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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2화 — 강 건너 사람들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62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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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정착지와 처음부터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물건을 바꿨다.

그들은 가축과 가죽을 많이 가져왔다.

우리 쪽에서는 곡물과 저장식품이 나갔다.

서로 혼인한 사람도 있었다.

문제는 사람이 늘면서 시작됐다.

특히 강물이 줄어드는 계절.

위쪽에서 물을 더 오래 잡아두면 아래쪽 밭이 말랐다.

강 건너 사람들이 물막이를 조금 높이면,

우리 쪽 사람들이 밤에 가서 낮췄다.

다음 날 그쪽이 다시 올렸다.

처음에는 말없이.

나중에는 욕하면서.

어느 날 우리 쪽 농부 하나가 맞고 돌아왔다.

얼굴이 부었다.

“누가.”

“강 건너.”

그 말을 듣자 젊은 사람 몇이 바로 무기를 들었다.

나는 막았다.

“왜 가.”

“때렸잖아.”

“누가 먼저 했어.”

농부는 대답을 망설였다.

테멘이 물었다.

“물막이 부쉈지?”

농부는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문제는 늘 이렇게 생겼다.

한쪽 이야기만 들으면 선명했다.

둘 다 들으면 흐려졌다.

강 건너 대표가 왔다.

그 남자를 지금은 하렌이라고 적겠다.

[추정]

실제 소리는 확신하지 못한다.

하렌은 첫 만남부터 단도직입적이었다.

“우리 물을 왜 건드려.”

나는 말했다.

“강이 당신 거야?”

“우리가 먼저 써.”

“우리도 써.”

“그러니까 아래에서 써.”

“아래로 안 내려오니까 문제잖아.”

하렌은 테멘을 봤다.

테멘은 물길을 설명했다.

특정 시기에 위쪽 물막이가 너무 높다는 것.

하렌은 반박했다.

“우리 밭도 말라.”

“당신들 사람이 늘었잖아.”

내가 말했다.

그가 바로 받았다.

“당신들도.”

맞았다.

한동안 서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누구도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둘 다 진짜로 물이 필요했다.

나는 물 쓰는 시간을 나누자고 했다.

하렌은 말했다.

“왜 당신 방식 따라.”

“그럼 당신 방식은.”

“우린 원래 하던 대로.”

“그 원래 때문에 싸우잖아.”

분위기가 다시 날카로워졌다.

테멘이 내 무릎을 손으로 눌렀다.

진정하라는 뜻.

나는 화를 삼켰다.

하렌도 잠깐 물을 마셨다.

그날 합의는 실패했다.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에 내가 말했다.

“고집 세네.”

테멘이 말했다.

“당신도.”

“나는 해결하려고 하잖아.”

“저 사람도 자기 문제 해결하려고 하지.”

나는 그 말을 싫어했다.

두 번째 협상 전에 나는 테멘과 함께 강 건너 밭을 직접 보러 갔다.

하렌이 허락했다.

우리 쪽 사람 몇은 반대했다.

“왜 저쪽까지.”

“봐야 아니까.”

나는 말했다.

강을 건너자 땅이 완전히 다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작은 차이가 있었다.

일부 밭은 우리 쪽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물을 끌어올리려면 더 오래 막아야 했다.

그제야 그들이 왜 물막이를 높이는지 조금 이해됐다.

하렌이 말했다.

“봐.”

그 말투가 얄미웠다.

“안 봐도 알 수 있었잖아.”

내가 말했다.

테멘이 바로 웃었다.

“몰랐잖아.”

나는 입을 다물었다.

하렌 쪽 사람들도 우리 아래 밭을 보러 왔다.

그들은 반대로 놀랐다.

“여기 이렇게 말라?”

“그러니까.”

처음으로 양쪽이 같은 날 서로 땅을 봤다.

협상보다 효과가 컸다.

사람은 상대 숫자보다 상대 밭을 직접 볼 때 더 빨리 이해할 때가 있었다.

한 노인이 우리 쪽 마른 흙을 손으로 집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다음 회의에서 그는 물 사용 시간을 조금 양보하자고 했다.

자기 쪽 젊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하렌은 중간에 있었다.

우리 쪽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우리’ 한 덩어리가 아니었다.

각 공동체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달랐다.

나는 그게 신기했다.

