰다.
누군가는 물길을 팠다.
누군가는 창고를 관리했다.
누군가는 시장 길을 고쳤다.
처음에는 필요할 때마다 사람을 불렀다.
“내일 벽 보수.”
“이번 주 물길.”
“경비 한 명 더.”
사람들이 지쳤다.
“왜 맨날 우리 집만.”
“지난번에 냈잖아.”
“저 집은 안 했어.”
기억이 또 달랐다.
세나는 말했다.
“세어.”
나는 바로 좋아했다.
테멘은 싫어했다.
“사람 노동까지 숫자냐.”
“안 세면 싸우잖아.”
아렘도 세나 편.
결국 집마다 공동 부담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곡물.
노동.
재료.
모두 같은 방식으로 내는 것은 아니었다.
가축 많은 집은 운반을 더 할 수 있었다.
장인은 도구 수리.
곡물 많은 집은 저장분.
몸이 약한 노인이 있는 집은 적게.
처음에는 유연했다.
곧 문제가 생겼다.
누군가는 자기가 낸 노동이 곡물보다 더 가치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반대.
“하루 일했다고 곡물 한 자루?”
“그럼 당신이 와서 해.”
싸움.
나는 단순한 환산표 같은 걸 만들 생각을 했다.
세나가 오히려 말렸다.
“모든 일을 하나로 바꾸지 마.”
“왜.”
“상황마다 다르잖아.”
숫자를 좋아하는 세나가 그런 말을 하니 놀랐다.
그녀는 말했다.
“기록은 하되, 값은 매번 봐.”
테멘이 드물게 동의했다.
나는 둘이 같은 편인 게 마음에 안 들었다.
공동부담을 기록하기 시작한 뒤 사람들은 기록 자체를 이용하려 했다.
한 집이 노동을 했다고 표시해달라고 했다.
실제로는 반나절만 나왔다.
담당자는 하루로 적었다.
친척이었다.
다른 사람이 발견했다.
바로 싸움.
“우리도 그렇게 해줘.”
나는 기록 담당자를 불렀다.
그는 별거 아니라고 했다.
“반나절이나 하루나.”
세나는 바로 화냈다.
“그럼 왜 적어.”
테멘도 드물게 세나 편이었다.
나는 담당자를 바꿀까 생각했다.
그런데 72화 경비 사건이 떠올랐다.
한 번 잘못했다고 바로 역할에서 영구히 빼는 것이 최선인가.
그는 잘못을 인정했다.
표시를 고쳤다.
한동안 다른 사람이 같이 확인하게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제 서로의 부담량을 보기 시작했다.
“저 집은 왜 적어.”
“아픈 사람 있잖아.”
“지난달에도.”
불평이 늘었다.
기록이 투명하면 갈등이 줄 거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비교할 자료가 생기니 갈등이 늘기도 했다.
세나는 말했다.
“숫자 보여주면 이유도 보여줘.”
그래서 부담을 줄인 이유도 간단히 남겼다.
병.
화재 피해.
출산.
공동 일 중 부상.
개인 사정을 어디까지 기록할지 또 문제가 됐다.
나는 점점 머리가 아팠다.
“그냥 예전처럼 사람 기억으로 하면 안 돼?”
내가 말했다.
테멘이 웃었다.
“이제 와서?”
정말 돌아갈 수 없었다.
공동 부담으로 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벽 수리.
경비 식량.
불 난 집 재료.
공동 창고 손실.
길 보수.
사람들은 이제 묻기 시작했다.
“내가 낸 게 어디 갔어.”
당연한 질문이었다.
아렘은 지출도 기록하자고 했다.
세나는 찬성.
나는 조금 놀랐다.
“사람들이 다 봐?”
“왜 안 봐.”
아렘이 말했다.
“창고는 원래 보여.”
그날부터 공동부담이 어디에 쓰였는지 정기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확인했다.
처음에는 지루했다.
아이들은 도망갔다.
어른들도 중간에 졸았다.
그래도 중요한 날에는 사람들이 왔다.
특히 큰 지출.
벽.
경비 장비.
시장 지붕.
회의 끝에 한 노인이 말했다.
“이제 당신도 마음대로 못 쓰겠네.”
나는 바로 말했다.
“원래도 못 썼어.”
사람들이 웃었다.
나도 웃었다.
그 말이 완전히 사실인지는 애매했다.
내가 제안하면 통과되는 일이 많았다.
형식적 동의가 실제 견제와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숫자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힘이었다.
나를 향해서도.
세나는 나중에 말했다.
“당신 오래 있을 거면 꼭 해.”
“뭘.”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거.”
“왜 내가 오래 있어.”
세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그녀도 테멘처럼 가끔 내가 싫어하는 미래를 너무 쉽게 말했다.
공동 부담은 점점 안정됐다.
사람들은 그것을 세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그런 현대적 개념으로 부를 수도 없다.
그저 같이 쓰는 것에 같이 내는 몫.
문제는 누가 쓰는지였다.
경비 장비.
