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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3화 — “아닌데”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53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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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멘은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얼마나 많은지는 모른다.

나이를 숫자로 정확히 말하는 문화도 아니었고,

그 역시 관심 없어 했다.

“몇 살이야.”

한번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너보다 많아.”

“그건 알아.”

“그럼 됐지.”

그게 테멘이었다.

그는 나를 존중하지 않았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처럼은.

내가 물길을 고쳐도,

홍수 때 사람을 옮겨도,

사람들이 내 의견을 기다려도,

그는 필요하면 바로 말했다.

“아닌데.”

정말 자주.

“이 창고 저쪽에 하나 더 짓자.”

“아닌데.”

“왜.”

“땅 낮아.”

가보면 낮았다.

“경비 여기 세우면 잘 보이겠네.”

“아닌데.”

“왜.”

“밤바람 저쪽에서 와. 불 꺼져.”

맞았다.

가끔은 그가 틀렸다.

나는 그 순간을 좋아했다.

“봐.”

내가 말했다.

“당신이 틀렸잖아.”

테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틀렸네.”

“그게 다야?”

“뭐.”

“미안하다든가.”

“누구한테.”

“나.”

그는 한참 나를 보더니 웃었다.

“왜.”

나는 더 화가 났다.

테멘은 틀린 걸 자기 존재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그게 부러우면서도 싫었다.

어느 날 사람들이 작은 방벽 위치를 두고 싸웠다.

나는 높은 곳 하나를 골랐다.

시야가 좋았다.

테멘은 반대했다.

“멀어.”

“뭐가.”

“사람 사는 데서.”

“그래도 적 오는 거 먼저 보이잖아.”

“그럼 뛰어 내려오는 동안 다 끝나.”

나는 실제로 시간을 재봤다.

맞았다.

조금 낮지만 가까운 쪽이 더 나았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위치를 바꿨다.

누군가 말했다.

“처음 생각이 틀렸어요?”

질문 자체는 평범했다.

그런데 나는 순간 기분이 나빴다.

사람들이 내 판단력을 의심할 것 같았다.

“상황 다시 본 거야.”

내가 말했다.

테멘이 바로 끼어들었다.

“처음 틀렸어.”

사람들이 웃었다.

나는 그를 죽이고 싶었다.

물론 진짜로는 아니다.

조금은.

저녁에 따졌다.

“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해.”

“뭐라고.”

“틀렸다고.”

“틀렸잖아.”

“내가 바꿨잖아.”

“그럼 더 좋지.”

“사람들이 나를 못 믿으면.”

테멘이 내 말을 자르고 물었다.

“왜 믿어야 해.”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불을 쳐다봤다.

“사람들은 네가 매번 맞아서 따라야 해?”

“아니.”

“그럼.”

“잘못하면 고치니까.”

말하고 나서 스스로 멈췄다.

테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낫지.”

그날 대화는 오래 남았다.

권위가 ‘절대 틀리지 않음’에서 오면,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걸 무너뜨린다.

반대로 틀려도 고친다는 믿음에서 오면,

조금 다를 수 있다.

나는 그 원칙을 이해했다.

항상 지킨 것은 아니다.

특히 훗날 사람들이 내 말을 너무 쉽게 믿기 시작했을 때.

테멘은 내 앞에서만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들 앞에서도 나를 반박했다.

그 점이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야 알았다.

사람들은 점점 내가 마지막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 공개적으로 “아닌데”라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안전장치였다.

테멘이 반대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끔은 내가 먼저 반대했다.

어느 해 그는 물길 하나를 오래된 방식대로 유지하자고 했다.

나는 봤을 때 낭비가 커 보였다.

“이쪽으로 바로 연결하면 더 짧아.”

“알아.”

“그런데 왜 돌아가.”

“저쪽 집들.”

“뭐.”

그는 물길 중간에 사는 가족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물길 관리 대가로 주변 작은 밭을 쓰고 있었다.

길을 바로 만들면 그 역할이 사라졌다.

“그러면 다른 일 하면 되잖아.”

내가 말했다.

테멘이 물었다.

“무슨 일.”

“몰라.”

“그럼 먼저 만들고 생각해?”

나는 입을 다물었다.

효율만 보면 바로 연결하는 게 맞았다.

사람 삶까지 보면 달랐다.

결국 그 가족들과 이야기했다.

한 명은 새 길을 원했다.

물을 더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은 반대했다.

자기 역할이 없어질까 봐.

