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71화 — 죽은 사람의 몫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71 / 37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기억]

전투가 끝난 뒤 가장 먼저 생긴 문제는 축하가 아니었다.

죽은 사람 가족의 식량이었다.

두 사람이 죽었다.

한 명은 경비였다.

다른 한 명은 피난민을 처음 받아주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둘 다 가족이 있었다.

죽은 사람 장례가 끝난 다음 날 아렘이 창고 기록을 들고 왔다.

“이 집들 몫 어떻게 해.”

“무슨 뜻.”

“일할 사람이 줄었잖아.”

그 질문이 너무 차갑게 들려 처음에는 화가 났다.

아렘도 바로 알아챘다.

“그런 뜻 아니야.”

“알아.”

정말 알았다.

문제는 실제였다.

한 가족은 성인 남자 하나가 줄었다.

다른 집은 공동 노동을 하던 사람이 사라졌다.

곡물은 슬픔을 봐주지 않았다.

테멘도 왔다.

“공동 창고에서 줘.”

아렘이 말했다.

“얼마나.”

“필요한 만큼.”

“그 필요가 얼마냐고.”

둘이 나를 봤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왜 또 나.”

테멘이 말했다.

“앞에서 결정하는 사람.”

나는 욕했다.

처음에는 한 계절 동안 기존 몫을 유지하자고 했다.

가족이 일하지 못한 부분을 공동에서 채운다.

사람들 반응은 갈렸다.

“왜 저 집만.”

“사람 죽었잖아.”

“우리 집도 아픈 사람 있어.”

맞는 말이었다.

전투에서 죽은 사람만 특별히 대우하면 다른 죽음은?

경비 중 다친 사람은?

홍수 때 집 잃은 사람은?

규칙 하나를 만들면 바로 다음 질문이 생겼다.

나는 다시 모임을 열었다.

죽은 사람 가족도 왔다.

한 여자는 회의 자체를 싫어했다.

“남편 죽었는데 내가 왜 여기 앉아 있어.”

나는 미안했다.

“안 와도 돼.”

“그럼 누가 우리 몫 정해.”

그 말도 맞았다.

결국 기준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공동 일을 하다 죽거나 크게 다친 사람의 가족은 일정 기간 공동 창고와 노동 지원을 받는다.

무기 들고 싸운 사람만이 아니라,

홍수 구조나 벽 공사 같은 공동 작업도 포함.

아렘은 기록했다.

세나는 옆에서 물었다.

“기간 끝나면.”

“다시 본다.”

“누가.”

“사람들이.”

“당신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나가 웃었다.

“또 당신이겠네.”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말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그렇게 했다.

죽은 경비의 형.

피난민 대표.

아렘.

테멘.

다른 가족 대표 몇.

나.

처음으로 ‘사망자 지원’ 같은 문제를 내가 혼자 정하지 않았다.

결정은 느렸다.

사람들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이들은 밖에서 기다리다 지쳤다.

나는 중간에 세 번이나 “그냥 이렇게 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참았다.

결국 합의는 내 첫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짜증이 났다.

“내 말대로 할 거였으면 왜 이렇게 오래 했어.”

세나가 바로 말했다.

“당신 말대로 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말 하고 같은 데 온 거야.”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세나는 고개를 저었다.

“있어.”

“뭐가.”

“다음에 불만 생기면 자기들도 그 자리에 있었잖아.”

그 말은 이해됐다.

며칠 뒤 실제로 누군가 지원량이 많다고 불평했다.

죽은 경비의 아내가 먼저 대답했다.

“당신 형도 회의에 있었잖아.”

내가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그날 처음으로 공동 결정의 느림이 나중 시간을 아낄 수도 있다는 걸 봤다.

죽은 사람의 물건도 문제였다.

경비 창 하나.

작은 칼.

밤 순찰 때 쓰던 신호 도구.

가족이 가져가길 원했다.

경비 책임자는 공동 물건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쓰던 거잖아.”

아내가 말했다.

“공동에서 준 거야.”

둘이 싸웠다.

나는 창을 봤다.

물건 하나가 사람의 것인지 역할의 것인지.