벽.
창고.
물길.
여기까지는 쉬웠다.
어느 날 아렘이 시장 지붕을 더 만들자고 했다.
“비 오면 물건 젖어.”
상인들은 좋아했다.
농부는 반대했다.
“왜 내 곡물로 상인 지붕 지어.”
좋은 질문.
아렘은 시장에서 거래가 늘면 모두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농부는 당장 자기 곡물부터 봤다.
회의가 길어졌다.
결국 시장 상인이 더 많이 내고,
공동 부담은 일부만 쓰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각 사업마다 부담 비율이 달라졌다.
복잡해졌다.
나는 복잡함을 싫어했다.
“하나로 하면 편한데.”
세나가 말했다.
“편한 사람이 누구.”
“관리하는 사람.”
“그러니까.”
그 말이 날카로웠다.
제도는 관리하는 사람 편의를 위해 단순해질 수 있다.
그 단순함의 비용은 다른 사람이 낼 수 있다.
나는 기록 방식을 조금 더 복잡하게 유지했다.
싫었지만.
어느 날 어린아이가 벽에 붙은 부담 표식을 보고 물었다.
“이건 왜 해?”
나는 말했다.
“다 같이 쓰는 거 만들려고.”
“나는 안 쓰는데.”
“뭘.”
“경비 칼.”
사람들이 웃었다.
아이 말도 맞았다.
모두가 모든 공공물을 직접 쓰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필요했다.
나는 그걸 설명하려다 말이 길어졌다.
아이가 중간에 도망갔다.
테멘이 말했다.
“좋은 설명이네.”
“조용히 해.”
부담 기록을 시작한 첫해에는 수확이 집마다 크게 달랐다.
강 가까운 몇 밭은 좋았다.
먼 곳은 나빴다.
같은 비율의 곡물을 내게 하면 흉작 집이 더 힘들었다.
나는 비율을 낮추자고 했다.
풍작 집 사람들이 화냈다.
“우리가 더 냈는데 또.”
“많이 났잖아.”
“우리가 더 일해서.”
땅이 좋아서인지,
사람이 더 일해서인지,
가축이 많아서인지.
결과 하나의 이유를 나누기 어려웠다.
세나는 실제 수확량을 어느 정도 세자고 했다.
사람들이 싫어했다.
“왜 우리 곡물을 세.”
그 반응은 강했다.
곡물은 곧 가족 생존이었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나는 세나와 오래 이야기했다.
“다 세면 정확하잖아.”
“정확해서 뭐.”
“몫 정하지.”
“사람들이 싫다잖아.”
숫자를 좋아하는 세나가 오히려 멈췄다.
결국 모든 저장량을 조사하지 않았다.
공동에 내는 양과 대략적인 형편만.
자발적으로 더 내는 집도 있었다.
누군가 말했다.
“내년 우리 집 안 좋으면 우리도 받잖아.”
공동부담이 보험 비슷한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불 난 집.
다친 경비.
흉작.
피난민 초기 지원.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보며 조금 더 쉽게 냈다.
반대로 악용도 생겼다.
한 집이 수확이 적다고 부담을 줄여달라 했다.
나중에 숨겨둔 곡물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사람들이 화났다.
집 주인은 말했다.
“아이들 먹일 거야.”
“우리도 아이 있어.”
나는 그 사람을 이해했다.
동시에 그냥 넘어가면 제도가 무너진다.
숨긴 곡물을 전부 빼앗지는 않았다.
원래 냈어야 할 몫과 작은 추가 부담을 내게 했다.
공개적으로 망신주지는 않았다.
일부 사람은 약하다고 했다.
나는 말했다.
“다음에 숨길 이유 줄이는 게 먼저야.”
그 사건 뒤 흉작을 주장할 때는 이웃 두 집 정도가 상황을 확인해주게 했다.
완벽한 조사 대신 가까운 사람의 확인.
사생활과 공동 신뢰 사이의 타협이었다.
테멘은 말했다.
“이제 이웃끼리 더 싸우겠네.”
“왜 항상 나쁜 쪽만 봐.”
“너는 좋은 쪽 보잖아.”
둘 다 필요했다.
그해 공동부담으로 작은 우물 비슷한 물 저장 시설 하나를 고쳤다.
모든 사람이 직접 쓰는 시설이었다.
완성된 날 사람들 불평이 가장 적었다.
아렘이 말했다.
“이런 것만 하면 편하겠네.”
나는 웃었다.
“세상에 그런 것만 있으면.”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공동 이익에는 쉽게 동의했다.
문제는 눈에 안 보이는 것.
경비.
비상 곡물.
미래 위험.
그걸 위해 내는 몫은 늘 설명이 더 필요했다.
나는 점점 말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삽보다 말.
칼보다 말.
그 변화가 권력의 또 다른 형태라는 걸 조금씩 느꼈다.
그날 밤 기록을 보며 느꼈다.
공동 부담을 걷는 순간,
우리는 이미 단순한 마을보다 다른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누구도 나라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도.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