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81화 — 생일이 아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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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Daniel은 아침부터 날짜를 알고 있었다.
휴대전화가 알려줘서가 아니다.
몸이 먼저 알았다.
지난 삶에서 Noah Mercer가 태어난 날.
그날의 병원.
Mina.
작은 손.
Daniel이 받지 않았던 Level 2 회사전화.
모든 게 선명했다.
현재 세계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화요일.
Helioxen 경영회의.
OICI 위원회.
Nightglass 월간보고.
아침 7시 40분.
로라는 병원 정기검진.
토머스는 집.
Ethan은 출장을 갔다.
Mina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었다.
Noah는 존재하지 않았다.
Daniel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이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기념?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다.
상담사는 이전에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애도해도 됩니다.”
Daniel에게는 존재했다.
현재 세계에 없을 뿐.
Daniel은 회사에 오전 반차를 냈다.
이유.
`personal`.
Ethan에게서 바로 메시지.
너 반차도 쓰냐?
Daniel:
씁니다.
병원?
아니요.
Ethan은 더 묻지 않았다.
Daniel은 차를 몰고 바닷가로 갔다.
지난 삶에서 Mina와 갔던 공원은 피했다.
그 장소까지 복원하고 싶지 않았다.
처음 가는 작은 해변.
사람 적음.
Daniel은 커피 하나.
벤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화면.
날짜.
그 밑에 일정 없음.
한참 뒤 입 밖으로 말했다.
“생일 축하해.”
바람에 묻혔다.
Noah.
이번 세계에서는 이름조차 아무 의미 없다.
Daniel에게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상한 말.
어디에도 없는데.
그런데 Daniel은 지난 세계의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했다.
지역 전력 독립모드 들어감. 여기 괜찮아.
그 이후.
모른다.
Daniel이 죽은 뒤 Noah가 살아남았을 가능성.
ARK와 SHELTER 일부는 작동했다.
그 세계가 계속됐을 수도.
Daniel은 그 가능성을 일부러 닫지 않았다.
과거를 `실패해서 삭제된 세계`라고 부르지 않는다.
거기에도 남은 사람이 있었을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Daniel의 회귀는 구원이 아니다.
그냥 Daniel이 사라진 사건.
이 생각은 아팠다.
그래도 중요.
회귀를 세계의 재시작 버튼처럼 생각하면 이전 사람들의 삶을 지운다.
Daniel은 노트에 한 줄 썼다.
내가 돌아왔다고 그 세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회귀가 왜 일어났는지 모른다.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재를 보험처럼 쓰지 않는다.
오전 11시.
Mina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보낼 수 없다.
그녀에게는 아무 날도 아니다.
Daniel의 과거 가족을 현재 Mina에게 짐처럼 올릴 수 없다.
휴대전화를 내려놨다.
대신 부모에게 전화.
“저녁 같이 먹을래요?”
오후 반차를 내기 전 Daniel은 상담사에게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이 기억 속 가족의 생일입니다.
답은 간단했다.
오늘을 없애려고 하지 마세요. 기억할 방식과 현재를 살 방식을 둘 다 정해보세요.
Daniel은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기억할 방식.
현재를 살 방식.
둘 중 하나만 고르면 쉬웠다.
하루 종일 과거에 잠기거나.
아예 일로 덮거나.
Daniel은 둘 다 하지 않으려 했다.
해변에서 돌아오는 길, 마트에 들렀다.
케이크를 집었다가 내려놨다.
다시 집었다.
왜 사는지 스스로 알고 있었다.
Noah에게 줄 수 없다.
그렇다고 Noah를 잊고 싶지도 않다.
케이크는 현재 부모와 먹는다.
기억의 의미를 현재 관계에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다.
회사에서는 Daniel이 없는 오전에도 일이 진행됐다.
Nightglass의 한 관측소 교체안.
Daniel에게 올라오지 않았다.
MCI 신규회원 심사.
Vogel 위원회.
OCSC 벤치마크 변경.
Elena 측.
Reyes 우주팀 소형 비행시험 준비.
모두.
Daniel이 돌아온 오후에는 결정로그가 이미 정리돼 있었다.
Rachel이 물었다.
“급한 거 없었습니다.”
Daniel은 로그를 봤다.
“좋네요.”
