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4화 — 강을 함께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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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뒤 하렌 쪽에서도 불안이 커졌다.
우리 정착지를 공격했던 무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도망간 사람들이 다른 무리와 합칠 수도 있었다.
하렌이 사람 둘과 함께 왔다.
이번에는 물 문제가 아니었다.
“강길 같이 보자.”
“뭘.”
“낯선 무리.”
경비 책임자가 바로 좋아했다.
“공동 순찰.”
테멘은 싫어했다.
“물 볼 사람 빼가지 마.”
하렌이 웃었다.
“당신은 물밖에 모르냐.”
“물 없으면 다 죽어.”
또 싸움이 날 것 같았다.
나는 중간에 앉았다.
강 양쪽에서 정찰과 신호를 공유하는 방식을 논의했다.
문제는 정보였다.
“저쪽에 사람이 열 명.”
누가 그렇게 말하면 믿을 수 있는가.
과장하면?
늦게 알려주면?
세나는 말했다.
“표식 정해.”
공격 가능성.
상인.
가축 무리.
피난민.
서로 다른 신호.
경비 책임자는 복잡하다고 했다.
“불 하나면 되지.”
“불 하나 보고 몇 명 보낼 건데.”
세나는 물었다.
또 맞았다.
우리는 밤에는 불 수,
낮에는 연기나 깃발 비슷한 천,
사람을 직접 보내는 경우를 나눴다.
완벽하지 않았다.
날씨가 나쁘면 보이지 않았다.
가짜 신호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나았다.
첫 공동 순찰 날 나는 직접 가겠다고 했다.
경비 책임자가 말했다.
“왜.”
“처음이니까.”
“맨날 처음이라고 직접 하면.”
나는 멈췄다.
56화부터 계속 듣던 말.
“알았어.”
나는 안 갔다.
대신 돌아온 사람들에게 물었다.
하렌 쪽 사람과 우리 경비가 처음에는 말도 안 했다고 했다.
몇 시간 뒤에는 음식 나눠 먹었다.
돌아올 때는 서로 욕하면서 웃었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들었다.
공동 순찰이 시작된 뒤 첫 실제 도움은 전투가 아니라 가축 사건이었다.
강가 얕은 곳에서 하렌 쪽 소 몇 마리가 진흙에 빠졌다.
사람 둘이 꺼내려다 같이 위험해졌다.
우리 순찰이 먼저 발견했다.
신호를 보냈다.
양쪽 사람이 모였다.
줄을 묶고,
가축을 진정시키고,
한 마리씩 끌어냈다.
전투를 대비해 만든 신호가 소를 구하는 데 쓰였다.
사람들이 웃었다.
하렌은 말했다.
“좋은 군대네.”
나는 바로 말했다.
“군대 아니야.”
“소 구조대?”
세나가 웃었다.
그 사건 뒤 공동 순찰에 대한 반감이 조금 줄었다.
실제로 이익이 보였기 때문이다.
며칠 뒤에는 우리 쪽 아이 둘이 강 건너까지 놀러갔다가 늦게 돌아왔다.
부모들이 난리가 났다.
하렌 쪽 순찰이 아이를 발견해 데려왔다.
아이들은 혼났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느꼈다.
안전망이 경계를 넘어가고 있었다.
동시에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우리 경비 하나가 하렌 쪽에서 사람을 붙잡으려 했다.
도둑이라고 생각해서.
하렌 사람들이 막았다.
“여기서 무슨 권리로.”
맞았다.
공동 순찰이 상대 영역에서 체포권까지 주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다시 모였다.
공동 순찰은 관찰과 신호.
위험이 급하면 제지할 수 있지만,
사람을 오래 붙잡는 건 해당 공동체 경비에 넘긴다.
또 규칙 하나.
세나는 말했다.
“당신들은 문제 생길 때마다 문장 늘어나네.”
“당신이 시작했잖아.”
“나는 숫자였지.”
테멘이 말했다.
“둘 다 똑같아.”
나는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공동 순찰 인원이 서로 식사하는 일이 늘었다.
하렌 쪽 사람이 우리 시장에서 가족 선물을 사고,
우리 사람이 그쪽 가죽 장인에게 물건을 주문했다.
교역량도 늘었다.
아렘은 매우 좋아했다.
“안 싸우니까 돈 돼.”
하렌은 말했다.
“당신은 전쟁도 값으로 보냐.”
아렘은 대답했다.
“전쟁이 제일 비싸.”
나는 그 말을 기억했다.
전쟁은 곡물,
사람,
시간,
신뢰를 모두 먹었다.
승리해도 싸지 않았다.
그걸 안다고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쉽게 시작하지 않을 이유는 됐다.
어느 공동 순찰 뒤 하렌이 나에게 작은 잔을 건넸다.
발효된 음료였다.
“우리 쪽 방식.”
나는 마셨다.
맛이 이상했다.
하렌이 웃었다.
“싫지.”
“아니.”
“거짓말.”
모두가 내 얼굴을 읽었다.
나는 결국 인정했다.
“별로.”
하렌은 더 웃었다.
그날 처음으로 우리는 물과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고 오래 앉아 있었다.
