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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34화 — 대표 승인 대기

14,610일 · 34 / 287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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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전점검은 사흘 만에 끝나지 않았다.

대니얼은 처음부터 전부 보려고 했다.

가드.

치구.

작업순서.

교육기록.

사고근접 보고.

각 항목마다 질문이 생겼다.

공장 사장이 결국 말했다.

“댄.”

“네.”

“네 회사는 괜찮아?”

“왜요?”

“사흘째 여기 있잖아.”

대니얼이 시계를 봤다.

사흘.

Helioxen에서는 그동안 이메일이 쌓였다.

사무실로 돌아가자 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표정이 안 좋았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세 개 있습니다.”

첫째.

첫 고객 안정화 패치가 완료됐는데 납품 결정을 못 했다.

대니얼 최종확인 대기.

둘째.

새로 뽑을 엔지니어 후보가 다른 회사 제안을 받았다.

대니얼 면접 대기.

셋째.

냉각장비 구매안.

대니얼 승인 대기.

“왜 저를 기다립니까?”

질문하고 나서 스스로 이상함을 느꼈다.

팀장이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표님이 보신다고 하셨으니까요.”

대니얼은 첫 번째 문서를 들었다.

“패치는 팀에서 검증했잖아요.”

“네.”

“그럼 왜 제가?”

“지난번에 최종버전은 직접 보겠다고…”

대니얼이 기억했다.

자기가 말했다.

두 번째.

채용.

“팀장이 면접했죠?”

“네.”

“좋다고 했고?”

“네.”

“그럼—”

“대표님이 마지막은 직접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세 번째도 같았다.

대니얼은 자기 말들에 포위된 기분이었다.

이선이 들어왔다.

상황을 듣더니 말했다.

“드디어.”

“뭐가요?”

“네가 병목 됐네.”

대니얼이 얼굴을 찌푸렸다.

“사흘입니다.”

“사흘이면 길어.”

“중요한 결정들인데요.”

이선이 세 문서를 가리켰다.

“셋 다 네가 해야 할 결정이야?”

대니얼은 바로 답하지 못했다.

패치 납품.

팀장이 할 수 있다.

채용.

직속리더가 책임지면 된다.

냉각장비.

예산한도 안이라면 운영책임자가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자기가 전부 보겠다고 했을까.

실수하면 시간이 날아간다.

그게 싫었다.

자기가 보면 조금이라도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전체 방향을 아니까.”

대니얼이 말했다.

이선이 한숨을 쉬었다.

“네가 전체 방향 안다는 말 좋아하는 거 알지.”

“사실이잖아요.”

“그래.”

이선은 의자에 앉았다.

“근데 회사 사람들은 네 머릿속을 몰라.”

대니얼의 시선이 멈췄다.

“그러니까 모든 걸 네가 보면 빠를 것 같지?”

“네.”

“지금 빠르냐?”

조용했다.

대니얼은 세 문서를 다시 봤다.

사흘.

한 달을 아끼려고 만든 회사에서 대표 때문에 사흘씩 기다린다.

기분이 나빴다.

“어떻게 하죠?”

“권한 넘겨.”

“어디까지.”

“그걸 정하는 게 네 일이지.”

대니얼은 웃지 못했다.

그날 오후 회의를 열었다.

대니얼은 화이트보드에 결정을 세 종류로 나눴다.

팀 결정.

경영 결정.

Daniel 결정.

직원이 물었다.

“대표님 결정 기준이 뭡니까?”

대니얼은 처음에는 너무 많은 걸 넣었다.

권한표를 만든 다음날, 첫 충돌이 생겼다.

팀장이 한 엔지니어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대니얼은 이력서를 뒤늦게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학력은 평범했다.

경력도 화려하지 않았다.

특히 고성능 계산 분야 경험이 적었다.

대니얼이 팀장을 불렀다.

“왜 이 사람입니까?”

“운영 자동화를 잘합니다.”

“우리 핵심은 계산성능인데.”

“지금 병목은 운영입니다.”

대니얼은 반박하려 했다.

팀장이 말했다.

“대표님이 일반채용은 제가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대니얼의 입이 닫혔다.

자기가 만든 규칙.

“면접은 해봤습니까?”

“두 번.”

“기술테스트.”

“통과.”

“그럼…”

대니얼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알겠습니다.”

새 직원은 일주일 뒤 출근했다.

그리고 첫 달에 설치자동화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대니얼은 그 결과를 보고 팀장에게 말했다.

“좋은 채용이었습니다.”

