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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5화 — 세는 사람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65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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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무엇이든 셌다.

사람.

짐승.

자루.

며칠.

걸음 수까지 세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왜 그렇게 다 세.”

내가 물었다.

“안 세면 잃으니까.”

“뭘.”

“전부.”

그녀는 자기 무리의 사람을 아침마다 확인했다.

아픈 사람.

뒤처진 사람.

짐이 줄었는지.

가축 상태.

누가 누구에게 빚이 있는지.

나는 처음에 상인이라고 생각했다.

세나는 바로 부정했다.

“상인 아니야.”

“그럼.”

“사람 데리고 다니는 사람.”

“물건 팔잖아.”

“그건 해야 먹으니까.”

“그럼 상인이지.”

“아니.”

그녀는 내 말을 잘라먹는 데 재능이 있었다.

테멘과 비슷했다.

둘은 서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세나는 창고를 보고 말했다.

“좋네.”

아렘이 기분 좋아졌다.

곧 덧붙였다.

“관리 방식은 엉망이고.”

아렘 얼굴이 굳었다.

나는 웃었다.

“뭐가.”

세나는 표식을 가리켰다.

“누가 가져갔는지는 있는데 왜 가져갔는지가 없어.”

아렘이 말했다.

“그걸 왜 적어.”

“다음에 또 나가면 비교하려고.”

“사람이 기억하지.”

세나는 나를 봤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

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내 기억이 얼마나 잘 틀리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아니.”

아렘이 배신당한 얼굴을 했다.

세나는 만족했다.

그녀는 더 문제를 찾았다.

같은 모양 표식이 두 의미로 쓰이는 것.

날짜 비슷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른 것.

젖은 곡물과 마른 곡물이 같은 단위로 적힌 것.

나는 감탄하면서 기분이 나빴다.

“당신은 남의 것 보면 흠부터 찾아?”

“좋은 건 안 도망가.”

“뭐?”

“흠 고친다고 좋은 게 없어지진 않잖아.”

테멘이 이 말을 들었으면 좋아했을 것이다.

세나는 우리 판단 기록도 봤다.

“이건 왜 이렇게 짧아.”

“사람 사적인 거까지 적기 싫어서.”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잘했네.”

나는 처음 칭찬받은 기분이었다.

곧 덧붙였다.

“그래도 결과 이유는 조금 있어야지.”

“왜.”

“다음 사람이 보잖아.”

“다음 사람?”

“당신 죽으면.”

나는 굳었다.

세나는 내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아니.”

“사람 안 죽어?”

“죽지.”

대답이 늦었다.

그녀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냥 계속 말했다.

“사람 바뀌면 기준도 같이 사라지면 안 되잖아.”

나는 그 문장을 오래 생각했다.

테멘은 사람 기억을 중시했다.

세나는 기록을 중시했다.

나는 둘 사이에 있었다.

둘 다 필요했다.

그날부터 기록 방식을 조금 바꿨다.

무엇을 결정했는지뿐 아니라,

왜 그렇게 했는지 짧은 표시를 붙였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표식과 그림,

간단한 수량.

그래도 후대 사람이 보면 이전보다 많이 알 수 있었다.

세나는 기록만 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길에서 사람을 데리고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몸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가축 이빨.

발굽.

자루 무게.

물 냄새.

“숫자만 믿는다며.”

내가 말했다.

“언제.”

“맨날 세잖아.”

“세고 봐.”

“둘 다?”

“당연하지.”

그녀는 창고 곡물을 손으로 집었다.

냄새를 맡았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뭐.”

세나가 물었다.

“아무것도.”

“그 표정은 뭔데.”

“어머니도 그렇게 했어.”

세나는 잠깐 말이 없었다.

“살아 있어?”

“아니.”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그 점이 좋았다.

세나는 자기 과거도 많이 말하지 않았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부모가 누구인지.

나는 궁금했다.

몇 번 물었다.

대답이 짧았다.

“왜 알아야 해.”

내가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했던 말과 같았다.

길 위에서 새 이름을 쓰기 시작한 내가,

다른 사람의 과거는 알고 싶어 했다.

모순이었다.

어느 날 세나 무리의 젊은 사람이 장부 표식을 잘못 적었다.

세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바로 고치게 했다.

“왜 안 혼내.”

내가 물었다.

“일부러 한 거 아니잖아.”

“그래도 손해 날 뻔했는데.”

“다음에 안 나게 하면 되지.”

그 태도는 배울 만했다.

반대로 일부러 수량을 속인 사람이 한 번 있었다.

