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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43화 — 62퍼센트

14,610일 · 143 / 287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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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년 6월 3일.

편향체 14의 결과가 들어왔다.

관제실 화면에는 한동안 숫자가 없었다.

Yelena 팀이 Nightglass 관측.

독립 궤도팀 세 곳.

NEXUS 근접정찰기.

모두 데이터를 모았다.

Daniel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을 무릎 위에 얹었다.

옆자리 이선도.

이선은 이제 머리가 많이 희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그가 작게 말했다.

Daniel이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이선이 Daniel을 봤다.

“네가 모른다고 하면 더 무서운데.”

평소라면 웃었을 말.

아무도 웃지 않았다.

첫 결과.

하나.

둘.

독립 계산이 차례로 들어왔다.

서로 큰 차이는 없다.

Yelena가 최종 통합값을 띄웠다.

Safe corridor까지 필요한 누적 이동량.

그리고 현재.

화면 중앙.

62.1%

Daniel은 숨을 쉬지 못했다.

소리가 사라졌다.

2046년.

다른 통제실.

11초.

62퍼센트.

기억 속 마지막 화면.

그 숫자가 다시 왔다.

아니.

이번에는 다른 의미여야 한다.

기억 속 마지막 편향체가 만들어낸 62퍼센트.

그리고 실패.

지금은 훨씬 더 많은 기술.

훨씬 더 일찍.

그런데 화면에는 다시.

62.

Daniel의 손끝이 차가워졌다.

Yelena가 말했다.

“대표님?”

Daniel은 대답하지 않았다.

Mina 목소리.

Ethan.

Reyes.

모든 게 한순간 겹쳤다.

62%.

이 숫자는 데이터다.

현재 데이터.

기억보다 우선.

그런데 기억이 현재를 덮어버렸다.

Daniel은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향후 추가 임무.”

목소리가 생각보다 정상.

임무계획팀이 화면을 바꿨다.

궤도 예비 3기.

그중 두 기는 늦지만 도달 가능.

추가 6기는 발사해도 도착 시점이 너무 늦어 편향효율이 크게 떨어짐.

핵심은 시간이 아니다.

남은 기체가 줄 수 있는 총 충격량.

현재 NEXUS 구조와 방향.

모델.

최적 조건.

낙관값.

Daniel이 물었다.

“최대.”

아무도 바로 말하지 않았다.

“현재 허용되는 가장 낙관적인 모델.”

수치.

필요 편향량의 81~89퍼센트.

Safe corridor에는 못 들어간다.

“초기 계획보다 충돌위치 이동은?”

상당.

지구와의 상대속도.

영향지점.

불확실.

바다로 옮길 가능성.

대륙에서 다른 곳.

하지만 지구를 완전히 비키는 건 현재 수단으로 어렵다.

Daniel이 말했다.

“고에너지 옵션.”

회의실이 더 조용해졌다.

IIRA가 오래 준비했지만 최후수단으로만 둔 임무들.

더 강한 폭발성 편향.

지표면 직접 파괴가 아니라 근접 에너지 전달과 분출을 이용하는 방식.

위험.

NEXUS가 파편화될 수 있다.

불균일 구조라 예측 어려움.

Daniel은 말했다.

“시뮬레이션.”

이미 돌고 있었다.

몇 시간 뒤.

선택지.

A. 현재 운동량 편향 계속. 지구 충돌 거의 확실. 충돌지점 이동 가능.

B. 고에너지 편향. 본체가 지구를 비킬 가능성 증가. 대형 파편 다수 발생 위험.

C. 혼합. 중간.

Richard Cole이 원격회의에서 말했다.

“이제 백업을 같이 봐야 합니다.”

Daniel이 짜증난 목소리로 말했다.

“보고 있어.”

“ARK 수용량.”

수치.

문명연속성이라고 부르기엔 부족.

SHELTER.

더 많은 사람.

하지만 7~9km 충돌 뒤 장기기후·농업·전력·공급망 붕괴를 수년 버틸 수 있는 곳은 제한.

