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55화 — 칼을 뽑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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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뒤에는 정말 싸워야 했다.
강 아래쪽에서 온 사람들 몇 명이 거래하러 왔다.
처음에는 평범했다.
곡물 값을 물었다.
가죽을 봤다.
물을 마셨다.
웃었다.
그중 한 명은 내 새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물 고친 사람?”
나는 싫은 표정을 지었다.
그가 웃었다.
“소문 빠르네.”
그들은 이틀 머물렀다.
셋째 날 밤 창고 쪽에서 신호가 났다.
짧게 두 번.
경비가 정한 소리.
나는 잠에서 바로 깼다.
칼을 들고 뛰었다.
창고 앞에서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경비 하나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세 명이 안쪽.
밖에도 그림자가 있었다.
정확한 수는 기억나지 않는다.
[추정]
열 명 안팎.
그들은 거래하러 온 무리 중 일부였다.
처음부터 약탈할 생각이었는지,
기회를 보고 바뀐 건지는 모른다.
한 남자가 자루를 들고 나오다 나를 봤다.
칼을 들었다.
나도 뽑았다.
그 순간 길 위 도둑 다섯 명이 떠올랐다.
그때는 싸우지 않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내 뒤에는 창고가 있었다.
사람들이 자고 있었다.
물러나면 끝이 아니었다.
첫 남자가 찔렀다.
나는 옆으로 비켰다.
손목을 쳤다.
칼이 떨어졌다.
두 번째가 들어왔다.
몸을 낮췄다.
칼날이 머리 위로 지나갔다.
배운 동작이라기보다 오래 몸에 남은 반응이었다.
나는 그의 다리를 걸었다.
넘어졌다.
세 번째는 보지 못했다.
옆구리에 뜨거운 선이 생겼다.
칼이 들어갔다 나왔다.
통증이 늦게 왔다.
나는 숨이 막혔다.
그래도 움직였다.
멈추면 다시 찔릴 것 같았다.
밖에서는 우리 경비가 소리쳤다.
사람들이 깨어났다.
불이 켜졌다.
약탈자들은 갑자기 불리해졌다.
나는 한 사람을 벽 쪽으로 밀었다.
또 한 사람의 손을 쳤다.
누군가 뒤에서 창 비슷한 걸 휘둘렀다.
나는 거의 넘어졌다.
싸움은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짧았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에는 길었다.
약탈자 몇 명이 도망갔다.
두 명은 잡혔다.
한 명은 바닥에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벽에 기대앉았다.
손을 옆구리에 댔다.
피가 많았다.
테멘이 달려왔다.
“죽어?”
“아직.”
“말하면 안 죽어.”
어디서 많이 들은 말이었다.
네라.
“왜 웃어.”
테멘이 화를 냈다.
“아무것도.”
아렘이 천을 가져왔다.
상처를 눌렀다.
“이거 깊어.”
“알아.”
“누워.”
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며칠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이번에도 회복은 빨랐다.
너무.
상처는 깊었는데 열이 짧았다.
사람들은 내가 오래 누울 거라고 생각했다.
사흘째에 앉았다.
며칠 더 지나 걸었다.
경비 하나가 내 옆구리를 보고 말했다.
“당신 진짜 이상하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은 고향에서 수없이 들은 것과 같았다.
소문이 다시 생겼다.
이번에는 ‘늙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칼에 찔려도 일어나는 사람’.
나는 불안했다.
다른 곳으로 떠날까 생각했다.
이름을 바꾸면 된다.
짐도 아직 많지 않았다.
하지만 창고 앞에 가니 다친 경비가 앉아 있었다.
그도 살아 있었다.
팔을 제대로 못 움직였다.
내가 말했다.
“미안해.”
“왜.”
“내가 더 빨리 왔으면.”
그가 웃었다.
“당신이 모든 데 동시에 있어요?”
그 말이 사무나 이라 같았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잡힌 약탈자들을 어떻게 할지도 문제였다.
사람들은 죽이자는 쪽이 많았다.
“우리 사람 찔렀어.”
“한 명 죽었잖아.”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던 사람은 실제로 죽어 있었다.
우리 쪽 사망자는 없었다.
잡힌 둘은 자기들이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죽이지 않았다.
대신 무기를 빼앗고,
다친 경비와 창고 피해를 보상할 노동을 시킨 뒤,
일정 기간 뒤 정착지를 떠나게 했다.
사람들이 약하다고 욕했다.
경비 책임자도 불만이었다.
테멘이 물었다.
“확신해?”
“아니.”
“그럼 왜.”
나는 대답했다.
“죽이면 바꿀 수 없잖아.”
