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21화 — 궤도라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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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궤도급 프로그램 회의에서 Daniel은 일부러 ‘궤도’라는 단어를 마지막까지 쓰지 않았다.
문서 제목은 단순했다.
Next-Stage Flight Capability Review
이선이 제목을 보고 말했다.
“누가 봐도 궤도 가려는 건데.”
Daniel이 대답했다.
“그래도 아직 궤도 차량은 아닙니다.”
Reyes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표현입니다.”
그 말이 조금 신기했다.
몇 년 전 같으면 Reyes가 Daniel의 표현을 줄였을 것이다.
이제는 Daniel이 먼저 줄인다.
회의 첫 화면.
RD-2.
고고도 반복비행.
71킬로미터대.
Hosted Test Flight.
고객 반복계약.
정비시간.
공급망.
그리고 다음에 필요한 것.
더 긴 추진시간.
상단 구조.
진공에 가까운 환경.
고속 하강.
추적.
더 큰 비행안전 구역.
Daniel은 말했다.
“한 번에 궤도까지 가지 않습니다.”
우주팀 일부가 아쉬운 표정.
젊은 엔지니어 한 명이 물었다.
“왜요?”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Reyes가 그를 봤다.
Daniel은 계속 말했다.
“대신 궤도에 필요한 실패를 단계별로 줄입니다.”
다음 실증 단계.
고도 100킬로미터 이상.
추진 지속시간 확대.
고속 대기권 하강.
회수.
상단 분리 메커니즘은 모사.
실제 2단 발사는 아직.
이름.
`RD-3`
Reyes가 말했다.
“이름은 그대로 가네요.”
“전통입니다.”
Vogel이 말했다.
“세 대밖에 안 됐는데 무슨 전통.”
회의실 웃음.
하지만 웃음 뒤 질문은 무거웠다.
언제 궤도에 갈 수 있는가.
투자자.
고객.
직원.
모두 궁금해한다.
Daniel도.
그는 미래를 안다.
재사용 궤도발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만 빨리 도달해도 향후 30년의 우주산업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조심해야 했다.
기억이 Daniel을 밀어붙이는 분야.
게이트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
RD-3 제작 조건.
1. RD-2 고고도 비행 추가 재현
2. 전략 공급업체 stop-work 검증 확대
3. 엔진 누적수명 데이터
4. 고온부품 100+ 사이클 추가 검증
5. 비행안전 종료체계 독립검토
6. 탑재물 분리 인터페이스 지상검증
7. 인력 백업 커버리지
8. 보험·시험장 확장
Daniel은 목록을 봤다.
“공급업체 안전이 차량 기술게이트에 들어갑니까?”
Reyes가 말했다.
“차량 부품이 거기서 나오니까요.”
정확했다.
Helioxen 내부에서 아무리 안전해도 압력용기.
열처리.
구조부품.
외부 공장에서 만든다.
작업자가 과로해서 실수하면 결국 로켓에 들어간다.
Daniel은 120화의 `Near-miss reports: 0`를 떠올렸다.
압력용기 공급업체 감사결과는 아직.
Vogel이 말했다.
“그 업체 결과 전까지 핵심 물량 확대 안 합니다.”
“대체업체는?”
“비싸고 느립니다.”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용보다 검증.
회의 둘째 안건.
엔진 누적수명.
현재 지상·비행 합산 데이터가 늘고 있었다.
한 엔진 세트.
다른 세트.
열화패턴.
Amina는 말했다.
“평균만 보면 안 됩니다.”
“왜?”
“한 엔진이 유독 빨리 열화됩니다.”
Daniel의 표정이 바뀌었다.
같은 설계.
같은 공정.
그런데 한 세트만.
원인.
재료로트?
조립?
냉각?
추적성 데이터.
모두 확인.
특정 냉각채널 유량이 아주 조금 낮았다.
규격 안.
그러나 반복수명에 영향.
Daniel이 말했다.
“규격 좁히죠.”
Amina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먼저 비용과 제조산포.”
Vogel도.
“너무 좁히면 공급업체 양산이 흔들립니다.”
또 전체 시스템.
엔진 수명 하나를 늘리기 위해 공정비용이 폭증할 수 있다.
RD-3 게이트 목록을 본 연구팀 한 명이 질문했다.
“공급망 안전이 왜 비행성능 게이트와 같은 줄에 있습니까?”
Daniel은 잠깐 생각했다.
몇 년 전 자기라면 둘을 분리했을 것이다.
기술 준비.
운영 준비.
서로 다른 항목.
지금은 다르게 보였다.
“부품이 안전하지 않게 만들어지면 성능도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Reyes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람 다치면서 만든 성능은 능력이 아닙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Daniel은 그 문장을 바로 적지 않았다.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당연한 말이 가장 쉽게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게이트 문서 맨 아래에 넣었다.
