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4화 — 읽은 메시지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2046년 9월 16일.
충돌 예상까지 하루 남짓.
FARSHIELD의 마지막 제한적 고에너지 임무는 이미 끝났다.
결과는 좋지도, 완전히 나쁘지도 않았다.
NEXUS 본체의 궤도는 더 움직였다.
일부 표면질량이 크게 방출됐다.
대형 파편 몇 개.
추적 가능.
본체는 여전히 지구와 만난다.
현재 예상.
북대서양.
불확실성 수백 킬로미터.
이전 예상보다 인구밀집지역 직접충돌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7~9km급 본체가 지구에 닿는다는 사실은 같다.
IIRA는 더 이상 ‘충돌 회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Impact mitigation.
Daniel은 그 문장을 보고 오래 있었다.
40년 목표.
막는다.
결국 완화.
Mina는 IIRA 지상 의료연속성 센터에 있었다.
Daniel과 같은 지하시설 단지지만 다른 구역.
Evelyn은 궤도 생태계에서 지구로 돌아오지 않았다.
ARK의 제한된 외부 생존노드 중 하나.
Daniel이 직접 넣은 게 아니다.
그녀가 연구책임자 자격으로 올라갔다.
Noah는 지상 전력·SHELTER 연결망.
다른 대륙.
Daniel은 가족을 한곳에 모으고 싶었다.
그러지 않았다.
세 사람 모두 선택했다.
그게 Daniel이 평생 배운 것.
사람은 저장파일이 아니다.
Daniel의 계획 속 자리로 옮길 수 없다.
오전 8시.
Evelyn에게 영상전화.
지연 조금.
궤도.
“아빠.”
배경에 작은 폐쇄환경 시설.
식물 모듈.
사람들.
Daniel이 물었다.
“상태.”
Evelyn이 웃었다.
“아빠.”
“왜.”
“나 딸이야. 체크리스트 아니고.”
Daniel은 눈을 감았다.
“미안.”
“괜찮아.”
잠깐.
“무서워?”
Daniel이 물었다.
Evelyn은 솔직하게 말했다.
“응.”
“나도.”
그 말이 오히려 둘을 편하게 했다.
“엄마랑 Noah는?”
“방금 통화했어.”
“좋아.”
Daniel은 할 말이 없었다.
40년 동안 세상을 움직인 사람.
딸에게 할 말.
“사랑한다.”
“나도.”
“뭐가 되든.”
말이 멈췄다.
뭐가 되든 살아라.
너무 무책임하게 들렸다.
Evelyn이 먼저 말했다.
“아빠도.”
통화 종료.
오전 10시.
Noah.
전력망 부하.
지역 SHELTER.
그는 일하고 있었다.
“그쪽 괜찮아?”
“아직.”
Daniel은 웃음이 나왔다.
“그 말 나 닮았네.”
Noah가 말했다.
“안 좋은 쪽으로?”
“많이.”
둘이 웃었다.
짧게.
“아빠.”
“응.”
“우리가 실패한 거야?”
Daniel은 대답하지 못했다.
FARSHIELD.
62.
충돌.
“일부는.”
정직하게.
“근데 한 것도 많아.”
Noah가 말했다.
“알아.”
“미안하다.”
“왜 아빠가.”
Daniel은 숨을 들이마셨다.
이 질문에 답하면 모든 비밀이 나온다.
“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Noah는 잠깐 조용했다.
“항상 그렇지 않아?”
Daniel이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럴지도.”
통화 종료.
정오.
Mina는 직접 왔다.
의료센터 교대 사이 30분.
Daniel 사무공간 문을 열었다.
둘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안았다.
Daniel이 먼저 놓지 않았다.
Mina가 말했다.
“다들 연락했어?”
“응.”
“읽었어?”
Daniel은 그녀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아주 오래전 마지막 순간이 떠올랐다.
읽지 않은 개인 메시지 세 개.
“다 읽었어.”
Daniel이 말했다.
Mina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네.”
Daniel은 갑자기 울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Mina는 묻지 않았다.
30분.
둘은 커피를 마셨다.
Daniel이 말했다.
“내가 더 일찍 ARK를 키웠어야 했어.”
Mina가 대답했다.
“지금 그 얘기 할 거야?”
“미안.”
“아니.”
그녀는 Daniel 손을 잡았다.
“당신은 지금도 다음 결정을 하고 있어.”
“해야 하니까.”
“30분만 하지 마.”
Daniel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오후 4시에는 전 세계 통신량이 평소의 몇 배로 늘었다.
사람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전화를 했다.
IIRA는 통신망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대용량 스트리밍을 제한하고 긴급채널 우선순위를 올렸다.
Daniel은 그 조치가 너무 기술적으로 느껴졌다.
화면에는 ‘traffic shaping’.
실제로는 사람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영상과 목소리.
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
Mina 의료센터에는 가족 찾기 문의가 폭증했다.
Response Grid는 원래 환자 수용능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보호소.
병원.
혈액.
전력.
가족문의.
여러 시스템과 연결.
Daniel은 몇십 년 전 첫 의료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243개 병상.
그때는 지역 다섯 병원.
지금은 대륙 규모.
Mina가 말했다.
“처음에 병원을 서버처럼 보면 안 된다고 했던 거 기억나?”
