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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82화 — 100개를 똑같이

14,610일 · 82 / 287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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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냉각 매니폴드의 첫 생산수량은 10개였다.

Vogel이 정했다.

Daniel은 30개를 원했다.

이선은 5개를 원했다.

10개.

절충.

첫 부품은 완벽했다.

Daniel은 기분이 좋았다.

두 번째도.

세 번째.

네 번째에서 치수가 살짝 벗어났다.

허용범위 안.

다섯 번째.

또 다른 방향.

여섯 번째.

중앙.

열 번째까지 모두 합격.

Daniel이 말했다.

“문제 없네요.”

Vogel이 대답했다.

“10개입니다.”

“그래도 전부 합격.”

“그래서?”

Daniel은 그를 봤다.

Vogel이 측정값을 그래프로 그렸다.

치수 분포.

중심.

산포.

“100개 만들면?”

Daniel이 말했다.

“같은 분포면 대부분 합격.”

“대부분이 몇 개?”

Daniel이 계산했다.

Vogel은 공정능력지수를 설명했다.

기계가 만드는 분포가 규격 안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어오는가.

평균이 중앙에 있어도 산포가 크면 양산에서는 불량이 계속 나온다.

“10개 다 합격했다고 공정이 안정된 건 아닙니다.”

Vogel이 말했다.

Daniel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만들어야.”

“그리고 시간 지나도 봐야.”

공구 마모.

기계 온도.

다른 작업자.

다른 재료 로트.

Daniel은 서버 벤치마크와 비교했다.

한 번 빠르다고 안정적인 제품이 아니다.

한 번 합격한다고 안정적인 공정이 아니다.

20개.

30개.

측정.

처음보다 치수가 한 방향으로 조금 이동했다.

원인.

공구 마모.

아직 규격 안.

Vogel이 말했다.

“여기.”

“교체?”

“지금 교체하면 너무 자주 갈게 됩니다.”

“그럼.”

“보정.”

공구오프셋 조정.

다시 중앙.

Daniel은 흥미로웠다.

공정은 고정된 레시피가 아니다.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측정하고 보정한다.

50개째.

한 개 불량.

Daniel의 얼굴이 굳었다.

“왜.”

작업자들이 원인을 봤다.

용접 후 변형.

그동안도 조금 있었지만 이번엔 한계를 넘었다.

Daniel이 말했다.

“지그 강화.”

Vogel이 막았다.

“먼저 왜 이번 것만 큰지.”

재료 두께.

용접순서.

작업자.

지그 상태.

기록 확인.

작업자가 평소와 다른 순서로 용접했다.

이유.

다른 부품 하나가 먼저 들어오지 않아 작업순서를 바꿨다.

공정표에는 금지되지 않았다.

“사람 실수?”

Daniel이 물었다.

Vogel이 바로 말했다.

“아니요.”

“순서 바꿨잖아요.”

“바꾸면 안 된다는 걸 누가 정했습니까?”

침묵.

설계상 용접순서가 변형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공정문서에 넣지 않았다.

Daniel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스템 문제.”

Vogel이 말했다.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작업자에게 물었다.

“왜 이 순서로 했습니까?”

“납기 맞추려고.”

“원래대로 하면?”

“다른 부품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럼 시스템은 작업자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납기.

공정 안정성.

문서에는 둘 사이 우선순위가 없었다.

Vogel이 말했다.

“좋은 공정은 사람이 매번 올바른 영웅이 되길 기대하지 않습니다.”

Daniel은 이 문장을 바로 적었다.

용접순서 명시.

대체순서 가능 조건.

부품 지연 시 작업대기.

스케줄러 수정.

다음 50개.

불량 0.

Daniel이 말했다.

“이제 됐습니까?”

Vogel은 대답하지 않았다.

Daniel이 웃었다.

“100개 더?”

“맞습니다.”

두 번째 로트.

다른 작업자.

다른 원자재.

첫 20개.

문제 없음.

30개째.

표면결함.

기능에는 영향 적음.

Daniel은 허용하려 했다.

Vogel이 물었다.

“고객이 보이는 면입니까?”

“서버 안쪽입니다.”

“그럼 기능기준으로.”

Daniel이 말했다.

“미관 규격 완화?”

“필요 없는 검사도 비용입니다.”

반대로 다른 부위는 외관은 멀쩡했지만 미세한 가공버 때문에 O-ring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면.

더 중요.

검사기준을 바꿨다.

외관보다 기능.

Daniel은 점점 제조가 흥미로워졌다.

