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1화 — 더 크게 만들면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RD-2 첫 설계검토에서 가장 먼저 빨간색이 된 건 엔진 추력이 아니었다.
열.
Daniel은 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 정도는 예상했잖아요.”
Reyes가 대답했다.
“예상하고 해결한 건 다릅니다.”
RD-2는 RD-1보다 훨씬 컸다.
비행시간도 길고.
엔진도 여러 기.
연료도 많다.
더 높은 고도.
더 빠른 하강.
더 많은 열사이클.
Daniel은 미래의 재사용 1단들을 떠올렸다.
이 정도 규모는 언젠가 평범해진다.
하지만 지금 Helioxen에게는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엔진팀이 첫 위험항목을 띄웠다.
연소실 벽.
터빈부.
노즐 목.
고온.
열피로.
산화.
냉각.
“현재 소재로도 됩니다.”
Daniel이 말했다.
엔진책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두 번은요.”
말이 멈췄다.
재사용.
또 같은 문제.
한 번 버티는 소재와 수십 번 버티는 소재는 다르다.
Daniel이 물었다.
“몇 회 예상?”
“현재 데이터로는 모릅니다.”
그는 그 답이 싫었지만 익숙해졌다.
모르면 모른다.
Reyes가 말했다.
“그래서 재료시험부터.”
Daniel은 미래에서 본 고온합금 계열을 떠올렸다.
정확한 조성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방향은 안다.
니켈계 초합금.
내열 코팅.
세라믹 계열.
고온 복합재.
그는 몇 가지를 제안했다.
Vogel이 물었다.
“현재 공급 가능한가요?”
Daniel이 멈췄다.
“일부는.”
“가공?”
“가능할 겁니다.”
“용접?”
“검증해야.”
“반복 열사이클?”
“…”
미래의 이름을 안다고 현재 공정이 따라오는 건 아니다.
Elena가 말했다.
“또 기억에서 후보부터 고르셨네요.”
Daniel이 그녀를 봤다.
“방향성입니다.”
“그러면 데이터로 경쟁시키죠.”
좋았다.
후보 여러 개.
상용가능 합금.
고온코팅.
새로운 조성.
공정.
비교.
문제는 시험설비였다.
Helioxen에는 필요한 고온 열사이클 장비가 부족했다.
외부 연구소.
납기.
예약.
비싸다.
Daniel이 말했다.
“우리가 만듭시다.”
이선이 한숨을 쉬었다.
“또 장비부터 소유.”
Daniel이 웃었다.
“이번엔 반복시험에 필요합니다.”
Vogel도 동의했다.
“내부 시험능력은 있어야 합니다.”
다만 작게.
완성형 소재연구센터가 아니다.
열사이클.
고온 산화.
기초 기계특성.
샘플 검사.
초기 플랫폼.
Daniel은 규모를 키우려 했다.
Vogel과 이선이 줄였다.
“미래 소재 전체를 여기서 할 건 아닙니다.”
Vogel이 말했다.
“첫 질문부터.”
첫 질문.
RD-2 엔진의 고온부품을 반복 사용하려면 무엇이 부족한가.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 후보를 찾는 과정에서 한 연구자의 이름이 계속 올라왔다.
Amina El-Sayed.
영국에서 교육받고 미국의 민간 고온재료 연구팀에 있던 연구자.
이집트계 가정 출신.
전공은 고온합금과 열화 메커니즘.
특히 반복 열사이클과 코팅 손상.
Daniel은 논문 몇 편을 읽었다.
좋았다.
화려한 신소재보다
“왜 반복에서 망가지는지”를 집요하게 본다.
Elena가 말했다.
“이 사람 만나보죠.”
Daniel이 고개를 끄덕였다.
첫 화상통화.
Amina는 Daniel보다 먼저 질문했다.
“무슨 재료를 원하시는지보다, 어떤 실패를 감당 못 하시는지부터 말해주세요.”
Daniel이 조금 웃었다.
요즘 좋은 사람들은 다 질문부터 빼앗는다.
“재사용 엔진입니다.”
“몇 회?”
“아직.”
“온도?”
범위.
“압력?”
범위.
“냉각?”
설명.
Amina는 몇 분 동안 메모했다.
“그리고 원하시는 건?”
Daniel이 말했다.
“더 높은 온도마진.”
“왜?”
“성능.”
“얼마나?”
숫자.
Amina가 잠깐 멈췄다.
“그 정도 성능 때문에 소재체계를 바꾸겠다고요?”
Daniel이 말했다.
“장기적으로 필요합니다.”
Amina가 화면을 봤다.
“물리법칙은 투자자를 설득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Daniel은 그 문장을 마음에 들어 했다.
조금 기분 나쁠 정도로.
“투자자가 아니라 엔지니어입니다.”
“대표이기도 하시잖아요.”
Amina가 말했다.
“대표는 보통 일정과 성능을 동시에 원합니다.”
Reyes가 작게 웃었다.
Daniel이 말했다.
“당신은 뭘 먼저 하겠습니까?”
Amina는 현재 후보 중 하나를 가리켰다.
가장 미래적인 합금도 아니고.
가장 고온성능 좋은 것도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익숙한 니켈계 합금.
“이걸로 기준을 만듭니다.”
Daniel이 물었다.
“더 좋은 후보 있는데.”
“더 좋은지 지금 모릅니다.”
“논문상.”
“논문상 한 번 좋다는 것과 엔진에서 50번 살아남는 건 다릅니다.”
또 반복.
Prototype vs production.
Single test vs cycles.
Amina는 첫 시험계획을 제안했다.
1회 고온강도.
10회 열사이클.
50회.
100회.
코팅 균열.
산화.
미세조직.
치수변화.
Daniel이 말했다.
