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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28화 — 둘 중 하나

14,610일 · 28 / 287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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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앞에는 두 회사의 자료가 놓여 있었다.

둘 다 살 수는 없었다.

첫 번째는 정밀센서 업체였다.

기술은 좋았다.

사람도 괜찮았다.

하지만 시장이 너무 작았고 부채가 컸다.

두 번째는 고성능 서버와 계산장비를 설계·통합하는 작은 회사였다.

기술 자체는 혁신적이지 않았다.

대신 엔지니어 몇 명이 눈에 띄었다.

특히 병렬연산 시스템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팀.

대니얼은 첫 번째 회사도 필요했다.

센서.

우주.

정밀계측.

훗날 반드시 필요하다.

두 번째도 필요했다.

컴퓨팅.

AI.

시뮬레이션.

둘 다 PROJECT 2046에 있었다.

이선이 말했다.

“하나.”

“압니다.”

“진짜 알아?”

“자금은 있어요.”

“살 돈만 있지.”

이선이 두 자료를 나란히 놓았다.

“운영자금. 사람. 시간. 네가 직접 볼 수 있는 범위.”

대니얼은 말이 없었다.

돈이 생기면 모든 걸 동시에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돈이 커져도 조직의 집중력은 한정돼 있었다.

첫 번째 회사의 창업자는 절박했다.

대니얼이 인수하지 않으면 회사가 몇 달 안에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

두 번째 회사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버틸 수 있었다.

대니얼은 센서 회사를 살리고 싶었다.

사라지는 기술이 아까웠다.

그런데 분석하면 두 번째 회사가 지금 단계에는 더 중요했다.

컴퓨팅을 앞당기면 다른 모든 연구를 가속할 수 있다.

센서 하나를 직접 살리는 것보다 파급효과가 컸다.

“서버 쪽.”

대니얼이 말했다.

이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센서 회사는요?”

“우리가 세상 모든 회사 살 수는 없어.”

그 말이 싫었다.

“일부 자산만 살 수 있습니까?”

“기술인력 몇 명과 특허?”

“네.”

“상대가 받아들이면.”

협상은 잘 되지 않았다.

센서 회사 창업자는 회사를 통째로 살 사람을 원했다.

대니얼은 그럴 수 없었다.

결국 협상은 깨졌다.

몇 달 뒤 그 회사는 자산을 정리했다.

두 회사 중 하나를 골라야 했던 날, 대니얼은 처음으로 타임라인을 나눠봤다.

센서 회사에 투자하면 2년 뒤 얻는 것.

서버 회사에 투자하면 2년 뒤 얻는 것.

그리고 그 각각이 10년 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

표는 금방 복잡해졌다.

이선이 말했다.

“너 또 미래 너무 멀리 본다.”

“그게 제 장점 아닙니까?”

“단점이기도 하지.”

“왜요?”

“현재 회사는 오늘 급여 줘야 하거든.”

대니얼은 표를 접었다.

현재와 미래의 균형.

결국 서버 회사를 선택한 이유도 단순히 2046년 때문만은 아니었다.

현재 매출을 만들 가능성이 더 높았다.

고객도 있었다.

팀도 살아 있었다.

미래에 중요한 기술이면서 현재에도 팔 수 있는 기술.

그 조합이 가장 강했다.

Daniel은 처음으로 투자원칙을 한 문장으로 만들었다.

Future relevance + present viability.

미래에만 필요한 기술은 너무 이르다.

현재에만 필요한 기술은 장기목표와 연결되지 않는다.

둘이 겹치는 지점을 찾아야 했다.

센서 회사와의 마지막 협상이 깨진 날, 창업자는 대니얼에게 말했다.

“당신은 우리 기술가치를 알면서도 안 사는군요.”

“압니다.”

“그럼 더 나쁘네.”

대니얼은 말이 없었다.

창업자는 회사를 살려줄 사람을 원했다.

Daniel은 기술 일부와 사람 일부만 원했다.

서로의 목표가 달랐다.

누가 악한 것도 아니었다.

대니얼은 떠나기 전 말했다.

“제가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창업자가 씁쓸하게 웃었다.

“나도.”

몇 달 뒤 회사는 문을 닫았다.

Daniel은 그 소식을 일부러 저장했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결과도 기억해야 했다.

결정은 끝났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일부 엔지니어는 다른 곳으로 갔다.

몇몇 특허는 흩어졌다.

대니얼은 명단을 따로 저장했다.

구할 수 없었던 첫 회사.

작지만 기억에 남았다.

서버회사 실사를 하면서 대니얼은 기술팀과 하루를 보냈다.

