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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46화 — 같은 아침

14,610일 · 146 / 287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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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은 2006년 9월 17일 아침을 두 번째로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그 표현부터 틀렸다.

같은 날짜.

같은 방.

같은 부모.

그러나 같은 아침은 아니었다.

Daniel은 계단 중간에 앉아 있었다.

아래층에서 로라가 말했다.

“Daniel?”

목소리.

젊다.

살아 있다.

토머스가 물었다.

“괜찮냐?”

Daniel은 대답하지 못했다.

40년 전—아니, 몇 분 전까지— 둘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

Daniel은 계단을 내려갔다.

로라가 그를 보며 놀랐다.

“얼굴이 왜 그래?”

Daniel은 어머니를 안았다.

너무 세게.

로라가 웃었다.

“무슨 일이야?”

Daniel은 울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토머스가 옆에서 굳었다.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

“아니요.”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냥.”

Daniel은 어머니를 놓지 못했다.

Mina가 없었다.

Evelyn이 없었다.

Noah가 없었다.

Reyes가 죽지 않았다.

아니.

그는 어디선가 살아 있을 것이다.

이선은 Daniel을 모른다.

Elena도.

Vogel도.

Amina도.

Yelena도.

모두 살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Daniel과 함께 살았던 그 사람들은 없다.

Daniel은 식탁에 앉았다.

로라가 물을 줬다.

토머스는 말없이 맞은편에 앉았다.

“악몽 꿨어?”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진실.

“긴 악몽.”

로라가 말했다.

“얼마나 긴데.”

Daniel은 웃음 비슷한 소리를 냈다.

“40년.”

로라가 아들 이마를 만졌다.

“열은 없는데.”

Daniel은 다시 울 뻔했다.

점심이 지나서야 방으로 올라갔다.

노트북.

인터넷.

검색창.

손이 움직였다.

Mina Han

멈춤.

현재 그녀는 누구인가.

2006년.

아직 Daniel을 모른다.

의대.

가족.

친구.

자기 삶.

Daniel이 알고 있는 Mina는 40년의 관계가 만든 사람이다.

결혼.

아이들.

싸움.

웃음.

병원.

2046년 마지막 30분.

지금의 Mina는 그 기억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Daniel은 검색어를 지웠다.

다시.

Michael Reyes

손이 멈췄다.

찾으면.

당장 연락할 수 있다.

“당신은 30년 뒤 내 회사에서 일하고, 안전문화를 만들고, 공급업체 사고로 죽습니다.”

미친 사람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

그의 삶을 Daniel이 다시 설계할 권리가 있는가.

Reyes를 살리고 싶다.

너무.

그런데 사람은 저장파일이 아니다.

Mina가 가르쳤다.

현재의 사람이 선택해야 한다.

Daniel은 이름도 지웠다.

그날 오후 그는 빈 문서를 하나 열었다.

처음에는 PROJECT 2046을 쓰려 했다.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이름도 40년의 무게가 있었다.

대신 썼다.

People who no longer remember me

Ethan Brooks.

Mina Han.

Elena Park.

Heinrich Vogel.

Michael Reyes.

Amina El-Sayed.

Yelena Morozova.

James Whitaker.

Richard Cole.

그리고.

Evelyn Mercer.

Noah Mercer.

Daniel의 손이 멈췄다.

Evelyn과 Noah는 현재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음날 아침 Daniel은 실제로 병원에 갔다.

로라는 전날부터 아들의 상태를 걱정했다.

“검사라도 받아.”

Daniel은 거절하려다가 멈췄다.

현실검증.

이번에도 필요하다.

혈압.

혈액.

신경학적 기본검사.

정상.

의사는 스트레스와 수면부족 가능성을 말했다.

Daniel은 웃을 수 없었다.

“최근 큰 일을 겪었습니까?”

질문.

Daniel이 말했다.

“네.”

“얼마나 최근.”

Daniel은 몇 초 생각했다.

“아주.”

정확.

진료가 끝난 뒤 Daniel은 병원 복도를 걸었다.

어딘가에서 모니터 알람.

금속 카트.

소독약 냄새.

2046 지하 의료센터가 겹쳤다.

몸이 굳었다.

Daniel은 벽을 잡았다.

간호사가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네.”

거짓말.

호흡.

