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화 — 푸른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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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라는 집 안쪽에 작은 선반을 만들었다.
쓸모없는 물건을 올려두는 곳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불렀다.
예쁜 돌.
말린 씨앗.
깨진 작은 조각.
특이한 모양의 조개.
“이런 걸 왜 모아?”
내가 물었다.
“보기 좋으니까.”
“쓸모가 없잖아.”
네라는 내 물건을 가리켰다.
외지인에게 얻은 돌.
부러진 칼 손잡이.
이상한 모양의 뼈.
“당신 건?”
“이건 다 쓸모 있어.”
“뭐가?”
나는 설명하지 못했다.
네라가 웃었다.
어느 늦은 오후였다.
네라는 작은 천 꾸러미를 내게 던졌다.
나는 받았다.
“뭐야?”
“열어봐.”
안에는 작은 장식이 있었다.
푸른빛.
지금의 보석처럼 투명하거나 균일하지 않았다.
빛에 따라 파랑과 청록 사이를 오갔다.
표면은 조금 거칠었다.
한쪽은 두꺼웠고,
뒤에는 도구가 미끄러진 듯 짧은 흠집이 있었다.
“망쳤어.”
네라가 말했다.
“뭐가?”
“여기.”
그녀가 흠집을 가리켰다.
“괜찮은데.”
“다시 만들까?”
“아니.”
나는 줄을 달아 목에 걸어봤다.
“왜 나한테 줘?”
네라는 선반을 정리하며 말했다.
“당신은 자꾸 뭘 잃어버리잖아.”
“내가 뭘.”
네라는 세기 시작했다.
칼집.
끈.
작은 돌.
아버지가 준 도구.
나는 중간에 막았다.
“알았어.”
“이것만은 잃어버리지 마.”
“안 잃어.”
네라는 나를 봤다.
“그 말 믿어도 돼?”
“응.”
“진짜?”
“응.”
“좋아.”
그녀는 별것 아닌 일처럼 돌아섰다.
그날 밤 나는 장식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흠집이 손끝에 걸렸다.
네라가 만든 물건이라는 사실이 좋았다.
그게 전부였다.
그 물건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남을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왕관보다 오래.
나라보다 오래.
네라의 얼굴에 대한 내 기억보다 오래.
그런 건 당시의 내가 알 수 없었다.
우리 생활은 평범했다.
함께 일했다.
다퉜다.
잠들었다.
아침이면 다시 일어났다.
어느 날 네라가 임신했다는 걸 알았다.
나는 내가 기뻐했는지 먼저 무서워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나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밖에 있으라는 말을 들었다.
문 앞을 왔다 갔다 했다.
나이 많은 여자가 말했다.
“그렇게 걸어도 빨리 안 나와.”
나는 멈췄다.
잠시 뒤 다시 걸었다.
네라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문을 열려고 했다.
안에서 누군가 외쳤다.
“들어오지 마!”
나는 손을 뗐다.
얼마 뒤 높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사람들이 웃었다.
그제야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이는 작았다.
말도 안 되게 작았다.
“잡아.”
네라가 말했다.
“떨어뜨리면?”
네라가 눈을 감았다.
“그럼 내가 당신을 죽일 거야.”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나는 아이를 안았다.
손가락.
발.
닫힌 눈.
움직이는 입.
그 아이를 지금은 사무라고 적는다.
내가 기억하는 소리에 가장 가깝다.
그날 밤 나는 사무가 숨을 쉬는지 계속 확인했다.
네라는 잠에서 깨 짜증을 냈다.
“안 죽어.”
“어떻게 알아?”
“당신이 자꾸 깨우니까 못 죽겠다.”
그 말에 처음 웃었다.
몇 년 뒤 딸이 태어났다.
나는 그녀를 이라라고 적겠다.
그렇게 우리는 네 식구가 됐다.
그리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무가 네 살이나 다섯 살쯤 되었을 때 푸른 장식을 한번 잃어버린 적이 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른다.
그날 나는 장식이 목에 없다는 걸 저녁에야 알아챘다.
집 안을 뒤졌다.
도구 사이.
잠자리.
바닥.
밖.
없었다.
네라는 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표정이 더 무서웠다.
“뭐라고 해.”
내가 말했다.
“뭘.”
“잃어버렸다고.”
“안 잃어버린다며.”
“찾으면 안 잃어버린 거지.”
네라가 한숨을 쉬었다.
사무가 구석에서 우리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갔다.
잠시 뒤 작은 손에 장식을 들고 돌아왔다.
“이거?”
나는 빼앗듯 받았다.
진흙이 묻어 있었다.
“어디서 났어?”
사무는 집 뒤를 가리켰다.
내가 나무를 옮기다 줄이 걸려 빠진 모양이었다.