“100회까지 다 하고 엔진 적용?”
“아뇨.”
Amina가 말했다.
“중간에 쓸 수 있는 후보부터 올라갑니다.”
병렬.
시험과 설계가 함께.
단, 데이터 없이 leap하지 않는다.
Daniel은 그 방식이 좋았다.
“Helioxen에 오실 생각 있습니까?”
Amina가 바로 웃었다.
“아직 첫 통화인데요.”
Elena가 웃었다.
Daniel도.
“요즘 다들 그 말 하네요.”
Amina가 말했다.
“좋은 회사면 면접이 서로 보는 자리인 것도 아시겠네요.”
Daniel은 Elena를 봤다.
Elena가 아무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Daniel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첫 통화는 채용으로 끝나지 않았다.
대신 6주 자문 프로젝트.
열사이클 시험체계 구축.
RD-2 고온부품 후보평가.
Amina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한 가지 조건.”
Daniel이 웃었다.
“예상했습니다.”
“온도 목표를 먼저 올리지 마세요.”
“왜.”
“현재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깨지는지 보기 전에는.”
Daniel은 미래의 성능표를 떠올렸다.
높은 온도.
높은 효율.
더 좋은 추력.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통화가 끝난 뒤 Reyes가 말했다.
“이 사람 좋네요.”
Daniel이 물었다.
“왜요?”
“벌써 당신 온도부터 낮추잖아요.”
회사에 또 하나.
Daniel을 막는 사람이 늘어날 것 같았다.
Amina와의 통화 다음날, Daniel은 그녀가 보낸 시험계획서를 열었다.
첫 장은 예상과 달랐다.
재료 목록이 아니었다.
Failure Map
산화.
열피로.
크리프.
코팅 박리.
용접부 열화.
냉각채널 손상.
검사누락.
공급로트 편차.
Daniel이 말했다.
“Elena가 만든 문서 같네요.”
Elena가 옆에서 봤다.
“좋은 문서네요.”
“왜 재료 이름보다 실패부터.”
Elena가 말했다.
“뭘 막으려는지 알아야 재료를 고르니까요.”
Daniel은 첫 통화 때 Amina가 한 질문을 다시 읽었다.
어떤 실패를 감당 못 하는가.
그 문장이 점점 마음에 들었다.
며칠 뒤 Amina가 직접 Helioxen 시험시설을 방문했다.
첫 인사는 짧았다.
“생각보다 작네요.”
Daniel이 말했다.
“회사요?”
“열시험 시설.”
“늘릴 겁니다.”
“역시.”
Amina는 웃었다.
시험로 문을 열어 내부를 봤다.
센서 위치.
시편 고정.
냉각.
데이터 수집.
그녀는 멋진 장비보다 배선과 시편 홀더를 오래 봤다.
“이 온도센서 언제 교정했죠?”
운영담당이 날짜를 말했다.
“좋습니다.”
“시편 위치 바뀌면 온도편차 측정했습니까?”
침묵.
Daniel이 물었다.
“그 정도 차이 큽니까?”
Amina는 시험로 내부를 가리켰다.
“여기 20도 차이가 논문에서는 작아 보여도, 열사이클 수명에는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Daniel은 바로 센서 더 달자고 말하려 했다.
Amina가 손을 들었다.
“먼저 맵핑.”
“뭘.”
“현재 장비가 실제로 얼마나 균일한지.”
또 측정.
또 현재.
빈 시험로를 여러 지점에서 계측했다.
결과.
설정온도는 하나.
실제는 위치마다 편차.
생각보다 컸다.
Daniel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지금까지 데이터.”
“못 쓸 정도는 아닙니다.”
Amina가 말했다.
“다만 위치효과를 같이 봐야죠.”
시편 배치 기록도 추가.
같은 후보를 위치 바꿔 반복.
일부 결과 차이가 줄었다.
Daniel이 말했다.
“재료 비교 전에 시험기부터 검증해야 했네요.”
Amina가 고개를 끄덕였다.
“측정장비도 실험의 일부입니다.”
Elena가 웃었다.
“데이터가 자기 의미 모른다는 얘기 또 나오네요.”
“병원에서 배운 겁니다.”
Daniel이 말했다.
Amina가 물었다.
“병원도 합니까?”
“조금.”
“서버도?”
“많이.”
“공장도?”
“점점.”
Amina가 Daniel을 잠깐 봤다.
“대표가 대체 뭘 하려는 회사죠?”
Daniel은 익숙한 질문에 잠깐 멈췄다.
행성방어.
말할 수 없다.
“병목을 줄이는 회사.”
Amina가 웃었다.
“너무 컨설팅회사 같은 답인데.”
“저도 별로입니다.”
Elena가 끼어들었다.
“미래를 앞당긴대요.”
Daniel이 Elena를 봤다.
“그건 누가.”
“대표님이 자주 하는 말.”
Amina가 Daniel을 다시 봤다.
“그럼 더 조심해야겠네요.”
“왜?”
“미래가 보고 싶은 사람은 현재 측정값이 마음에 안 들면 무시하기 쉬우니까.”
Elena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Daniel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벌써 연합합니까?”
“데이터 편입니다.”
Elena가 말했다.
Amina도.
“물리 편이고요.”
Daniel이 한숨을 쉬었다.
회사에 자기 편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
그런데 이상하게 안심도 됐다.
시험로 온도맵부터 다시 만드는 사람.
현재 데이터부터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면 자기 기억이 틀릴 때 잡아줄 수 있다.
그날 Amina의 자문계약이 시작되기도 전에 첫 개선은 재료가 아니라 시험환경에서 나왔다.
Daniel은 그게 마음에 들었다.
좋은 연구는 좋은 재료 이름보다 좋은 질문과 좋은 측정에서 시작된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