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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9화 — 소문

세상이 이름을 갖기 전에 · 19 / 37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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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농담이었다.

젊어 보이는 사람.

병에서 빨리 일어난 사람.

상처가 잘 낫는 사람.

그러다 부모가 죽고,

사무가 나보다 늙어 보이고,

내 얼굴은 거의 그대로라는 사실이 겹쳤다.

농담이 조금씩 다른 모양이 됐다.

나는 직접 듣지 못한 말이 많았다.

사무가 알려줬다.

“아버지 강물 마셔서 그렇다는 말도 있어.”

“뭐?”

“특별한 데서 태어났대.”

“여기서 태어났는데.”

“그걸 다 아는 건 아니잖아.”

사무가 웃었다.

“또 있어.”

“말하지 마.”

“신이 축복했다.”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 말 싫어.”

“나도.”

“더 있어?”

사무가 망설였다.

“저주받았다는 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무가 바로 말했다.

“아무도 진짜 믿는 건 아니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나도 모르지.”

나는 웃지 못했다.

그 무렵 처음 보는 사람이 내 얼굴을 오래 보는 일이 늘었다.

어떤 사람은 피했다.

어떤 사람은 가까이 왔다.

한 여자는 아픈 아이를 데려왔다.

“한 번만 만져줘.”

나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왜.”

“당신은 안 늙잖아.”

그 말이 이제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는 뒤로 물러났다.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그냥.”

여자는 아이 손을 내 쪽으로 밀었다.

나는 잡았다.

열이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며칠 뒤 아이는 나았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더 아픈 아이가 왔다.

나는 손을 잡았다.

물을 먹이라고 했다.

그 아이는 죽었다.

그 가족은 나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말했다.

“당신도 못 하는 일이 있구나.”

그 말이 이상하게 안도처럼 들려 화가 났다.

나는 집에 돌아와 네라에게 말했다.

“떠나야 할 것 같아.”

네라는 곡물을 정리하며 물었다.

“언제.”

“모르겠어.”

“나 때문에 남겠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문제지.”

네라가 손을 멈췄다.

“내가 문제야?”

“그런 뜻 아니야.”

“그럼.”

“사람들이.”

네라가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이 뭐.”

“무서워하기도 하고 이상한 걸 기대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가 집 버리고 다녀야 해?”

나는 말문이 막혔다.

“잘못한 것도 없잖아.”

“사람들이 무서워하면.”

“당신도 사람들 무서워하잖아.”

맞았다.

“그럼 똑같네.”

나는 웃지 못했다.

네라는 내 목의 펜던트를 잡았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여기 있어.”

“그다음은.”

손이 멈췄다.

“그다음은 당신이 정해.”

나는 그 말을 싫어했다.

‘그다음’이 네라 없는 시간을 뜻했기 때문이다.

그날 밤 나는 강으로 갔다.

물에 비친 얼굴을 봤다.

젊었다.

건강하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오래 산다는 말도 아직 쓰지 않았다.

불멸이라는 생각은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았다.

사람들이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내 몸보다 더 무서웠다.

소문이 커지면서 반대편 반응도 생겼다.

나를 불길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떤 집은 내가 들어가는 걸 싫어했다.

아이를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내가 뭘 했다고.”

네라가 말했다.

“저 사람들도 모르니까 무서운 거야.”

“나도 모르는데.”

“그러니까 똑같지.”

나는 그 말을 싫어했다.

며칠 뒤 그 집 남자가 강에서 다쳤다.

사람들이 나를 불렀다.

나는 망설였다.

그 집이 나를 싫어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갔다.

다리를 크게 다쳤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를 옮겼다.

상처를 씻었다.

그 남자는 내 얼굴을 보지 않았다.

며칠 뒤 내가 지나가는데 그가 불렀다.

“고맙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로 끝이었다.

그 뒤 그 가족이 나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니었다.

다만 피하지는 않았다.

그 경험이 좋았다.

모든 갈등이 사랑으로 바뀔 필요는 없다는 걸 알았다.

같이 살아갈 수 있을 만큼만 달라져도 충분했다.

한동안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는 일을 막으려고 했다.

아픈 사람을 데려오면 치료할 줄 모른다고 했다.

아이를 만져달라고 하면 거절했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들은 화를 냈다.

“도와줄 수 있는데 왜 안 해.”

“못 한다니까.”

“당신은 다르잖아.”

그 말이 싫었다.

내가 다르다는 사실이 곧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바뀌고 있었다.

반대로 나를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가족은 내가 다가가면 아이를 안쪽으로 들여보냈다.

처음에는 못 본 척했다.

세 번째에는 화가 났다.

네라가 팔을 잡았다.

“가지 마.”

“왜.”

“싸우려고 하잖아.”

“내가 뭘 했는데.”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그냥 둬.”

“기분 나쁘잖아.”

“저 사람들도 무섭겠지.”

나는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며칠 뒤 그 집 남자가 강에서 다쳤다.

사람들이 나를 불렀다.

다리가 이상하게 꺾여 있었다.

나는 전문 치료자가 아니었다.

그래도 사냥 중 다친 사람을 많이 봤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리를 고정하고 집으로 옮겼다.

남자는 내 얼굴을 거의 보지 않았다.

며칠 뒤 지나가는데 그가 불렀다.

“고맙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 나으면 걸어.”

“알아.”

그 뒤 그 가족이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를 숨기지는 않았다.

그 정도 변화가 오히려 현실적이었다.

모두 나를 사랑할 필요는 없었다.

나를 괴물로 생각하면서도 같이 살 수는 있었다.

그 사실이 조금 위로가 됐다.

소문 때문에 처음으로 거래가 깨진 적도 있었다.

외지 상인이 우리 집 근처에서 나를 보고 물건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솔직하게 말했다.

“불길해.”

나는 화가 났다.

“내 돈은 안 불길해?”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무가 웃을 뻔했다.

나는 더 화가 났다.

다른 상인이 대신 물건을 팔았다.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오래 남았다.

사람이 나를 두려워하면 돈이나 거래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생긴다는 걸 배웠다.

반대로 나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상인도 생겼다.

“정말 안 늙는 사람 보고 싶어서.”

나는 구경거리가 됐다.

그쪽도 싫었다.

두려움과 숭배는 반대처럼 보이지만,

둘 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닮았다.

그걸 나는 이때 처음 조금 배웠다.

한편 소문 덕분에 뜻밖의 이익도 생겼다.

도둑이 우리 집을 피했다.

사람들이 웃으며 말했다.

“안 늙는 사람 집 털면 저주받을까 봐.”

나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

없는 힘이 나를 지키기 시작했다.

그건 편했다.

그리고 위험했다.

사람들이 내가 가진 적 없는 능력을 믿으면,

언젠가는 내가 하지 못하는 일까지 기대할 것이다.

네라가 말했다.

“그럼 소문 이용하지 마.”

“내가 퍼뜨린 것도 아닌데.”

“그래도 편하다고 가만있으면 이용하는 거지.”

나는 반박하고 싶었다.

못 했다.

그날 이후 누군가 내 소문을 과장하면 가능한 한 바로 부정했다.

병을 고치지 못한다.

죽은 사람을 살리지 못한다.

미래를 모른다.

신도 아니다.

아직 아무도 나를 신이라고 진지하게 부르지 않았는데도,

나는 미리 그 말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훗날에는 아무리 부정해도 소용없게 된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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