Daniel이 웃었다.
“기억해.”
“아직도 가끔 그래.”
“알아.”
“그래도 많이 나아졌어.”
Daniel은 그 말이 이상하게 고마웠다.
오후 Mina가 돌아간 뒤 Daniel은 잠깐 IIRA 공용상황 화면을 봤다.
세계 지도.
SHELTER.
Green. Yellow. Red.
지역마다 다르다.
한 곳은 물 부족.
다른 곳은 전력.
다른 곳은 인구 과밀.
Helioxen 표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지 사람들이 자기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게 오히려 다행.
Daniel은 한 지역의 데이터 연결이 완전히 끊겼는데도 로컬 운영이 계속된다는 보고를 봤다.
Whitaker가 만들고 싶었던 것.
독립.
늦었지만 일부는 있었다.
Daniel이 말했다.
“이런 노드 더 만들었어야 했는데.”
Whitaker가 옆에서 말했다.
“네.”
위로 없음.
Daniel이 그를 봤다.
“당신은 ‘말했잖아’ 안 합니까?”
Whitaker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게 무슨 도움이 됩니까.”
Daniel은 웃음이 나왔다.
“당신도 사람 됐네요.”
“대표님보다 먼저였습니다.”
둘이 아주 잠깐 웃었다.
마지막 날에야 나오는 농담.
저녁에는 전 세계에서 종교시설·학교·지하철·광산이 임시 보호소로 전환됐다.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사람들은 움직였다.
Daniel은 생각했다.
문명은 Helioxen이 아니다.
IIRA도.
사람들이 서로 돕는 방식 전체.
그걸 너무 늦게 배웠다.
밤 11시 48분.
세 메시지.
Mina.
Evelyn.
Noah.
Daniel은 답한 뒤 화면을 내려놓지 않았다.
새 메시지 하나.
Ethan.
내일도 시장 열리면 내가 이긴 거냐?
Daniel은 웃었다.
이선다운 농담.
Daniel이 답했다.
열리면 내가 점심 삽니다.
바로.
비싼 걸로.
Daniel:
그래.
또 하나.
Vogel.
제조 노드 83% 독립모드 전환 완료.
Amina.
주요 열·전력 시설 장기정지 프로토콜 시작.
Elena.
데이터 아카이브 분산 완료. 틀린 모델도 같이 저장함.
Yelena.
추적 계속합니다.
각자.
자기 자리.
Reyes는 없다.
Daniel은 잠깐 그 이름을 생각했다.
그가 있었다면 뭐라고 보냈을까.
`사람들 쉬게 하세요.`
아마.
Daniel은 근무표를 확인했다.
교대.
휴식.
마지막 날에도.
그게 Reyes가 남긴 시스템.
사람이 없어도 규칙이 움직인다.
Daniel은 눈을 감았다.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그래도 이 40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사람이 배운 것.
만든 것.
서로에게 준 것.
충돌이 그걸 전부 지울 수 있을까.
Daniel은 모르겠다.
그날은 답을 만들지 않았다.
그저 메시지를 읽었다.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둘은 그냥 앉았다.
Mina가 물었다.
“2046년 지나고 뭐 할지 이제 생각했어?”
그 질문.
수십 년.
Daniel은 웃음 비슷한 소리를 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Mina도 웃었다.
“좋네.”
“여행도.”
“어디.”
“모르겠어.”
“더 좋고.”
30분 뒤 Mina는 일어났다.
“가야 해.”
Daniel은 손을 놓기 싫었다.
그래도 놓았다.
“나중에.”
Mina가 말했다.
그 말이 무서웠다.
“응.”
Daniel은 대답했다.
오후.
세계 각지에서 SHELTER 최종 봉쇄.
ARK 외부노드 독립모드.
데이터 저장.
종자.
의료.
전력.
Daniel은 숫자를 봤다.
충분하지 않다.
그래도 기억 속 마지막 세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누군가는 살아남을 것이다.
문명도 일부.
Richard Cole이 말했다.
“ARK 노드 7개 독립.”
Daniel이 물었다.
“연결 끊기면.”
“각자 돌아갑니다.”
좋다.
“식량.”
“몇 년.”
“부품.”
“취약.”
“인구.”
숫자.
너무 작다.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더 이상 늘릴 수 없다.
밤.
마지막 편향체 하나가 아주 작은 보정 임무를 수행했다.
충돌 회피가 아니라 예상 지점을 바다 쪽으로 더 미는 시도.
명중.
효과.
작음.
그래도 의미 있음.
Daniel은 보고서에 승인했다.
밤 11시 48분.
Mina에게 메시지.
사랑해.
바로 답.
나도.
Evelyn.
사랑한다.
답.
나도, 아빠.
Noah.
사랑한다.
답.
나도.
세 개.
모두 읽음.
모두 답함.
Daniel은 화면을 닫지 않았다.
이번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읽지 않은 메시지를 남기지 않기로 했다.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NEXUS는 아직 하늘의 검은 점.
내일이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Daniel은 새벽까지 일하지 않았다.
의자를 뒤로 밀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Mina가 했던 말.
오늘 하루도 인생.
2046년 9월 16일도.
마지막 하루라고 해서 준비기간만은 아니었다.
Daniel은 가족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D-Day 화면보다 그쪽을 위에 띄워뒀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