팀장이 웃었다.

“대표님 기준이면 안 뽑았죠?”

“아마.”

“그래서 권한 나눈 겁니다.”

대니얼은 인정했다.

자기는 미래에 중요할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기 쉬웠다.

하지만 현재 팀이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는 현장 책임자가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날 권한표 옆에 새 원칙을 붙였다.

Authority follows information.

정보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먼저 결정한다.

물론 모든 결정을 현장에 둘 수는 없다.

큰 자본.

안전.

회사 전체 방향.

하지만 일상 선택까지 위로 끌어올리면 정보가 느려지고 왜곡됐다.

이선이 말했다.

“이제 회사답네.”

“전에는 아니었습니까?”

“전에는 네 확장뇌였지.”

말이 아팠다.

그래도 정확했다.

Daniel은 Helioxen을 자기 머릿속 계획을 실행하는 손발로 만들고 있었다.

그걸 회사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진짜 회사는 자기와 다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판단이 맞을 때, 대표가 기분 나빠도 받아들여야 했다.

그 연습이 생각보다 어렵다.

전략.

큰돈.

회사 전체 기술방향.

중요채용.

안전.

고객약속.

이선이 옆에서 말했다.

“그러면 거의 다 네 거잖아.”

사람들이 웃었다.

대니얼도 마지못해 웃었다.

하나씩 줄였다.

일상 제품변경은 팀.

예산한도 내 구매는 책임자.

일반채용은 팀장.

Daniel이 직접 보는 건 큰 자본배분, 회사 전체 방향, 특정 안전중단 논쟁 정도.

직원 하나가 손을 들었다.

“대표님이 마음 바꾸면요?”

대니얼이 멈췄다.

“무슨 뜻입니까?”

“팀에서 결정했는데 대표님이 나중에 보시고 다시 하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날카로웠다.

대니얼은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명백한 안전문제 아니면 뒤집지 않겠습니다.”

“기술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도?”

“네.”

말하고 나니 아팠다.

자기가 보기엔 더 좋은 방식이 보여도 팀이 선택한 길을 허용해야 한다.

회사란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회의 뒤 첫 테스트가 바로 왔다.

팀장이 안정화 패치를 오늘 납품하겠다고 했다.

대니얼은 결과를 보고 싶었다.

손이 노트북으로 갔다.

멈췄다.

“문제 있습니까?”

팀장이 물었다.

“없습니다.”

“그럼 보내겠습니다.”

“네.”

메일이 발송됐다.

대니얼은 이상하게 불안했다.

몇 시간 뒤 고객에게서 답이 왔다.

설치 완료. 야간 테스트 진행.

Daniel은 메시지를 열 번 읽었다.

자기가 직접 최종검토하지 않은 첫 납품.

그날 밤에도 오류는 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고객이 말했다.

“좋네요.”

대니얼은 안도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 서운했다.

자기가 없어도 됐다.

이선이 그 표정을 보고 웃었다.

“복잡하지?”

“뭐가요?”

“회사가 잘 돌아가서 기분 나쁜 거.”

대니얼은 부정하지 못했다.

“조금.”

“정상.”

“그게 정상입니까?”

“창업자는 다 자기 없으면 망할 줄 알거든.”

대니얼은 서버실을 봤다.

팬은 돌아가고 있었다.

직원들은 일하고 있었다.

자기가 없어도.

이게 목표여야 했다.

그런데 마음이 따라오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날부터 대니얼은 매주 한 번 권한표를 확인했다.

자기에게 올라온 결정 중 ‘다음부터는 안 올라와도 되는 것’을 하나씩 찾았다.

처음 주에는 세 개.

다음 주에는 다섯 개.

결정이 줄어드는데 회사는 느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빨라졌다.

그 사실이 Daniel에게는 성과이면서도 약간의 상실처럼 느껴졌다.

권한표를 벽에 붙인 뒤 대니얼은 일부러 사흘 동안 수정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첫날부터 예외를 만들었을 것이다.

사흘째 오후, 정말로 예외상황이 하나 생겼다.

팀장이 예산한도 안에서 부품을 샀는데, 대니얼이라면 다른 부품을 골랐을 선택.

성능은 조금 낮았다.

대신 납기가 빨랐다.

대니얼은 결과를 봤다.

자기 방식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날 권한표 아래에 한 줄을 적었다.

Different is not wrong.

그 문장은 Daniel에게 꽤 어려운 규칙이었다.

대니얼은 그날 권한표를 접지 않았다. 불편한 만큼 필요한 문서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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