논의 끝에 물길 일부만 바꿨다.

관리하는 가족에게는 다른 구간을 맡겼다.

나는 그 과정이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다.

테멘은 말했다.

“빠른 게 왜 좋아.”

“시간 아끼잖아.”

“뭐 하게.”

“다른 일.”

“그 다른 일도 빨리 끝내고.”

“좋잖아.”

테멘이 웃었다.

“끝에 뭐 있는데.”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에게는 항상 다음 일이 있었다.

그는 그 점을 이상하게 봤다.

나는 그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맞았다.

그날 오후 우리는 강가에 앉아 쉬었다.

테멘이 발을 물에 담갔다.

나는 안 했다.

“왜.”

“갈 일 있어.”

“어디.”

“창고.”

“왜.”

“아렘이 부른댔어.”

“언제.”

“해 지기 전.”

테멘이 하늘을 봤다.

“한참 남았네.”

나는 결국 옆에 앉았다.

몇 분 아무것도 안 했다.

처음에는 답답했다.

조금 지나니 물소리가 들렸다.

바람도.

테멘이 말했다.

“네가 오래 살면 큰일이겠다.”

심장이 순간 멈추는 것 같았다.

“왜.”

그는 내 반응을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게 급한데 시간이 더 많으면 얼마나 일을 벌이겠어.”

나는 웃었다.

“오래 살 사람처럼 보여?”

“얼굴은.”

테멘은 내 얼굴을 대충 봤다.

“젊지.”

그게 전부였다.

나는 안도했다.

동시에 생각했다.

그는 내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알면 뭐라고 할까.

‘아닌데.’

아마 그 말부터 할 것 같았다.

테멘이 왜 물길 일을 오래 맡았는지도 나중에야 들었다.

젊을 때부터 특별히 현명해서는 아니었다.

그가 직접 말했다.

“사람이 없었어.”

“그게 이유야?”

“응.”

이전 관리자가 죽고,

다음 사람은 몇 달 만에 다른 곳으로 떠났고,

테멘이 대신 물길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계절만 하려 했다고 했다.

몇십 년이 지났다.

나는 웃었다.

“나랑 똑같네.”

“뭐가.”

“잠깐 하려다 계속 하는 거.”

테멘이 나를 봤다.

“그러니까 조심해.”

그 말이 농담 같지 않았다.

테멘 집에는 자식들이 있었다.

그중 누구도 물길 일을 이어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이해되지 않았다.

“잘하잖아.”

“그래서 뭐.”

“배우면 되지.”

테멘은 고개를 저었다.

“내 자식이라고 물 좋아하냐.”

그 말도 맞았다.

나는 자꾸 기술과 역할이 가족 안에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내 삶의 초반이 그랬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싸움을 배우고,

어머니에게 생활을 배우고,

네라에게 집을 배우고.

하지만 사무와 이라는 자기 방식으로 살았다.

테멘 자식들도.

어느 날 나는 테멘에게 후계자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왜.”

“당신 죽으면.”

그는 웃었다.

“이제 내 장례도 준비하냐.”

“진지해.”

“그럼 사람들 중 하나 배우겠지.”

“미리 정하면.”

“또 네가 정하게?”

나는 입을 다물었다.

테멘은 물길을 가리켰다.

“일은 사람 찾는다고 생기는 게 아니야.”

“그럼.”

“하다 보니 사람 되는 거지.”

나는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는 자주 떠올렸다.

직책을 먼저 만들고 사람을 끼워넣는 것과,

실제 일을 오래 하며 역할이 생기는 것은 다를 수 있었다.

테멘은 자신의 지위를 제도화하려는 내 생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반대로 그가 너무 사람 기억과 경험에 의존한다고 생각했다.

둘의 갈등은 오래 갔다.

그 덕분에 초기 제도는 어느 한쪽으로 너무 빨리 기울지 않았다.

어느 날 젊은 사람이 내게 와 말했다.

“테멘을 왜 계속 써요?”

“쓴다고?”

“맨날 반대하잖아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그래서.”

“싫지 않아요?”

“싫어.”

젊은이가 당황했다.

나는 웃었다.

“그래도 필요해.”

그날 저녁 테멘에게 그 말을 해줬다.

그가 말했다.

“난 네가 필요 없는데.”

“그럼 왜 와.”

“물길 때문에.”

“나 말고.”

테멘이 나를 봤다.

“재밌어서.”

나는 욕했다.

그는 웃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아직 완전히 혼자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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