그들은 화려한 비전을 말하지 않았다.

냉각이 불안정하다.

메모리 병목이 있다.

고객 소프트웨어가 특정 환경에서 깨진다.

현실적인 문제들뿐이었다.

대니얼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투자하시면 뭘 바꾸고 싶습니까?”

대니얼은 미래의 거대한 컴퓨팅 인프라를 떠올렸다.

그리고 현재의 서버랙을 봤다.

“테스트부터요.”

“테스트?”

“같은 문제 두 번 안 겪게.”

엔지니어가 웃었다.

“대표들은 보통 신제품부터 말하는데.”

“신제품은 실패해도 됩니다.”

대니얼이 말했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건 싫습니다.”

그 대답 때문에 기술팀 몇 명이 인수 후에도 남기로 했다.

돈보다 운영방식이 사람을 붙잡는 순간도 있었다.

이선이 물었다.

“후회해?”

“네.”

“결정 바꿀래?”

“아뇨.”

“그럼 됐어.”

“쉽네요.”

“안 쉬워.”

서버회사 인수계약 직전, 핵심 엔지니어 한 명이 떠나겠다고 했다.

대니얼은 당황했다.

“왜요?”

“인수되면 방향 바뀔 것 같아서요.”

“어떤 방향?”

“투자자가 와서 매출만 보겠죠.”

대니얼은 웃을 수 없었다.

상대가 자신을 그렇게 보는 건 당연했다.

“남으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요?”

“제가 뭘 바꾸려는지 듣고 결정하세요.”

둘은 두 시간 넘게 이야기했다.

대니얼은 2046년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현재 목표를 설명했다.

고성능 계산.

산업고객.

반복가능한 테스트.

장기 연구투자.

엔지니어가 물었다.

“언제 수익 납니까?”

“최대한 빨리.”

“연구하고 충돌하면요?”

대니얼이 잠시 생각했다.

“연구를 버리지 않게 매출사업을 만들 겁니다.”

그 답이 완벽했는지는 몰랐다.

엔지니어는 일주일 더 생각하겠다고 했다.

대니얼은 기다렸다.

며칠 뒤 남겠다는 연락이 왔다.

조건이 하나 있었다.

기술팀의 일정에 영업이 직접 간섭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

이선이 말했다.

“회사 작으면서 벌써 정치하네.”

대니얼은 오히려 진지하게 검토했다.

매출과 기술.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지배하면 오래 못 간다.

Helioxen의 첫 조직갈등은 창업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선이 말했다.

“좋은 결정은 후회가 없는 결정이 아니야.”

대니얼은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2046년에는 훨씬 더 큰 선택을 해야 했다.

어떤 도시.

어떤 시설.

어떤 임무.

어떤 사람.

모든 걸 살릴 수 없을 때 무엇을 먼저 살릴 것인가.

그 연습이 이런 작은 인수에서 시작될 줄은 몰랐다.

서버회사의 계약서가 책상 위에 놓였다.

대니얼은 서명했다.

첫 번째 본격 기술기업 투자.

이제 돈이 기계와 사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엔지니어가 남겠다고 한 날 대니얼은 계약서보다 사람의 선택이 더 큰 자산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인수계약을 준비하면서 대니얼은 기술팀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실패한 실험도 기록합니다.”

한 엔지니어가 물었다.

“성공한 것만 보고서에 올리는 게 보통 아닌가요?”

“그래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죠.”

그들은 시험로그 보존규칙을 만들었다.

왜 실패했는지 모르는 실험도 남겼다.

쓸모없어 보였다.

하지만 몇 주 뒤 다른 엔지니어가 옛 로그를 보고 비슷한 문제를 피했다.

작은 성공.

대니얼은 그걸 보고 확신했다.

조직의 기억은 사람의 기억보다 오래가야 한다.

자기 머릿속에만 있는 2046년의 기억은 강력했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단일 저장소였다.

언젠가는 자신이 아는 것을 조직이 검증 가능한 형태로 나눠 가져야 한다.

아직은 말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지만, 적어도 현재의 기술지식부터는 그렇게 만들 수 있었다.

대니얼은 그날의 결론을 다음 결정의 기준으로 남겼다.

서버회사 인수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 대니얼은 기술팀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다.

“제가 제일 먼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게 뭡니까?”

한 엔지니어가 바로 답했다.

“코드베이스요.”

다른 사람이 말했다.

“고객지원팀.”

세 번째는 말했다.

“둘 다.”

대니얼은 메모했다.

인수는 바꾸는 권리를 사는 일이지만, 모든 걸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좋은 조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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