Daniel은 그 숫자를 알고 있었다.

그가 자원을 덜 줬으니까.

그때는 맞는 선택 같았다.

주력 편향성공확률을 올리는 게 더 많은 생명을 살린다.

지금은.

“FARSHIELD에 자원 더 넣었으면 62가 70이 됐을 수도.”

Cole이 말했다.

“ARK에 넣었으면 수백만 더 살아남았을 수도.”

“둘 다 hindsight야.”

Daniel이 날카롭게 말했다.

Cole도 물러서지 않았다.

“맞아.”

그 한마디.

Daniel이 입을 다물었다.

누구도 정답을 몰랐다.

과거 선택을 바보 취급할 수 없다.

다만 결과가 온다.

IIRA 최종 전략회의.

표결.

혼합안.

편향을 계속하면서 고에너지 임무 하나를 제한적으로 사용.

목표는 본체를 완전히 산산조각 내는 게 아니다.

추가 운동량.

파편화 리스크를 감수하되 지구 직접 충돌 에너지를 줄일 가능성.

62.1이라는 숫자가 뜬 뒤 관제실에서는 아무도 화면을 사진 찍지 않았다.

언론 공개도 안 됐다.

아직 통합확정 전.

그래도 사람들 표정은 이미 알았다.

한 엔지니어가 화장실로 나갔다.

다른 사람은 의자에 앉은 채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누군가는 계속 계산했다.

사람은 충격받는 방식도 다르다.

Daniel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숫자를 지우고 싶었다.

모니터를 바꾸면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데이터.

봐야 한다.

Yelena가 세부값을 설명했다.

충돌 위치에 따라 편향효율이 달랐고, NEXUS의 회전상태가 바뀌면서 처음에 높게 본 표적 일부가 더 이상 같은 의미가 없었다.

한 국가팀이 다른 모델을 제시했다.

현재 누적편향 64퍼센트.

다른 팀은 60.

통합.

62.1.

Daniel은 물었다.

“오차범위.”

Yelena가 말했다.

“숫자 하나처럼 보지 마세요.”

범위.

그래도 Safe corridor와는 멀다.

Daniel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에게 62라는 숫자가 너무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해서 현재 모델이 그 기억을 맞추려고 움직인 건 아니다.

우연.

혹은 물리의 결과.

그게 더 무서웠다.

Richard Cole과의 원격회의가 끝난 뒤 두 사람만 채널에 남았다.

Cole이 말했다.

“너 너무 침착하다.”

Daniel이 웃었다.

“아닙니다.”

“처음 발표 때부터 그랬어.”

“뭐가.”

“NEXUS.”

Cole은 Daniel을 모른다.

하지만 오래 같이 일했다.

“마치 이미 한번 본 사람처럼 굴 때가 있어.”

Daniel의 손이 굳었다.

“사람들은 다 과거 경험으로 판단합니다.”

“저 돌 경험은 없잖아.”

Daniel은 대답하지 않았다.

Cole도 더 묻지 않았다.

“ARK 더 밀자.”

또.

Daniel이 말했다.

“지금 발사체를 FARSHIELD에서 빼면.”

“알아.”

Cole이 잘랐다.

“그래서 다 빼자는 말 안 해.”

그는 구체적인 대안을 냈다.

기존 궤도 화물편의 일부를 생존물자로 전환.

달 산업설비를 편향부품 생산에서 완전히 빼지 않고, 빈 귀환질량과 잉여 전력만 ARK에.

지상 SHELTER에는 별도 로켓 필요 없음.

분산 저장.

농업.

마이크로그리드.

현재 가능한 범위.

Daniel은 처음부터 거부하지 않았다.

“얼마나 늘어.”

숫자.

크지 않다.

하지만 수십만, 수백만 명 단위 생존가능성을 올릴 수 있다.

“합니다.”

Cole이 잠깐 멈췄다.

“이제 동의 잘 하네.”

Daniel은 웃지 않았다.

