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7화 — 벽 밖의 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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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빨리 늘었다.
벽 안에 자리가 부족했다.
처음 몇 가족은 바깥에 임시 집을 만들었다.
곧 임시가 아니게 됐다.
아이들이 태어났다.
가축 우리가 생겼다.
작은 가게 비슷한 것도.
벽 밖이 또 하나의 동네가 됐다.
안쪽 사람은 말했다.
“위험해.”
바깥 사람은 말했다.
“자리 없잖아.”
벽을 넓히자는 말이 다시 나왔다.
나는 이번에는 바로 결정하지 않았다.
57화에서 배운 게 있었다.
통로.
배수.
노동.
경비.
다 같이 봐야 했다.
세나는 돌아온 뒤 정착지 구조를 보고 말했다.
“벽 따라 계속 키우면 끝없어.”
테멘이 만족한 얼굴로 나를 봤다.
“똑같은 말 했지.”
나는 무시했다.
세나는 바깥 집 위치를 세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따로 경비 만들면 돼.”
“벽 없이?”
“벽이 전부 막아줘?”
경비 책임자는 싫어했다.
“사람 부족해.”
세나는 말했다.
“바깥 사람도 지키게 해.”
“훈련 안 됐어.”
“가르쳐.”
단순했다.
우리는 바깥 구역에 신호 지점을 만들었다.
불.
소리.
밤 순찰.
벽 안과 연결.
처음에는 따로 노는 것 같았다.
며칠 지나 익숙해졌다.
사람이 늘수록 역할도 늘었다.
물길 담당 아래 사람이 생겼다.
창고도.
경비도.
시장 관리도.
나는 모든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졌다.
세나는 그걸 보고 웃었다.
“이제 못 외우지.”
“외워.”
“저 사람 이름 뭐야.”
그녀가 멀리 한 남자를 가리켰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봐.”
“새로 왔잖아.”
“세 달 됐어.”
기분이 나빴다.
나는 그날 사람 목록 비슷한 걸 만들려고 했다.
세나가 막았다.
“왜 다 적어.”
“기억하려고.”
“필요한 것만.”
“누가 필요한데.”
“바로 그 생각 위험해.”
나는 그녀를 봤다.
“뭐가.”
“사람 전부를 관리할 생각이잖아.”
나는 반박하려다 멈췄다.
그럴 생각이었다.
정확히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서 왔는지.
알면 편할 것 같았다.
세나는 말했다.
“세금 걷을 거야?”
그 시대에 지금 같은 세금 체계는 아니었지만,
공동 곡물과 노동 부담은 이미 있었다.
“아니.”
“그럼 다 알 필요 없어.”
테멘이 들었으면 또 좋아했을 말.
나는 필요한 범위를 줄였다.
공동 노동 참여.
창고 몫.
경비.
그 정도.
사람 전체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 선택은 훗날 바뀐다.
국가가 커지면 사람을 세고,
땅을 세고,
곡물을 세야 했다.
세는 것이 곧 힘이 된다.
그때는 아직 경계할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세나.
테멘.
벽 밖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자 자기들끼리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안쪽에 매번 말하러 들어오는 게 귀찮아서였다.
누가 밤 순찰을 할지.
어디에 쓰레기와 분변을 버릴지.
가축을 어느 길로 보낼지.
그들은 스스로 정했다.
나는 처음 들었을 때 조금 놀랐다.
“왜 말 안 했어.”
대표가 말했다.
“우리 일인데.”
이라가 했던 말과 거의 같았다.
나는 웃었다.
“그래. 맞아.”
그 뒤부터 바깥 구역은 작은 문제를 자기들끼리 처리했다.
문제가 커지면 중앙로 가져왔다.
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생겼다.
내가 설계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더 잘 돌아가는 것 같아 약간 질투가 났다.
세나가 바로 알아챘다.
“왜 표정 그래.”
“아무것도.”
“당신 없이 잘해서?”
나는 부정했다.