“예전엔 대표님 없으면 이 정도 안 됐겠죠?”
Daniel이 웃었다.
“아주 예전엔.”
Rachel은 현재 회사 초창기를 뜻한 줄 알았을 것이다.
Daniel은 다른 40년을 생각했다.
그날 Daniel은 일부러 Noah에 관한 페이지를 회사 문서와 분리했다.
전에 만든 봉투.
Evelyn.
Noah.
Mina와 가족사진 대신 글로 적어둔 기억.
이번에는 한 줄 더.
`2021 — no event here.`
처음엔 차갑게 느껴졌다.
고쳤다.
`2021 — the day remained ordinary.`
평범한 날.
그게 더 맞았다.
Noah가 없어서 비어 있는 날이 아니라 현재 사람들에게는 원래 평범한 날.
Daniel만 기억을 가진다.
그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밤 10시.
Mina에게서 업무메일이 왔다.
의료 컨소시엄 시스템의 지역간 데이터 규격 질문.
Daniel은 메일 제목만 보고 심장이 움직였다.
오늘.
이 날짜.
과거의 Noah.
현재의 Mina.
우연.
그는 답을 바로 보내지 않았다.
업무팀으로 전달.
다음날 공동 답변.
개인적 의미를 업무에 섞지 않는다.
몇 분 뒤 Mina가 별도 메시지.
오늘 반차였다면서요. 괜찮아요?
누가 말했지.
아마 프로젝트팀.
Daniel은 화면을 오래 봤다.
진실을 말할 수 없다.
거짓말도 싫다.
개인적으로 기억할 날이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아요.
답.
그럼 다행. 쉬는 날에도 일하지 말고요.
Daniel이 웃었다.
Mina다운 말.
그 이상 의미 없음.
Daniel은 `고마워요`만 보냈다.
과거 Mina라면 이 날의 의미를 알았을까.
아니다.
Noah를 같이 낳았으니까 당연히.
현재 Mina는 모른다.
그래야 한다.
Daniel은 메시지를 닫았다.
그날 밤 꿈에는 Noah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2046 지하실.
무너지는 천장.
Daniel은 새벽에 깼다.
호흡.
현재.
방.
2021.
그는 다시 누워 잠들기 전에 생각했다.
상실을 견딘다는 건 기억이 흐려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날짜가 와도 그 날짜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또 하루를 살 수 있는 것.
그게 더 가까운 것 같았다.
다음 아침 Daniel은 회사에 정상 출근했다.
누구도 어제의 케이크 의미를 모른다.
괜찮다.
모든 기억이 공공정보일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랑은 한 사람 안에 남아 있어도 실제다.
로라가 말했다.
“갑자기?”
“그냥.”
“네 아버지 병원 다녀오고 집에 있을 거야.”
“갈게요.”
저녁.
토머스는 검사결과가 괜찮았다.
나이가 든 만큼의 문제.
Daniel은 안도했다.
로라가 물었다.
“좋은 일 있어?”
“아니요.”
“그럼 왜 케이크 사왔어?”
Daniel이 웃었다.
자기도 모르고 샀다.
작은 케이크.
Noah 생일 때문.
말할 수 없다.
“먹고 싶어서.”
토머스가 말했다.
“네가?”
“요즘 변했습니다.”
셋이 먹었다.
초는 켜지 않았다.
생일노래도.
Daniel은 케이크 한 조각을 천천히 먹었다.
과거를 재현하지 않는다.
현재를 버리지 않는다.
두 가지를 동시에.
집에 돌아온 밤.
사람 목록의 Noah 페이지.
그 아래 날짜.
Daniel은 처음으로 `birthday`라고 적지 않았다.
대신:
`A day I remember.`
그 정도.
다음날 회사.
Rachel이 말했다.
“어제 괜찮았어요?”
“네.”
“중요한 날?”
Daniel은 잠깐 생각했다.
“저한텐.”
“좋은 쪽?”
“둘 다.”
Rachel은 더 묻지 않았다.
회의 시작.
OICI 새 버전.
MCI.
Nightglass.
현재의 사람들.
현재의 문제.
Daniel은 집중했다.
Noah를 잊은 게 아니다.
기억한 채 오늘로 돌아온 것.
그게 이번 삶에서 Daniel이 배우고 있는 애도였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