이것도 처음 생긴 문제였다.

결국 칼은 가족에게.

창과 신호 도구는 경비에 남겼다.

아내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래도 받아들였다.

나는 그날 밤 장비 보관소에 갔다.

죽은 사람이 잡았던 창이 다른 사람 손에 있었다.

조금 이상했다.

지팡이가 아버지에서 사무로 넘어간 장면이 떠올랐다.

물건은 계속 역할을 했다.

사람만 바뀌었다.

다음 날 경비 신입 하나가 그 창을 들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원 규칙이 생긴 뒤 나는 죽은 두 사람의 집을 직접 찾아갔다.

첫 번째 집에는 어린아이 둘이 있었다.

경비로 죽은 남자의 아이들.

큰아이는 내가 들어오자 바로 창부터 봤다.

아버지가 쓰던 창이 경비 보관소로 돌아간 걸 알고 있었다.

“그거 우리 아버지 거 아니야?”

나는 잠깐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쓰던 거야.”

“그런데 왜 다른 사람이 써.”

아이에게 역할의 물건과 개인 물건을 설명하는 건 어려웠다.

“마을에서 준 거였어.”

“그래도 아버지가 썼잖아.”

맞았다.

나는 그날 경비 책임자와 다시 이야기했다.

창 자체를 가족에게 줄 수는 없었다.

좋은 무기가 많지 않았다.

대신 손잡이에 감겨 있던 작은 가죽끈을 풀어 아이에게 주기로 했다.

경비 책임자가 물었다.

“그래도 돼요?”

“창 기능에는 필요 없잖아.”

아이에게 건넸다.

그는 말없이 받았다.

한참 만지다가 자기 손목에 묶었다.

그 작은 조각이 창보다 중요해질 수 있었다.

두 번째 집은 더 어려웠다.

죽은 사람은 피난민을 들이자고 먼저 말했던 남자.

그의 아내는 지원 곡물을 받기 싫어했다.

“동정 필요 없어.”

“동정 아니야.”

“남편 죽어서 주는 거잖아.”

나는 뭐라고 설명할지 고민했다.

세나가 옆에서 말했다.

“남편이 공동 일 하다 죽어서.”

여자가 세나를 봤다.

“뭐가 달라.”

세나는 곡물 자루를 가리켰다.

“다음에 다른 사람이 죽어도 똑같이 줄 거야.”

그제야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개인에게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역할에 대한 약속.

여자는 결국 받았다.

다만 말했다.

“내가 일할 수 있으면 줄여.”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기록에 추가했다.

지원은 영원한 권리가 아니라 상황을 다시 본다.

이런 문장이 하나씩 붙을수록 규칙은 길어졌다.

아렘은 싫어했다.

“처음엔 한 줄이었는데.”

“사람 일이 한 줄로 돼?”

세나가 말했다.

테멘은 웃었다.

“이제 알겠지.”

무엇을.

물어보지 않았다.

며칠 뒤 공동 창고에서 실제로 첫 지원분이 나갔다.

아렘은 평소와 똑같이 수량을 적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특별한 시혜처럼 하지 않고,

그냥 정해진 일처럼.

죽은 사람 가족이 음식을 받기 위해 매번 슬픔을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그 점이 중요했다.

한 계절이 지나자 첫 번째 재검토가 왔다.

경비의 아내는 작은 장사를 시작해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었다.

지원량을 줄여도 된다고 스스로 말했다.

다른 가족은 아직 어려웠다.

아이들이 어렸다.

같은 기간을 정했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다르게 했다.

누군가 불공평하다고 했다.

나는 이전 같으면 같은 규칙을 밀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말했다.

“상황이 다르잖아.”

내 입에서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 게 조금 놀라웠다.

사람이 규칙을 배우는 게 아니라,

규칙이 사람에게 맞춰지는 법도 배워야 했다.

그날 저녁 나는 경비 보관소를 지나다 새 경비 손에 든 창을 봤다.

손잡이에는 가죽끈이 없었다.

조금 허전했다.

동시에 맞는 모습 같았다.

역할은 남고,

사람의 흔적은 가족에게 갔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