그녀가 웃었다.
“맞네.”
나는 짜증났다.
어느 날 바깥 구역에서 물웅덩이 때문에 아이들이 아프다는 말이 나왔다.
빗물이 고이고,
가축 오물이 섞였다.
사람들은 냄새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했다.
정확한 질병 원리를 알지는 못했다.
그래도 물이 오래 고이는 곳이 좋지 않다는 경험은 있었다.
배수로를 만들었다.
위치는 바깥 사람들이 정했다.
나는 조언만 했다.
일이 잘됐다.
테멘이 말했다.
“봐. 안 해도 되잖아.”
나는 이제 그 말을 덜 싫어했다.
인구가 늘며 출산도 많아졌다.
아이 소리가 밤에도 들렸다.
나는 가끔 그 소리를 듣고 옛 가족을 떠올렸다.
사무.
이라.
손자들.
그리웠다.
동시에 이 아이들은 내 가족이 아니었다.
그 사실도 편했다.
나는 책임을 느끼면서도 소유할 수 없었다.
좋은 거리였다.
그 균형이 오래 갈 거라고 생각했다.
권력이 더 커지면 다시 흐려진다.
벽 밖 구역에서 처음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 중 하나는 밤 소음이었다.
가축과 사람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불평.
나는 웃었다.
“그런 것도 회의해?”
대표가 말했다.
“살아봐.”
맞는 말이었다.
그들은 가축을 묶는 위치와 밤 작업 시간을 정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며칠 뒤 불평이 줄었다.
그 작은 성공이 내가 만든 큰 규칙보다 이상하게 부러웠다.
세나는 말했다.
“좋은 거 아냐.”
“응.”
“그런데 왜 얼굴 그래.”
“내가 안 했잖아.”
그녀가 웃었다.
“드디어 인정하네.”
나는 진짜로 질투하고 있었다.
공동체가 나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성공하면 내가 덜 필요해졌다.
그 모순은 점점 커졌다.
벽 밖 구역이 커지면서 처음으로 안쪽 사람보다 바깥 사람이 더 많아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그럼 저 사람들이 우리 결정하는 거 아냐?”
나는 물었다.
“저 사람들이 누구야.”
“새로 온 사람들.”
“언제까지 새 사람이야.”
대답이 없었다.
세나는 말했다.
“기준 만들 거야?”
나는 생각했다.
몇 계절 살면?
공동 노동 몇 번 하면?
가족이 생기면?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았다.
테멘은 말했다.
“그냥 살다 보면 알지.”
세나는 바로 반박했다.
“그 ‘알지’ 때문에 싸우는 거잖아.”
둘이 또 시작했다.
결국 딱 하나의 자격 기준은 만들지 않았다.
대신 문제별로 참여 범위를 달리했다.
자기 구역 일은 그곳 사는 사람.
공동 창고는 곡물을 내는 사람들.
경비는 순번과 책임이 있는 사람들.
물은 영향을 받는 밭과 가축 집.
복잡했다.
하지만 ‘누가 우리 사람인가’를 한 문장으로 정하지 않아도 됐다.
나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하나의 문턱으로 안과 밖으로 나누지 않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벽은 이미 물리적으로 안과 밖을 만들고 있었다.
그 모순도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날 벽 밖 아이가 안쪽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도 여기 사람이야.”
안쪽 아이가 대답했다.
“알아.”
어른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아이는 이미 끝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어느 저녁 세나가 물었다.
“당신 언제 떠나.”
“왜.”
“계속 짐 일부 묶어두잖아.”
나는 잠깐 놀랐다.
그녀는 봤다.
“언젠가.”
“언제가 언제.”
“몰라.”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직 안 가네.”
“왜 그렇게 생각해.”
“가는 사람은 날짜 없어도 몸이 먼저 가.”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신은 계속 여기 고치고 있잖아.”
그녀는 벽 밖 집들을 가리켰다.
“떠날 사람치고 너무 많이 고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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