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2화 —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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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봄.
Helioxen은 처음으로 회사 소개자료에서 자신을 ‘컴퓨팅 회사’라고 부르지 않았다.
정확히는 뭐라고 부를지도 몰랐다.
컴퓨팅.
제조.
재료.
우주.
의료 대응.
연구.
전력 시스템.
이선이 말했다.
“잡화점 같네.”
Daniel이 웃었다.
“기반기술 회사.”
“그게 더 추상적.”
결국 자료 첫 장에는 분야 대신 문장 하나.
We build systems that remove hard bottlenecks.
Amina가 읽고 말했다.
“컨설팅회사 같습니다.”
Daniel은 또 바꿨다.
마지막엔 그냥:
Helioxen Industries
끝.
이선이 말했다.
“이게 제일 낫네.”
회사 이름이면 충분했다.
Reyes 사고 이후 2년.
우주 프로그램은 천천히 다시 빨라졌다.
RD-2 반복비행.
100킬로미터를 넘는 무인 고고도 비행.
더 긴 추진.
상단 분리 모사.
회수.
RD-3는 제작 중.
정확한 궤도 날짜는 여전히 없음.
Daniel은 이제 그걸 자랑처럼 말하지도 않았다.
그냥 운영방식.
다른 쪽도 성장했다.
계산서비스 고객.
수백.
Advanced Compute Research Group.
실패예측.
Research Prioritization Assistant.
일부 산업고객은 Helioxen 계산 없이 연구일정을 잡기 어려워했다.
MC-1에서 시작한 제조공정 패키지는 열 곳 넘는 파트너 공장으로 퍼졌다.
처음에는 부품 하나.
이제는 냉각.
전력.
우주부품.
정밀구조.
각 공장마다 독립.
같은 품질언어.
Daniel은 공급망 지도를 좋아했다.
점들이 늘어난다.
문제도.
그게 진짜 성장.
그해 Daniel에게 더 중요한 변화는 회사 밖에서 있었다.
Mina와 관계를 뭐라고 부를지 둘 다 한동안 정하지 않았다.
주말에 만나고.
평일 저녁도.
가끔 Daniel이 병원 근처로.
가끔 Mina가 Helioxen 근처로.
업무 얘기.
아닌 얘기.
어느 날 Mina가 물었다.
“우리 데이트하는 거 맞죠?”
Daniel이 멈췄다.
“그런 것 같습니다.”
Mina가 웃었다.
“대표님 회의결론 같네요.”
Daniel도 웃었다.
“그럼 맞습니다.”
“좋아요.”
그게 시작이었다.
거창한 고백 없음.
둘 다 이미 알고 있었다.
Daniel에게는 오히려 그게 좋았다.
관계를 미래역할로 정의하지 않는다.
현재 같이 있고 싶은 사람.
그 정도.
몇 달 뒤 Daniel은 Mina를 부모에게 정식으로 소개했다.
로라는 이미 알고 있었다.
“전에 왔었잖아.”
Daniel이 말했다.
“그땐.”
“친구?”
Mina가 옆에서 웃었다.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토머스가 Daniel을 봤다.
“네가 말은 해야지.”
Daniel은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사귀고 있습니다.”
로라가 너무 크게 웃어서 Daniel이 민망했다.
저녁은 평범했다.
Mina와 로라는 학교와 의료 얘기.
토머스는 Helioxen 우주팀보다 Mina의 근무시간을 더 걱정했다.
Daniel은 그걸 들으며 웃었다.
어느 순간 Mina가 Daniel 방 책장에서 소설을 발견했다.
“다 읽었어요?”
“네.”
“진짜?”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주인공 계획 망치는 책.”
“네.”
Mina가 웃었다.
작은 승리처럼.
2015년 여름.
RD-3 핵심 구조시험.
성공.
가을.
통합 엔진시험.
중단 두 번.
2015년의 Helioxen은 회사가 커진 만큼 ‘창업자 없이 결정하는 연습’도 일부러 했다.
Daniel이 3일짜리 휴가를 갔다.
정확히는 Mina가 강제로 잡은 짧은 여행이었다.
“휴가인데 노트북 가져가면 안 돼요.”
“긴급하면.”
“Level 3 전화 있잖아요.”
“그래도.”
Mina가 Daniel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이건 집에.”
Daniel은 진짜로 불안했다.
회사에서: RD-3 지상시험. 대형 고객 계약. 데이터센터 증설. 제조 파트너 인증.
모두 진행 중.
“3일입니다.”
Mina가 말했다.
“회사가 3일 못 버티면 그게 더 큰 문제죠.”
맞았다.