테멘은 잠깐 나를 봤다.
“그건 맞네.”
그날 이후 경비는 더 체계화됐다.
훈련도 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칼을 가르쳤다.
발.
거리.
혼자 영웅처럼 나가지 말 것.
소리칠 것.
도망갈 길을 남길 것.
사람들은 내 싸움 솜씨를 보고 놀랐다.
나는 최대한 설명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다만 아버지보다 훨씬 오래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숨겼다.
싸움이 끝난 다음 날 죽은 약탈자의 시신 문제도 생겼다.
그가 어디 사람인지 정확히 몰랐다.
동료들은 도망갔다.
그냥 밖에 두자는 사람도 있었다.
“우릴 죽이러 왔어.”
나는 시신을 봤다.
젊었다.
내 칼에 죽었는지 다른 사람 손에 죽었는지 모른다.
그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모름]
기억 속에서 나는 한 사람을 쓰러뜨렸다.
그게 이 사람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묻자고 했다.
누군가 반대했다.
“왜.”
“죽었잖아.”
“그래서.”
테멘이 옆에서 말했다.
“죽으면 적도 끝이지.”
우리는 정착지 바깥에 묻었다.
표식은 크게 남기지 않았다.
잡힌 약탈자 둘이 그 과정을 봤다.
한 명이 울었다.
죽은 사람이 친척이었다고 했다.
그때 처음으로 적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눈앞에 왔다.
나는 그 둘을 죽이지 않기로 한 결정을 더 확신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의한 건 아니었다.
다친 경비의 형이 나를 찾아왔다.
“왜 살려.”
“잡혔잖아.”
“내 동생 죽을 뻔했어.”
“살아 있어.”
그가 화를 냈다.
“죽었으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말했다.
“당신은 금방 낫잖아.”
그 말이 칼보다 아팠다.
내 몸의 특성이 판단까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나는 상처를 덜 두려워하니 처벌도 약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뜻.
그날 밤 오래 생각했다.
내가 다른 몸을 가진 것이 법과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내게 며칠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생의 장애일 수 있다.
나는 그 차이를 잊으면 안 됐다.
다음 날 다친 경비를 다시 봤다.
팔 움직임이 아직 좋지 않았다.
“아파?”
내가 물었다.
“많이.”
나는 내 옆구리를 만졌다.
이미 훨씬 나았다.
그 차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는 경비의 치료와 가족 먹을 것을 공동 창고에서 지원하자고 했다.
아렘은 재고를 계산했다.
사람들 동의를 받았다.
처음으로 ‘공동체를 지키다 다친 사람을 공동이 책임진다’는 원칙 비슷한 것이 생겼다.
경비에 지원하는 사람이 늘었다.
싸움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다쳤을 때 버려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약탈자 습격 뒤 며칠 동안 정착지 분위기는 달라졌다.
밤이면 작은 소리에도 사람들이 깼다.
시장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경비가 따라붙었다.
외지 상인들이 불평했다.
“우릴 도둑 취급해?”
아렘은 말했다.
“며칠만.”
며칠은 길어졌다.
나는 그 분위기가 위험하다고 느꼈다.
길 위에서 외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심받았던 기억이 있었다.
경비를 불러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따라다니지 마.”
“그럼 어떻게 봐요.”
“행동 봐.”
“훔치고 나서?”
좋은 질문이었다.
완벽한 답은 없었다.
입구에서 무기를 확인하고,
숙영지 위치를 알려주고,
시장 안에서는 평범하게 두기로 했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나는 말했다.
“모두 의심하면 거래도 끝나.”
아렘이 강하게 동의했다.
테멘은 덜 관심 있어 했다.
며칠 뒤 이전에 왔던 상인 하나가 다시 들어왔다.
경비가 그를 알아보고 그냥 통과시키려 했다.
나는 오히려 멈췄다.
“아는 얼굴이라고 확인 안 해?”
경비가 당황했다.
나는 웃었다.
“낯선 사람만 위험한 건 아니잖아.”
이번에는 아렘이 말했다.
“너무 까다롭다.”
맞았다.
안전과 개방 사이에서 나는 계속 흔들렸다.
이 경험은 나중에 성벽 도시를 다스릴 때 훨씬 커진다.
누구를 안으로 들일지 결정하는 일은 곧 권력이었다.
당시에는 문 하나와 시장 정도였지만,
씨앗은 이미 있었다.
훈련이 끝난 뒤 한 젊은 경비가 물었다.
“당신은 몇 번 싸워봤어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정확히 세어본 적 없었다.
“많이.”
그가 웃었다.
“얼마나.”
“말하면 안 믿어.”
농담처럼 말했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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