Capability includes how it is produced.
Elena가 말했다.
“좋네요.”
Vogel도.
“이번엔 너무 거창하지 않습니다.”
작은 웃음.
Daniel은 그 웃음이 좋았다.
회의가 끝난 뒤 그는 Reyes와 둘이 남았다.
“공급망 안전 때문에 궤도 일정 몇 달 밀릴 수 있습니다.”
Daniel이 말했다.
“네.”
“당신은 전혀 아깝지 않습니까?”
Reyes가 잠깐 생각했다.
“아깝죠.”
Daniel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도.”
“안전한 선택이 기분 좋은 선택일 필요는 없습니다.”
93화 scrub 때와 같은 말.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Reyes가 계속 말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기 싫어서 기준을 바꾸는 겁니다.”
“저도.”
“대표님은 특히.”
Daniel이 웃었다.
“인정합니다.”
둘은 잠깐 RD-3 개념도를 봤다.
아직 화면 속 선.
실제 금속도 없다.
Reyes가 말했다.
“이 단계가 제일 싸요.”
“뭐가.”
“멈추는 거.”
설계를 바꾸는 비용.
제작 전에.
시험 전에.
비행 전에.
사람 다치기 전에.
가장 싸다.
Daniel은 그 말을 기억했다.
나중에 훨씬 비싼 방식으로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 주 공급업체 개선계획 첫 회의.
압력용기 업체 사장은 실적표를 가져왔다.
납기.
품질.
생산량.
안전.
Daniel이 물었다.
“sustainable capacity도.”
사장이 멈췄다.
“그게 뭡니까?”
설명.
정상 근무.
정비.
교육.
휴식.
그 범위에서 반복 가능한 생산량.
초과근무까지 밀어붙인 최고기록이 아니다.
사장은 계산했다.
기존 보고능력보다 낮았다.
“이 숫자 내면 고객이 물량 뺍니다.”
그 말이 현실이었다.
기업은 최대능력을 크게 말하고 싶다.
고객도 빠른 납기를 원한다.
모두가 같은 거짓말을 조금씩 보상한다.
Daniel이 말했다.
“Helioxen은 이 숫자로 평가하겠습니다.”
“다른 고객은.”
“저희가 바꿀 수 없습니다.”
한계.
그러나 적어도 자기 계약부터.
Daniel은 공급업체 평가표에서 `maximum capacity`를 없애고 `sustainable / surge`를 분리했다.
평상시.
일시증산.
각각 얼마 동안 가능한가.
사람과 설비가 회복하려면 얼마나 필요한가.
그 숫자가 처음엔 투박했다.
그래도 진짜에 가까웠다.
Daniel은 생각했다.
우주로 갈 회사가 지상 공장 한 곳의 진짜 생산능력부터 제대로 몰랐다.
궤도는 멀다.
그래서 지금 이 숫자가 더 중요했다.
결국 규격 전면 축소가 아니라 해당 채널만 추가 검사.
수명모델 보정.
Daniel은 점점 이런 결정에 익숙했다.
완벽한 부품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분포.
그날 오후 압력용기 공급업체 감사 1차 보고가 올라왔다.
첫 문장.
공식 안전절차는 존재함.
둘째.
실제 stop-work 사용사례 확인 불가.
셋째.
초과근무 증가.
넷째.
비공식 인터뷰에서 일부 직원이 생산지연 우려로 사소한 이상 보고를 미루는 경향을 진술.
Daniel의 얼굴이 굳었다.
“거의 117화 업체랑 같은데.”
Reyes가 말했다.
“이번엔 더 위험공정입니다.”
고압.
열.
중량물.
Daniel이 물었다.
“거래중단?”
Vogel은 고개를 저었다.
“즉시 전면중단까진 아닙니다.”
현재 납품분.
추가검사.
신규물량 확대 보류.
개선계획 요구.
작업자 인터뷰 채널.
정당한 중단 납기패널티 면제.
Daniel이 말했다.
“기간.”
“6주 1차 확인.”
“RD-3 일정은.”
“영향 있습니다.”
Daniel은 화면을 봤다.
마음속에서 자동으로 날짜가 밀렸다.
궤도도.
2046년도.
모든 게.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말했다.
“그대로 갑니다.”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Daniel은 조금 서운했다.
예전 같으면 모두 놀랐을 결정.
이제 정상.
좋은 변화.
그날 저녁 Daniel은 개인 로드맵에 `Orbital` 옆 날짜를 지웠다.
정확히는 원래도 확정일은 없었다.
자기 머릿속 예상만 있었다.
그 예상까지 일부러 지웠다.
대신 썼다.
Orbital when the system, not the founder, is ready.
문장이 조금 거창했다.
그래도 남겼다.
궤도는 목적지가 아니라 수십 개 능력이 동시에 준비됐다는 결과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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