Daniel은 휴대전화만 들고 갔다.
첫날 오전.
두 번 확인.
Mina가 아무 말 안 했다.
오후.
한 번.
둘째 날.
Level 2 알림 하나.
보지 않아도 된다.
셋째 날.
Daniel이 먼저 휴대전화를 가방 안에 넣었다.
Mina가 물었다.
“기분 어때요?”
“이상합니다.”
“회사는?”
“아마 멀쩡.”
“그럼.”
둘은 작은 해안 마을을 걸었다.
Daniel은 풍경을 보고도 자꾸 기반시설부터 봤다.
항구.
전력.
도로.
Mina가 웃었다.
“휴가 와서도 산업지도 보네.”
“안 봅니다.”
“표정으로 봐요.”
Daniel은 포기하고 웃었다.
저녁에 둘은 바닷가 식당에 들어갔다.
예약 없음.
리뷰 없음.
Daniel은 메뉴를 한참 봤다.
Mina가 말했다.
“뭘 이렇게 분석해요?”
“선택.”
“먹고 싶은 거 고르면 돼요.”
“실패하면.”
“다음 끼니.”
Daniel이 웃었다.
이런 말들이 몇 년 동안 쌓였다.
오늘 하루.
다음 끼니.
다음 주말.
Daniel에게 시간은 항상 줄어드는 자원이었다.
Mina는 시간 안에 삶을 넣었다.
회사에 돌아온 날, RD-3 지상시험은 정상 진행.
대형 고객 계약은 Daniel 없이 수정안으로 체결.
데이터센터는 운영팀이 더 나은 증설안을 선택.
제조 파트너 인증은 이틀 늦었지만 이유가 명확.
Daniel이 말했다.
“제가 있었으면.”
이선이 바로 말했다.
“똑같이 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아니.”
Daniel은 보고서를 봤다.
“다르게 했을 겁니다.”
“더 좋게?”
Daniel은 잠깐 생각했다.
“모르겠습니다.”
그 대답이 중요했다.
회사가 Daniel과 다른 결정을 해도 틀린 게 아니다.
그해 말 경영팀은 더 큰 예산권을 가졌다.
Helioxen 각 사업부가 자기 영역에서 몇 년짜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Daniel은 전체 방향과 위험만 본다.
그런데 이상하게, Daniel이 직접 하는 일이 줄수록 Helioxen은 더 빨리 커졌다.
이선이 말했다.
“이제 네가 회사 확장 제한요소는 아니네.”
Daniel이 웃었다.
“좋은 일.”
“대신 네 결정 하나가 예전보다 훨씬 크지.”
그 말은 나중에 더 중요해진다.
당장은 Daniel도 고개만 끄덕였다.
세 번째 성공.
겨울.
첫 무인 장거리 고고도 비행.
정상 회수.
언론은 Helioxen을 상업우주기업으로 본격 다루기 시작했다.
Daniel의 이름도 더 알려졌다.
젊은 억만장자.
기술기업가.
투자자 출신.
언론은 단순한 이야기를 좋아했다.
Daniel은 그게 불편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훨씬 복잡했다.
한 프로그램 성공 뒤 다른 곳에서 불량.
공급업체 교육.
연구 실패.
의료 시스템 버그.
밤마다 정상운영을 지키는 사람들.
그게 Helioxen.
Daniel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저희 회사는 로켓 회사가 아닙니다.”
기자가 물었다.
“그럼 뭐죠?”
Daniel은 잠깐 생각했다.
“아직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를요?”
“네.”
답이 기사 제목이 됐다.
`Founder says Helioxen is still being built.`
이선이 보고 웃었다.
“좋은데.”
Daniel도.
그 말은 기술에도.
회사에도.
자기 삶에도 맞았다.
2015년 말.
Mina가 물었다.
“내년에도 이렇게 바빠요?”
Daniel이 말했다.
“아마.”
“그 다음은?”
“조금 더.”
“그 다음.”
Daniel이 멈췄다.
패턴.
“미안합니다.”
Mina가 웃었다.
“사과 말고.”
“뭐죠?”
“계획에 나도 넣어요.”
Daniel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조용했다.
PROJECT 2046에는 Mina가 없다.
회사 로드맵에도.
그런데 자기 인생에는 있다.
“네.”
Daniel이 말했다.
이번에는 어렵지 않았다.
“넣겠습니다.”
Mina가 고개를 저었다.
“업무처럼 말하지 말고.”
Daniel이 웃었다.
“같이 있고 싶습니다.”
“그거면 돼요.”
Daniel은 2046 이후를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도 2016은 생각할 수 있다.
그것부터 시작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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