처음에는 ‘우리와 저들’ 문제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위쪽 밭과 아래쪽 밭,

가축 많은 집과 적은 집,

새로 온 사람과 오래 산 사람,

그 모든 선이 겹쳤다.

세나는 나중에 이걸 듣고 말했다.

“그래서 숫자 세야 해.”

당시에는 아직 그녀를 만나기 전이었지만,

훗날 그 말과 이 경험이 연결됐다.

하렌과 나는 회의가 끝난 뒤 잠깐 둘만 걸었다.

그가 물었다.

“당신 진짜 여기 사람 아니지.”

“왜.”

“말이 조금 달라.”

“많이 나아졌는데.”

“그래도.”

나는 고향 이야기를 아주 조금 했다.

멀리 있다는 것.

가족이 있었다는 것.

하렌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그런데 왜 여기 일까지 맡아.”

“나도 모르겠어.”

그는 웃었다.

“그럼 우리랑 똑같네.”

“뭐가.”

“처음엔 작은 일 하나였는데 나중엔 다 하게 되는 거.”

하렌도 자기 공동체에서 처음부터 대표가 아니었다.

가축 문제를 잘 해결해서.

그다음 물.

그다음 거래.

결국 사람 앞에 앉게 됐다고 했다.

나는 불편할 만큼 비슷하다고 느꼈다.

“떠나고 싶어?”

내가 물었다.

하렌은 바로 말했다.

“아니.”

“왜.”

“내 집인데.”

그 대답은 나와 달랐다.

나는 아직 이곳을 ‘내 집’이라고 부르지 못했다.

그 차이가 마음에 남았다.

하렌과 물길을 같이 걸은 뒤 우리 사람 몇이 불만을 말했다.

“저쪽 사정까지 왜 봐줘.”

나는 물었다.

“안 보면.”

“우리 물 지키면 되지.”

그 말은 단순했다.

문제는 강이 하나라는 사실이었다.

한쪽이 완전히 이기려면 다른 쪽을 없애야 했다.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다면 결국 같이 써야 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강 위쪽과 아래쪽을 직접 보여줬다.

말로 설명할 때보다 반응이 달랐다.

마른 밭을 밟아보고,

물이 끊긴 도랑을 보고,

상대 아이가 물통을 옮기는 걸 보자 불평이 조금 줄었다.

없어진 건 아니었다.

나는 그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이해한다고 자기 몫을 쉽게 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를 거짓말쟁이라고만 부르지는 않게 됐다.

며칠 뒤 밤에 물막이가 또 무너졌다.

이번에는 사람이 다쳤다.

우리 쪽 젊은 남자가 다리를 크게 다쳤다.

그쪽 사람 하나도 머리를 맞았다.

양쪽이 서로 책임이라고 했다.

경비 책임자는 사람을 더 세우자고 했다.

“강 지키게.”

나는 바로 반대했다.

“물을 군대로 지켜?”

“이미 싸우잖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무장한 사람을 세우면 다음 싸움은 더 커질 것 같았다.

나는 하렌에게 사람을 보냈다.

다시 만나자고.

이번에는 물가에서 만났다.

회의 장소 자체를 어느 쪽 안쪽도 아닌 곳으로 정했다.

하렌은 웃었다.

“이것도 당신 생각?”

“왜.”

“다 가운데로 만들려고 하네.”

“싸우기 싫어서.”

“싸우는 게 더 빠를 때도 있어.”

그 말이 마음에 안 들었다.

“누가 이기는데.”

“강한 쪽.”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다음 해에는?”

하렌이 나를 봤다.

그 질문은 먹혔다.

싸워 이겨도 강물은 다음 계절 다시 줄어든다.

상대 공동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문제는 반복된다.

하렌은 말했다.

“그럼 뭐 하자고.”

나는 이번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테멘을 봤다.

그가 흙 위에 강을 그렸다.

물높이에 따라 나누는 방식.

시간.

밭 면적.

가뭄 때 다시 모이는 조건.

전보다 구체적이었다.

하렌 쪽 노인 하나가 자기 의견을 보탰다.

나는 듣기만 했다.

결론은 그날도 안 났다.

하지만 처음 회의와는 달랐다.

사람들이 서로의 물 사정을 조금 더 알게 됐다.

나는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협상은 답을 만드는 일이기 전에,

상대 문제를 내 눈앞에 놓는 일일 수도 있었다.

그건 느렸다.

싸움보다.

그래도 다음 날 아무도 맞지 않았다.

그 정도면 첫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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