공동체 사이 관계도 결국 사람 사이 관계로 만들어졌다.
며칠 뒤 첫 실제 신호가 왔다.
강 위쪽에 낯선 무리.
경비가 긴장했다.
하렌 쪽에서도 사람을 보냈다.
확인 결과 상인이었다.
잘못된 경보.
사람들이 투덜거렸다.
나는 오히려 괜찮다고 했다.
실전 전에 틀린 경보 한 번 겪는 게 나았다.
그 뒤 신호 의미를 조금 수정했다.
공동 순찰이 자리를 잡자 길에도 작은 표식이 생겼다.
어느 구간은 우리 쪽이 주로 본다.
어느 구간은 하렌 쪽.
물이 불어나면 우회할 길.
밤에 불을 피우기 좋은 곳.
사람들이 돌을 쌓고,
나무에 흠집을 냈다.
세나는 너무 눈에 띄면 약탈자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든 표시를 똑같이 만들지 않았다.
일부는 순찰 사람만 알아보게.
나는 그 방식이 흥미로웠다.
정보도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것.
동시에 너무 감추면 다음 사람이 못 쓴다.
균형.
공동 순찰 중 한번은 우리 쪽 경비가 하렌 사람에게 길 표시를 일부러 잘못 알려줬다는 말이 나왔다.
장난이었다.
하렌 쪽은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둘이 싸웠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하렌이 크게 화냈다.
“같이 지키는 사람을 길에서 속여?”
우리 경비는 말했다.
“농담인데.”
이 말은 언제나 문제를 만든다.
나는 경비를 바로 처벌하려다 멈췄다.
하렌 쪽 사람에게 어떻게 풀고 싶은지 먼저 물었다.
그는 뜻밖에도 말했다.
“같이 순찰 한 번 더.”
“뭐?”
“내가 길 가르칠 거야.”
다음 순찰에서 그 경비는 일부러 가장 긴 구간을 같이 걸었다.
하렌 사람은 모든 표시를 설명했다.
돌아올 때 둘이 웃고 있었다.
나는 그게 더 좋은 해결 같았다.
세나는 말했다.
“벌보다 귀찮은 게 낫네.”
“뭐가.”
“같이 일하게 하는 거.”
그 뒤 공동 순찰에서 장난으로 잘못된 정보를 주는 건 금지했다.
굳이 적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당연해 보였다.
그래도 적었다.
사람은 당연한 것도 한 번 망가뜨리고 나서야 규칙으로 만든다.
한편 강길을 같이 지키면서 작은 밀수 비슷한 일도 보이기 시작했다.
공동 시장 부담을 피하려고 밤에 물건을 건네는 사람들.
아렘은 크게 화냈다.
하렌 쪽 상인도 마찬가지.
나는 처음에는 모두 잡자고 했다.
테멘이 물었다.
“왜 피하는데.”
부담이 너무 높다는 불평이 있었다.
정식 시장을 쓰면 내는 몫.
경비와 길 보수에 쓰는 몫.
작은 거래까지 똑같이 내는 게 부담스러웠다.
우리는 소규모 교환은 줄였다.
그랬더니 몰래 거래가 줄었다.
나는 또 배웠다.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늘면 사람만 나쁘다고 하기 전에,
규칙이 현실과 맞는지도 봐야 했다.
물론 어떤 사람은 그냥 안 내고 싶어서 숨겼다.
둘을 구분하는 게 늘 어려웠다.
하렌은 말했다.
“당신이랑 일하면 규칙이 자꾸 늘었다 줄었다 해.”
“좋잖아.”
“헷갈려.”
“그럼 안 바꾸고 틀린 채로 둬?”
그는 한숨을 쉬었다.
“당신 말 많아.”
테멘이 멀리서 말했다.
“이제 알았냐.”
나는 둘 다 무시했다.
공동 순찰은 그렇게 싸움과 농담과 규칙 수정을 반복하며 이어졌다.
연합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없었다.
하지만 길 위에서는 이미 사람들이 한 팀처럼 움직일 때가 많아지고 있었다.
한 달쯤 지나 공동 순찰은 익숙해졌다.
사람들이 하렌 정착지에 가서 물건을 사고,
그쪽 사람이 우리 시장에 더 자주 왔다.
나는 어느 순간 ‘우리’라는 말을 둘 다 포함해 쓸 뻔했다.
“우리 강—”
말하다 멈췄다.
하렌이 웃었다.
“이제 우리 강이야?”
“원래 강은 하나였지.”
“그럼 진작 그렇게 말하지.”
강은 누구 것도 아니면서 모두의 것이었다.
공동체도 조금씩 비슷해지고 있었다.
경계는 남아 있었지만,
문제 몇 개는 이미 따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날 밤 테멘이 말했다.
“연합 만들 거야?”
“무슨 연합.”
“같이 물 보고, 같이 길 보고, 같이 싸우면.”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필요한 거 같이 하는 거지.”
테멘은 웃었다.
“이름 안 붙이면 없는 줄 아네.”
나는 또 기분이 나빠졌다.
그 말이 맞을 가능성이 높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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