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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6화 — 안전한 곳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56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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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을 막았다는 소문은 물길보다 빨리 퍼졌다.

사람은 물 좋은 곳으로 간다.

곡물 있는 곳으로도.

그리고 아이가 있으면 안전하다는 곳으로 간다.

처음에는 몇 가족이 왔다.

그다음 더.

“여기 살아도 돼?”

그 질문도 나에게 했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내 땅 아닌데.”

사람들은 서로 봤다.

테멘이 말했다.

“빈 곳 쓰라고 해.”

“왜 내가.”

“사람들이 너한테 물었잖아.”

결국 기존 사람들이 모였다.

새로 온 가족을 받을지.

어디에 집을 지을지.

물을 얼마나 쓸지.

논의했다.

처음 몇 집은 쉬웠다.

공간이 있었다.

사람 손도 필요했다.

벽을 고치고,

밭을 넓히고,

경비를 세우는 데 사람이 많으면 좋았다.

문제는 좋은 땅이 줄면서 생겼다.

“우리가 먼저 있었어.”

기존 주민이 말했다.

“그래서.”

새로 온 사람이 반박했다.

“좋은 땅은 우리 거야.”

“우리는 어디서 살아.”

말이 높아졌다.

나는 처음에는 ‘먼저 온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자고 생각했다.

테멘이 물었다.

“얼마나 먼저.”

“뭐?”

“열 해? 한 해? 한 달?”

나는 답하지 못했다.

아렘은 거래 쪽에서 다른 문제를 가져왔다.

새 사람이 들어오면 시장은 커졌다.

동시에 값이 흔들렸다.

곡물값이 올라가면 기존 사람은 좋지만 새 사람은 힘들었다.

가축값은 반대였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곳이 움직였다.

나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을 담당자로 세웠다.

물.

창고.

가축.

경비.

새 집 위치.

노동 일정.

사람들은 그것을 ‘일을 나눈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런데 담당자를 누가 고르는지는 대부분 나였다.

어느 날 테멘이 물었다.

“저 사람 왜 골랐어.”

“잘하니까.”

“누가 정했어.”

“내가 봤잖아.”

“다른 사람은?”

“뭐.”

“다른 사람도 그 사람이 잘한다고 생각해?”

나는 짜증이 났다.

“그럼 매번 다 모여서 정해?”

“그럴 수도 있지.”

“시간 너무 걸려.”

테멘이 나를 봤다.

“그래서 네가 정하면?”

“빠르지.”

“그렇겠네.”

그 말투가 싫었다.

나는 그 뒤 몇 담당자는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물어 정했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싸움도 났다.

그래도 사람들은 결과를 더 쉽게 받아들였다.

나는 그 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효과가 있다는 것도 봤다.

새로 온 사람 중에는 기술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가죽을 다루는 사람.

돌을 잘 다듬는 사람.

강 아래 지역의 물고기 보관법을 아는 사람.

나는 그들을 보며 정착지가 커지는 게 단순히 입이 늘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새 손이 들어오면 새로운 방법도 들어왔다.

문제는 기존 사람들의 자존심이었다.

어느 날 외지에서 온 장인이 더 튼튼한 가죽끈을 만들었다.

아렘이 좋아했다.

기존에 끈을 만들던 집은 화가 났다.

“우리 것도 잘 써왔어.”

“저게 더 오래 가.”

“그래서 우리 건 버려?”

사람들은 물건 성능 이야기에서 바로 생계 이야기로 넘어갔다.

나는 처음에는 말했다.

“더 좋은 걸 쓰면 되잖아.”

그 집 가장이 나를 봤다.

“그럼 우리는.”

또 멈췄다.

효율이 좋아진다는 말은 누군가에게 일이 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새 장인과 기존 집이 같이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둘 다 싫어했다.

서로 기술을 뺏긴다고 생각했다.

며칠 다투다 결국 일부는 서로 배웠다.

완전히 합쳐지지는 않았다.

두 방식이 같이 남았다.

사람들은 용도에 따라 골랐다.

나는 그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없애지 않아도 됐다.

정착지 바깥 집들이 늘자 밤의 불빛도 달라졌다.

벽 밖의 사람들은 안쪽 사람보다 경비가 약하다고 불평했다.