설계도에는 모든 중요도가 평평하게 보인다.

현실에서는 어떤 0.1mm는 아무 의미 없고, 어떤 작은 버는 시스템을 멈춘다.

200개가 끝났을 때.

최종 불량률.

초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사이클타임도 감소.

Vogel이 말했다.

“이제 시작할 수 있습니다.”

Daniel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200개 만들었는데 시작?”

“양산 시작.”

“지금까지는?”

“공정 개발.”

Daniel은 공장 라인을 봤다.

같은 부품을 200개 만들면서 도면보다 더 많은 걸 배웠다.

공정은 반복 속에서 드러난다.

한 개를 잘 만드는 기술과 100개를 똑같이 만드는 기술은 다르다.

그날 제조팀 첫 원칙이 생겼다.

Prototype proves possibility. Production proves repeatability.

Daniel은 2046년의 마지막 편향체들을 떠올렸다.

시제품이 성공했다고 양산능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

첫 삶에서 세계가 너무 늦게 배운 교훈.

이번에는 작은 냉각 매니폴드 200개에서 먼저 배우고 있었다.

첫 100개 생산 중 Daniel은 작업자 한 명에게서 작은 항의를 받았다.

“측정 너무 자주 합니다.”

“왜요?”

“일보다 재는 시간이 더 길어요.”

Daniel은 바로 반박하려 했다.

공정개발이니까 필요하다.

데이터가 있어야 안정성을 본다.

Vogel이 먼저 물었다.

“어떤 측정이 제일 귀찮습니까?”

작업자가 목록을 짚었다.

치수 하나.

매번 측정.

그런데 최근 80개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치수는 반대로 변동이 있었다.

Daniel이 말했다.

“그럼 샘플링.”

Vogel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정 안정화 단계에서는 많이 측정한다.

안정되면 위험에 따라 줄인다.

다시 흔들리면 늘린다.

고정된 검사계획이 아니다.

“측정도 공정비용입니다.”

Vogel이 말했다.

Daniel은 당연한 말인데 처음으로 체감했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도 공짜가 아니다.

사람 시간.

기계시간.

측정장비.

기록.

그리고 작업흐름 중단.

Helioxen 연구팀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좋다’고 쉽게 말할 때가 있었다.

현장에서는 누군가 그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Daniel은 Elena에게 메일을 보내려다가 멈췄다.

이건 연구팀 결정이 아니다.

나중에 공유하면 된다.

그날부터 측정계획에도 이유를 붙였다.

왜 측정하는가.

무엇이 변하면 빈도를 늘리는가.

언제 줄이는가.

작업자는 말했다.

“이제 좀 낫네요.”

Daniel이 웃었다.

“데이터 덜 받는데 제가 더 불안합니다.”

“그건 대표님 문제죠.”

정곡.

며칠 뒤 공구마모 때문에 한 치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리한계 접근.

샘플링 빈도 자동 증가.

작업자 확인.

보정.

다시 안정.

Daniel은 그 흐름이 마음에 들었다.

모든 걸 항상 최고강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상태에 따라 주의를 배분한다.

경보.

검사.

지원.

연구.

여러 시스템에서 반복되는 원칙.

주의력과 측정도 유한한 자원.

Vogel은 또 하나를 보여줬다.

같은 작업자에게 일부러 20개를 연속 생산하게 한 뒤 다른 작업자에게 교대.

측정분포가 조금 바뀌었다.

Daniel이 말했다.

“사람차이.”

Vogel이 고개를 저었다.

“사람만?”

둘의 작업높이 설정이 달랐다.

한 사람은 지그를 조금 다른 각도로 잡았다.

표준에는 허용.

하지만 결과에 작은 차이.

작업자를 ‘원인’으로 끝내면 교육만 한다.

작업환경을 보면 지그 자체를 더 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

위치핀 추가.

설정범위 제한.

다음 교대.

차이 감소.

Daniel은 또 배웠다.

숙련을 없애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숙련의존을 줄이는 것.

사람이 잘해야만 품질이 나오는 공정보다, 평범하게 해도 좋은 품질이 나오는 공정.

Vogel이 말했다.

“영웅을 필요로 하는 공장은 약합니다.”

Daniel은 의료·서버·공장에서 반복해서 들은 구조를 또 봤다.

좋은 시스템은 매번 누군가가 기적처럼 잘해야 버티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날 공정개발 문서 첫 페이지에 한 줄이 더 생겼다.

Make the normal action the safe action.

Daniel은 이 문장을 꽤 오래 남기게 된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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