천천히.

지금은 2006년.

이 병원은 무너지지 않았다.

Mina도 여기 없다.

Daniel은 그 사실을 머리로 반복했다.

현재.

현재.

현재.

집에 돌아와서는 자기 몸의 반응도 노트에 적었다.

Sensory triggers

병원 알람.

지하공간.

금속 파열음.

62.

읽지 않은 메시지.

이걸 숨기지 않는다.

적어도 자기한테는.

지난 삶에서 Daniel은 트라우마를 일정으로 덮었다.

일.

프로젝트.

다음 목표.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정신건강 상담을 바로 받을지 고민했다.

문제.

무슨 사건을 말할 것인가.

“40년을 살다 죽고 돌아왔다.”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증상은 말할 수 있다.

반복 악몽.

상실.

과각성.

수면.

Daniel은 상담센터 번호를 적었다.

바로 전화하진 않았다.

그 자체도 진전이었다.

첫 삶의 자신은 필요성조차 인정 안 했을 테니까.

저녁에는 로라가 말했다.

“내일 학교 끝나고 같이 장 보러 갈래?”

Daniel은 순간 일정 계산.

시장 데이터.

논문.

Nightglass.

전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네.”

대답.

로라가 놀랐다.

“진짜?”

Daniel이 웃었다.

“왜요.”

“너 장 보는 거 싫어하잖아.”

그랬나.

Daniel은 기억이 안 났다.

40년 동안 어머니와 마트에 간 기억은 거의 없다.

다음날 갔다.

로라는 과일을 고르고.

가격을 비교하고.

학교 얘기.

Daniel은 카트를 밀었다.

평범.

그 평범함이 너무 아파서 몇 번이나 다른 쪽을 봤다.

로라가 물었다.

“또 울 거야?”

Daniel이 웃었다.

“아마.”

“진짜 무슨 일인데.”

Daniel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사과 한 봉지를 카트에 넣었다.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요.”

로라는 더 묻지 않았다.

그날 Daniel은 하루를 거의 아무것도 ‘진척’시키지 않았다.

D-14,609.

그래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삶의 첫 번째 변화는 기술도 돈도 아니었다.

시간을 사람에게 쓰는 법.

그걸 첫날부터 다시 시작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게 아니다.

그 아이들은 특정한 삶의 결과다.

Mina와 결혼.

그 시기.

그 순간.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같은 아이들이 다시 태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Daniel은 화면을 닫았다.

숨을 쉴 수 없었다.

회귀는 사람을 돌려준 게 아니었다.

부모를 돌려줬다.

동시에 아이들을 지웠다.

Daniel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이게 구원인가.

형벌인가.

모른다.

한참 뒤 로라가 문을 두드렸다.

“저녁.”

Daniel은 내려갔다.

세 사람이 먹었다.

토머스가 회사 이야기를 했다.

로라는 학교 얘기.

Daniel은 듣기만 했다.

40년 전과 같은 내용일 수도.

아니다.

기억 안 난다.

그 당시에는 이런 평범한 저녁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았다.

이제는 듣는다.

토머스가 말했다.

“진짜 괜찮냐?”

Daniel은 한참 뒤 대답했다.

“아니요.”

부모가 놀랐다.

Daniel은 처음으로 거짓말하지 않았다.

“근데 괜찮아질 겁니다.”

어떻게.

모른다.

그날 밤 Daniel은 D-14,610을 다시 보지 않았다.

대신 종이에 두 문장을 썼다.

사람은 복원할 수 없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회귀가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한 번 더 왔다고 세 번째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Daniel은 그 가정을 가장 먼저 금지했다.

실패해도 다시 돌아오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 위험계산이 망가진다.

이번이 마지막.

항상.

그 원칙만은 유지.

새벽 2시.

Daniel은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2046년 지하 시설.

Mina 메시지.

`나도 사랑해.`

눈을 뜨면 2006년 방.

두 세계가 겹친다.

Daniel은 휴대전화를 들었다.

Mina를 검색하지 않았다.

대신 로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집인데.

사랑해요.

몇 초 뒤 아래층에서 답.

갑자기 왜 그래? 나도 사랑해.

Daniel은 웃다가 울었다.

읽었다.

바로 답했다.

그 습관만은 세계가 리셋돼도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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