안쪽 사람은 말했다.

“그럼 안으로 들어오지 왜.”

“자리 없잖아.”

나는 벽을 넓힐 생각을 했다.

테멘이 바로 말했다.

“사람 더 오면 또?”

“또 넓히지.”

“끝없이?”

“필요하면.”

그는 나를 봤다.

“당신은 끝없다는 말을 쉽게 하네.”

나는 순간 웃지 못했다.

내 삶이 정말 끝없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걸 그때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벽을 바로 넓히지 않았다.

바깥 경비 초소 비슷한 것을 먼저 만들었다.

신호를 안쪽과 연결했다.

작게 시험.

48화 이후 생긴 습관이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답답해했다.

나는 오히려 그 답답함을 견디는 연습을 했다.

어느 날 내가 직접 고른 사람이 곡물 분배를 크게 실수했다.

두 집이 받을 몫을 빠뜨렸다.

나는 화를 냈다.

“내가 직접 했으면—”

테멘이 바로 말했다.

“그 말 하지 마.”

“왜.”

“끝 없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사무와 이라에게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으니 내가 한다.

가족에서는 잔소리였다.

여기서는 권한이었다.

차이가 컸다.

나는 실수한 사람을 바로 바꾸지 않았다.

왜 틀렸는지 같이 봤다.

표시가 헷갈렸다.

기준도 모호했다.

사람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표식을 고쳤다.

두 사람이 확인하게 했다.

그 뒤 실수가 줄었다.

그날 저녁 아렘이 말했다.

“당신 직접 안 했네.”

“그러게.”

“아픈가.”

나는 욕했다.

새로 온 가족들 중 한 집은 우리와 음식 만드는 방식이 꽤 달랐다.

강 아래쪽에서 왔다고 했다.

향이 강한 풀을 넣었다.

처음 먹었을 때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 집 여자가 바로 알아챘다.

“싫어?”

“아니.”

“거짓말.”

네라가 살아 돌아온 것 같은 말이었다.

나는 웃었다.

“처음 먹어봐.”

“그럼 두 번 먹어.”

정말 두 번째에는 조금 나았다.

사람이 이동하면 음식도 이동했다.

도구와 말뿐 아니라.

아이들은 새로운 맛에 더 빨리 익숙해졌다.

기존 노인들은 불평했다.

“냄새 이상해.”

며칠 뒤 그 풀을 자기 음식에도 넣는 집이 생겼다.

변화는 늘 공식 회의로 오는 게 아니었다.

주방에서 먼저 들어오기도 했다.

새 사람 중에는 출산을 많이 도운 나이 든 여자도 있었다.

어느 밤 어려운 출산이 생겼다.

기존에 그 일을 돕던 사람들과 방식이 달랐다.

서로 다퉜다.

누가 맞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끼어들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가족이 나를 불렀다.

“누구 말 따라야 해.”

나는 당황했다.

물길도,

곡물도,

경비도 아니었다.

“왜 나한테.”

“당신이 결정해.”

51화에서 혼인 문제를 가져온 여자 생각이 났다.

나는 이번에는 확실히 말했다.

“내가 몰라.”

사람들은 실망했다.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정하면 더 위험해.”

결국 두 경험 많은 여자가 같이 들어갔다.

아이와 어머니 모두 살았다.

아침에 나는 둘에게 물었다.

“누가 맞았어.”

한 여자가 웃었다.

“둘 다 조금.”

아버지가 어릴 때 했던 말과 같았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한참 웃었다.

모든 분야에 마지막 결정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

너무 당연했지만,

사람들이 자꾸 물어보니 나까지 잊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날부터 사람들 앞에서 “모른다”고 말하는 걸 더 의식적으로 했다.

이상하게도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나를 더 믿었다.

그 점도 위험했다.

사람들이 늘면서 정착지 바깥에도 집이 생겼다.

밤에 불빛이 더 많아졌다.

어릴 때 내가 살던 마을보다 이미 훨씬 컸다.

나는 어느 언덕에서 그 모습을 봤다.

길 위에서 잠깐 머물 생각이었던 곳.

이제 내가 아는 얼굴이 늘었다.

사람들도 내 얼굴을 알았다.

그 사실이 좋으면서 불안했다.

이름을 바꿔 떠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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