세나는 즉시 무리에서 뺐다.

나는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인데.”

“실수 아니야.”

“다시 기회 줄 수도.”

“내 물건만 훔친 게 아니야.”

그녀는 같이 다니는 사람들의 몫을 속였다고 했다.

“그 사람들 다시 믿으라고 할 권리 나한테 없어.”

나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용서와 복귀를 내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경우.

55화 약탈자와 경비 사건이 떠올랐다.

내 판단이 너무 쉽게 ‘공동체가 용서한다’로 바뀔 수 있었다.

실제로 용서해야 하는 사람은 피해자일 수도 있었다.

세나는 때때로 나보다 더 단호했다.

그래서 불편했다.

또 필요했다.

그녀가 다시 떠난다고 했을 때 이번에는 물었다.

“언제 와.”

세나는 말했다.

“왜.”

“기록 방식 더 보여줘.”

“그것만?”

나는 잠깐 멈췄다.

“시장도.”

세나가 웃었다.

“아렘 있잖아.”

나는 결국 말했다.

“그냥 오면 좋겠어서.”

그녀는 나를 잠깐 봤다.

예상보다 진지한 표정.

“그래.”

그게 전부였다.

나는 이상하게 그 한마디를 오래 기억한다.

세나가 두 번째로 돌아왔을 때 아렘은 일부러 창고 표식을 정리해뒀다.

“봐.”

그가 자랑했다.

세나는 오래 봤다.

“좋아졌네.”

아렘 얼굴이 밝아졌다.

“근데 여기.”

바로 시작됐다.

나는 웃었다.

아렘이 화를 냈다.

세나는 이번에는 직접 고치지 않았다.

“왜 이렇게 했어?”

이유를 먼저 물었다.

아렘 설명을 듣고 일부는 그대로 뒀다.

그걸 보며 나는 배웠다.

더 정교한 체계가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면 기록은 장식이었다.

세나는 말했다.

“규칙은 읽는 사람 머리보다 어려우면 버려져.”

이 말은 훗날 행정 체계를 만들 때 여러 번 떠올랐다.

세나는 사람 수를 셀 때도 이유를 붙였다.

그냥 총인원만 아는 게 아니었다.

걸을 수 있는 사람.

짐을 들 수 있는 사람.

병든 사람.

아이.

노인.

“왜 이렇게 나눠.”

내가 물었다.

“길 갈 때 필요하니까.”

“사람은 사람이지.”

“먹는 양도 다르고 걷는 속도도 다르잖아.”

그녀는 계획을 사람 몸에 맞췄다.

나는 그 방식이 행정에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바로 말하려다 멈췄다.

사람을 항목으로 나누는 게 편리하다고 해서 다 기록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나가 내 표정을 보고 말했다.

“또 뭔가 만들 생각하지.”

“아니.”

“거짓말.”

나는 웃었다.

그녀가 말했다.

“숫자는 쓸 데 있을 때만 세.”

“왜.”

“안 그러면 숫자 맞추느라 사람 놓쳐.”

그 말은 세나답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그녀가 숫자를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숫자로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그녀가 더 흥미로워졌다.

며칠 뒤 그녀는 시장에서 길을 떠날 사람을 모집했다.

우리 정착지 젊은이 둘이 따라가고 싶어 했다.

가족이 반대했다.

또 내게 왔다.

“어떻게 해.”

나는 이번에는 바로 말했다.

“당사자들이 정해.”

부모는 화냈다.

“애들이 어려.”

세나는 옆에서 말했다.

“내 무리 규칙은 성인이면 자기 결정.”

나는 입을 다물었다.

우리 쪽의 성인 기준과 세나 쪽이 정확히 같지도 않았다.

결국 두 젊은이는 가족과 오래 이야기했다.

한 명은 갔다.

한 명은 남았다.

나는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그날 스스로 조금 뿌듯했다.

테멘이 들으면 또 비웃었겠지만.

세나는 며칠 뒤 자기 무리를 데리고 떠난다고 했다.

“어디.”

내가 물었다.

“남쪽.”

“언제 돌아와.”

질문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다.

세나가 나를 봤다.

“왜.”

“시장.”

“아렘한테 물어.”

나는 기분이 나빴다.

“그냥.”

세나는 잠깐 생각했다.

“한 계절 안에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정말 떠났다.

나는 시장이 조금 조용해졌다고 느꼈다.

테멘이 말했다.

“보고 싶어?”

“누가.”

“숫자 여자.”

나는 욕했다.

그는 웃었다.

세나는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짐보다 사람을 더 많이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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