네라가 웃었다.
“안 잃어버렸네.”
나는 장식의 줄을 더 튼튼하게 바꿨다.
사무가 물었다.
“이거 뭐야?”
“네 엄마가 준 거.”
“왜?”
“내가 잘 잃어버려서.”
사무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는 아이 머리를 한 번 쳤다.
그 사건 뒤로 장식을 더 신경 썼다.
목에 없으면 바로 알았다.
잠잘 때도 가까이 뒀다.
네라가 가끔 장난으로 숨기려 했지만 내가 너무 진지하게 찾는 걸 보고 그만뒀다.
그 물건이 중요해진 건 네라가 죽은 뒤가 아니었다.
이미 그때부터 중요했다.
다만 당시에는 이유가 단순했다.
네라가 만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사무가 크게 아팠다.
열이 올랐다.
나는 밤새 아이를 안고 있었다.
네라는 침착했다.
물을 먹였다.
몸을 식혔다.
나는 계속 물었다.
“괜찮을까.”
네라가 짜증냈다.
“나도 몰라.”
처음으로 네라가 모른다고 말한 것이 무서웠다.
사무는 며칠 뒤 나았다.
회복도 빠른 편이었다.
나는 그걸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니까 튼튼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사무와 이라가 또래보다 조금 오래 건강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다만 네라가 말했다.
“당신 닮아서 질기네.”
나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 말이 나중에 얼마나 복잡해질지도 모르고.
◆이라가 조금 자라자 네라의 선반을 자기 것처럼 사용했다.
예쁜 돌을 주워 올렸다.
말라 비틀어진 꽃.
작은 뼈.
나는 말했다.
“그걸 왜 가져와.”
이라가 네라를 가리켰다.
“엄마도 하잖아.”
네라가 웃었다.
“내 딸 맞네.”
사무는 그런 물건에 관심이 없었다.
도구와 칼에 더 관심이 많았다.
두 아이가 성격이 너무 달라 신기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도 사람은 전혀 다르게 만들어졌다.
그 사실은 후대에 내가 혈통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그때는 그런 철학을 세우지 않았다.
사무가 이라 장식을 숨기고,
이라가 사무 도구를 강에 던지겠다고 협박하고,
네라가 둘 다 혼냈다.
나는 옆에서 웃다가 같이 혼났다.
“당신이 웃으니까 더 하잖아.”
“재밌잖아.”
“당신도 애야?”
“아니.”
네라가 세 사람을 번갈아 봤다.
“셋 키우네.”
나는 억울했다.
그래도 저녁이면 아이들이 우리 사이에 누워 잠들었다.
사무 발이 내 배 위에 올라와 있었고,
이라는 네라 팔을 베고 잤다.
움직이면 깰까 봐 꼼짝 못 했다.
불편했다.
좋았다.
그런 감각은 오래 남는다.
사람 얼굴보다도.
푸른 장식을 만든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네라에게 물었을 때도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얻었어.”
“어디서.”
“사람한테.”
“누구.”
“왜 그렇게 다 알아야 해?”
나는 궁금한 걸 참지 못했다.
네라는 그걸 재미있어했다.
“멀리서 온 거래.”
그 말만 했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그 푸른색 자체를 먼 곳의 색이라고 생각했다.
강의 색과도 달랐다.
하늘과도.
젖은 돌과도.
사람 손으로 다듬은 작은 조각 안에만 있는 색처럼 보였다.
이라가 태어난 뒤 네라는 가끔 펜던트를 아이 손에 쥐여줬다.
나는 뺏었다.
“잃어버리면 어떡해.”
네라가 웃었다.
“당신보다 얘가 더 잘 챙기겠다.”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 뒤로 장식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우리 집 안에서 자주 등장하는 물건이 됐다.
아이들이 만지고,
네라가 줄을 고쳐주고,
내가 일하다 흙을 묻혀 혼나고.
중요한 물건은 늘 특별한 순간에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매일 같이 있어서 중요해지기도 한다.
네라는 내가 펜던트를 만지는 습관도 알아챘다.
생각할 때.
화가 날 때.
불안할 때.
손이 먼저 목으로 갔다.
“또 만지네.”
“뭘.”
“그거.”
나는 손을 내렸다.
“그냥.”
“줄 닳아.”
네라는 새 끈으로 갈아줬다.
그 과정도 몇 번 반복됐다.
물건 하나가 오래 남으려면 재료만 좋은 것으로는 안 됐다.
누군가 계속 고쳐야 했다.
끈을 바꾸고,
깨끗이 닦고,
망가진 부분을 손봤다.
네라는 새 끈을 묶고 매듭을 두 번 확인했다.
“됐어.”
나는 펜던트를 다시 목에 걸었다.
그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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