“너무 늦게.”

Cole도 아무 말 못 했다.

그날 IIRA는 FARSHIELD만 회의하지 않았다.

ARK.

SHELTER.

세 트랙이 같은 화면.

처음으로.

Daniel은 그걸 보며 쓰라렸다.

원래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나.

모른다.

리소스가 부족했다.

시간.

돈.

사람.

과거의 선택도 근거가 있었다.

이번 결과로 과거를 단순화하지 않는다.

과거의 선택도 그때의 정보 안에서는 근거가 있었다.

지금 필요한 건 결과를 미리 심판하는 일이 아니라 현재 남은 선택지를 끝까지 쓰는 것.

Daniel은 다시 화면을 봤다.

그래서 지금 가능한 걸 다 한다.

밤 11시.

Mina에게 한 시간 다녀온 뒤 Daniel은 관제실에 다시 들어왔다.

Yelena가 말했다.

“조금 나아 보이네요.”

“집 갔다 왔습니다.”

“이 시기에?”

Daniel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Yelena가 잠깐 웃었다.

“좋네요.”

Daniel도.

과거의 Daniel은 가족에게 가는 한 시간이 인류를 배신하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지금은 안다.

한 시간은 세계를 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를 구하려는 이유를 기억하게 한다.

화면에 다시 62.1%.

Daniel은 이번엔 숨을 쉬었다.

숫자가 기억을 지배하게 두지 않는다.

현재 선택을 한다.

“예비 1번 궤도.”

임무팀이 답했다.

“준비.”

“ARK 화물전환.”

“승인.”

“SHELTER 전력 마이크로그리드.”

“각 지역 실행 중.”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하지 않다.

그래도.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게 사람이 절망을 견디는 방법이었다.

Daniel은 찬성했다.

Yelena는 조건부.

일부 국가 대표는 반대.

ARK 쪽은 더 강한 고에너지 사용을 원했다.

합의.

늦었다.

하지만 합의.

회의가 끝난 뒤 Daniel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을 잠갔다.

거울.

64살 얼굴.

기억 속 마지막과 같은 나이.

이번 삶에서 40년을 다시 살았다.

부모의 죽음도 겪었다.

Reyes도.

Mina.

Evelyn.

Noah.

회사.

세계.

모든 걸 쌓았다.

그런데 숫자 하나.

62.

Daniel은 세면대 가장자리를 잡았다.

숨이 나오지 않았다.

몇 분 뒤 Mina에게 전화했다.

“나야.”

“알아.”

“62퍼센트야.”

Mina는 그 숫자의 과거 의미를 모른다.

“좋은 거야?”

Daniel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막을 수 있어?”

침묵.

Daniel은 처음으로 말했다.

“모르겠어.”

Mina도 잠깐 조용했다.

“그럼 집에 올래?”

Daniel은 화면 밖을 봤다.

회의.

시뮬레이션.

발사.

할 일이 산더미.

예전이라면.

“한 시간만.”

그가 말했다.

Mina가 대답했다.

“와.”

Daniel은 집에 갔다.

한 시간.

정말 한 시간.

Mina 손을 잡고 앉아 있었다.

아무 계획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Evelyn과 Noah에게도 전화했다.

둘 다 자기 시설에 있었다.

“괜찮아?”

Daniel이 물었다.

Evelyn이 웃었다.

“아빠가 나한테 물어?”

Noah도.

“뉴스 보면 아빠가 더 안 괜찮아 보이던데.”

Daniel은 웃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랑한다.”

갑자기.

둘 다 잠깐 조용.

Evelyn이 말했다.

“나도.”

Noah.

“나도.”

Daniel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

조금 더.

아주 오래전 마지막 순간의 읽지 않은 메시지 세 개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읽었다.

이번에는 답했다.

그것만은 달랐다.

한 시간 뒤 Daniel은 다시 IIRA로 돌아갔다.

화면에는 여전히.

62.1%.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Daniel은 의자에 앉았다.

“계속합시다.”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직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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